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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프리뷰]'자사주 전량 소각' 찬성할 수 없는 금호석유화학의 속내"단기적인 이득만 고려한 무리한 요구", 지분율 변동도 부담될 듯

김위수 기자공개 2024-02-26 08:22:44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음달 열리는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자사주 소각 여부다.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로부터 주주제안권을 위임받은 차파트너스는 '자사주의 처분'에 집중하고 있다. 보유한 524만8834주(보통주 기준 18.4%)의 자사주가 소각될 수 있도록 이번 주총을 이끌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자사주 전량 소각 어렵다"는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차파트너스의 제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차파트너스 측의 주주제안은) 단기적인 측면만 고려한 요구가 아닌가 싶다"며 "장기적으로 회사의 지속 성장을 이끌어가야 하는 입장에서는 무리한 요구로 받아들여진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자사주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021년 말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고 매년 별도 당기순이익의 5~10% 수준의 자기주식을 취득,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은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 소각했다.

문제는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내용이 기존 보유 중인 자사주에 대한 전량 소각이라는 점에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자사주 524만8834주는 전일(21일) 종가인 15만1900원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7973억원여의 가치로 환산된다.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다양하다. 다른 기업과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사주 교환을 통해 '혈맹'을 맺는 사례가 적지 않다.

더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자사주를 매각하기만 해도 차입부담 없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석유화학 시장의 침체로 인한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사업적 활용 가치를 보유한 자사주 소각을 더 망설이게 하는 배경이다.

자사주를 소각하기보다는 보유 중인 자사주를 기반으로 더 장기적인 성장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것이 금호석유화학 측의 구상이다.

◇돌이킬 수 없는 지분율 변동 '우려'

시장에서 주주환원이라는 테마가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들이 내놓을 자사주 정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는 있지만, 막상 보유 중인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주요 기업 중에서는 삼성물산, SK이노베이션 정도가 각각 약 3조원과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는 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모습이다. 경영상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 줄어드는 점이 이유로 지목된다. 단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지분구도에 변동이 생기는 상황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지분구조가 더 취약하다.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높지 않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준경 사장, 박주형 부사장의 지분을 모두 합해도 16%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10.9%의 지분을 확보한 박 전 상무 측은 박 회장 일가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지분 변동만 살펴보면 박 회장 측에 조금 더 유리하다.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를 태울 경우 박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19.4%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박 전 상무 측의 지분은 13.3% 가량이 된다. 기존 5%포인트 지분율 차이가 6%포인트로 소폭 벌어진다.

하지만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회장 측에 불리하다. 자사주를 우호적인 세력에 매각할 경우 의결권이 부활, 박 회장 측의 우호지분이 된다. 자사주가 박 회장 일가의 마지막 방어선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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