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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M&A 대전환]비상등 켜진 호텔·유통군, 면세점·편의점 '칼 빼드나'③효율화 위해 작은 사업부 검토 가능성, 점포 및 유동화 집중

홍다원 기자공개 2024-02-28 07:18:48

[편집자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매각 의지'를 전하며 경영철학 대전환을 예고했다. 그동안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롯데가 이제는 매각으로 사업구조를 변경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총수가 계열사에 던진 '마지막 경고'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에 신 회장이 '매각'이라는 단어에 담은 메시지를 파악해보고 이에 따른 변화 '단초'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인수합병(M&A)을 활용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HQ 조직의 실적과 현황에 관심이 집중된다. 신성장 동력을 갖추겠다는 포부 아래 이뤄진 접근인 만큼 전통적인 소비재 HQ를 눈여겨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22년 신 회장은 기존 조직인 BU(비즈니스 유닛)를 없애고 출자구조와 사업의 유사성을 고려해 계열사를 유형화한 후 이를 총괄하는 HQ조직을 신설했다. HQ 조직은 크게 유통군HQ, 호텔군HQ, 식품군HQ, 화학군HQ로 나뉜다.

사실상 HQ는 기획·재무 등의 기능을 갖춘 '작은 전략실'인 것이다. 지주사에서는 신사업 등 미래 방향성을 고민하고 HQ에서는 사업 구조 등을 담당하는 셈이다. 시장에선 네 가지의 HQ 중에서도 신성장 동력이 부진한 유통군HQ와 호텔군HQ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매각 작업이 이뤄지더라도 롯데그룹의 M&A 기조가 보수적인 만큼 빠르게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현재 매각 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상황도 아니다. 오히려 롯데그룹이 가지고 있는 마트, 백화점, 물류센터 등 부동산 가치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유통군HQ·호텔군HQ 등 효율화 및 본업 강화

유통군HQ는 롯데쇼핑·롯데하이마트·코리아세븐·롯데홈쇼핑 등의 사업전략을 구상하는 조직이다. 그간 롯데마트와 슈퍼의 통합 소싱 작업이 이뤄지고 부진한 롯데하이마트 점포를 정리하는 등 효율화에 나서 왔다.

문제는 코리아세븐의 미니스톱 인수로 지출한 비용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코리아세븐은 인수 후 통합 비용(PMI) 등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07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커졌다.

현재 코리아세븐은 효율화를 위해 현금입출금기(ATM) 사업부(옛 롯데피에스넷)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원매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신 회장의 부진한 계열사 매각 언급과 무관하게 전부터 진행돼 온 사안이다.

ATM 사업 자체가 코리아세븐을 제외한 다른 편의점들은 직영 운영이 아닌 위탁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롯데는 앞서 2017년에도 ATM 사업부를 팔 계획이 있었지만 불발됐고 이후 코리아세븐에 흡수합병시켰다.

편의점이라는 본업에 집중하고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인 만큼 향후 롯데그룹의 M&A 역시 작은 사업부부터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코리아세븐의 1차적인 과제는 미니스톱 통합 작업이다. 오는 3월 20일까지 점포를 통합하고 합병 이후 구조조정 등 효율화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호텔군HQ는 현재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롯데월드를 두고 있다. 이중에서는 롯데면세점 이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2022년 3분기 말 기준 3조7277억원이던 면세 사업부 매출액은 지난해 2조2446억원으로 39.7% 줄어들었다. 호텔롯데의 총 매출 중 면세 사업부의 매출이 65.24%에 해당하는 만큼 타격이 크다.

롯데면세점은 효율화를 위해 올해 초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3년 반 만에 사업을 접으면서 면세점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도 비효율적인 사업을 철수하면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호텔롯데도 비핵심자산으로 분류했던 골프장 롯데스카이힐김해CC(현 포웰CC)를 지난해 메가스터디에 매각했다.

◇매력 떨어진 소비재 사업, 부동산 가치 집중

걸림돌도 있다. 상대적으로 M&A 시장에서 소비재 사업의 매력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ATM 사업부의 매각이 한 번 불발된 데다가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유통 관련 매물도 원매자를 찾지 못한 경우가 많다. MBK파트너스가 사들인 홈플러스 역시 실적이 악화하면서 이렇다 할 인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그룹의 보수적인 M&A 구조도 한몫한다. M&A 매물마다 롯데 이름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실제 인수까지 이어진 사례는 적다. 굵직한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를 매각한 것도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필요에 의해 이뤄졌다.

따라서 시장에선 오히려 롯데그룹의 재무 구조 개선 방법 등으로 보유한 부동산 등 자산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롯데그룹은 보유한 마트, 백화점 등 자산을 임대하거나 매각하는 등 유동화에 나서고 있다.

실제 수익성이 떨어지는 롯데마트 점포 등을 매물로 내놨고 지방 중소형 백화점 점포 등도 매각이나 임대 전환을 검토 중에 있다. 당장 수원 롯데백화점과 롯데몰이 오는 4월 재개장을 앞두고 있는 등 자산 가치를 올리려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스폰서형 리츠인 롯데리츠를 통해 그룹 내 자산 유동화에 힘쓰고 있기도 하다. 롯데리츠로 롯데가 보유한 계열사 자산에 투자하면서 부동산 영향력을 유지함은 물론 동시에 현금을 확보할 수 있어 장점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리테일 등 소비재에 대한 눈높이가 많이 낮아진 상황"이라면서 "당장 큰 덩어리의 매각보다는 전국적으로 분포된 마트, 백화점 등의 부동산 자산 매각과 유동화가 빠르게 이뤄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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