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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23개 크기" 포스코퓨처엠 세계 최대 양극재 공장 가보니 전기차 연 100만대분 양극재 생산...자동화 기술로 비용·생산성 '두 마리 토끼'

광양(전남)=정명섭 기자공개 2024-02-26 08:25:11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5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2일 방문한 전남 광양 율촌산단에 있는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여수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9.2km)에 있는 이 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9만톤의 양극재를 생산한다. 전기차 배터리 100만개(60kWh 기준)에 들어가는 양이다. 니켈 비중을 60~90%까지 높인 하이니켈계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 여러 제품군을 생산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따른 국내외 양극재 수주(누적 수주액 106조원)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 7월~2022년 11월 4단계에 걸쳐 이 공장을 준공했다. 총 1조2600억원이 투입됐다. 축구장 23개를 이어붙인 약 5만평(16만5203제곱미터) 규모의 부지가 시선을 압도했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전경

양극재 공장 동편에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과 포스코HY클린메탈의 리사이클링 공장이 보였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연 4만3000톤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에 공급한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연 1만2000톤 규모의 블랙파우더(폐배터리를 분쇄한 분말)에서 니켈과 코발트, 탄산리튬 등의 원료를 추출해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한다.

원료-소재-리사이클로 이어지는 광양 양극재 밸류체인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충족하는 공급망 구축, 물류비용 절감 등에 최적화됐다고 포스코퓨처엠은 강조했다.

◇반도체 공정 수준 이물질·수분 관리

광양 양극재 공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보호 안경과 분진 마스크, 안전모를 착용했다. 신발 겉에 일회용 덧신을 신고 에어샤워 부스에 들어가 강한 공기바람으로 먼지를 털어낸 후에 비로소 공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양극재 공정은 이물질 관리가 중요하다. 이물질이나 수분이 들어갈 경우 양극재에 균열이 생기는 등 품질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고객사에서도 철저한 이물질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김대완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부공장장 "이물질이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반도체 공장 수준으로 공정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광양 양극재 공장은 총 13개 생산 라인을 운영 중이다. 양극재 생산은 소성, 수세, 열처리 등 크게 세 가지 공정을 거친다. 이날 확인한 건 2공장의 NCMA 양극재 소성로였다. 2공장은 미국향 양극재를 생산하는 곳이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김대완 부공장장이 22일 공장 내 소성로에서 양극활물질 제조를 위한 고온 열처리 공정의 중요성과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55m 길이의 소성로 안에선 검은색 가루 형태의 양극재가 정사각형 모양의 용기에 격자 모양으로 담겨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이는 마치 잘 잘라놓은 초코 브라우니처럼 보였다. 라인 중간중간에 제습공기를 공급하는 밸브들이 눈에 띄었다.

소성은 황산니켈과 황산코발트, 황산망간 등으로 이루어진 전구체를 700~900도 고열로 가열해 수산화리튬과 섞는 과정이다. 이 작업을 거친 양극재 가루는 코팅과 후처리 과정을 거치면 최종 제품이 된다. 소성로당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양극재는 약 2000개 용기 분량이다. 광양 양극재 공장 내엔 총 39개의 소성로(2공장 18개)가 있다.

양극재가 담기는 용기는 두 달에 한 번씩 교체된다. 이 작업은 현장 근로자가 아닌 로봇팔이 자동으로 진행한다. 소성로 옆을 걷을 때 후끈함이 느껴지긴 했지만 겨울이라 그런지 열기가 밖으로 뻗어 나오지는 않았다.

◇주요 공정 스마트팩토리 기술로 자동화..."생산성은 늘리고 인건비는 줄이고"

생산된 양극재는 품질분석실로 이동한다. 이곳에선 양극재 생산단계별 샘플의 성분비와 이물질, 수분비율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스마트 샘플 이동 시스템이 적용돼 각 샘플은 캡슐에 담겨 1km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타고 이동한다. 광양 공장 어디든 1분 이내면 도착한다. 하루에 300~500개의 캡슐이 관을 타고 이동한다. 직원들이 100회 이상 왕복해야 하는 노동을 대신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를 '에어슈팅'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샘플은 로봇팔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분석 중이었다. 로봇을 이용하면서 무게 측정, 계량 등에 있어 정합도와 객관성이 담보됐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광양 양극재 공장에선 현장 근로자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양극재 생산원료 등이 쌓여있는 물류센터에는 무인 지게차(AGV)가 선반 사이사이를 오가며 입출고 작업을 하고 있었다. 총 1만3884파레트, 1만1847톤의 원료·반제품을 적재할 수 있는 창고다. 약 20m 높이 철제 선반에는 전구체가 담긴 흰색 포대와 양극재 반제품이 담긴 초록색 포대로 가득했다. 포대 하나당 무게는 약 500kg이다. 이곳에서도 각 원료와 제품은 이물질 제거 과정을 거친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김대완 부공장장이 22일 공장 내 양극재 원료 · 제품을 저장하는 자동화창고에서 스마트팩토리 기술력을 설명하고 있다.

공장은 관제센터가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현장에는 2000개 이상의 CCTV가 재료 이동 과정과 보관 상태, 인력 출입 등을 살펴본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조업 실적과 설비가동상황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이 구축한 제조시스템(MES)은 조업 정보를 자동 수집한다. 고객 주문에 따른 생산 진행 현황을 조회하고 주문과 제조 사양을 고려한 공정계획 편성 등을 할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 기술은 비용 절감과 생산성 확대, 품질 안정성 향상 등에 기여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광양 공장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국내외 공장으로 확장하는 '모델 공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30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을 100만톤 규모로 끌어올리기 위해 광양과 포항, 캐나다 등에서 설비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이는 현재 양극재 생산능력 대비 5배나 높은 수준이다.

김경호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장은 "광양 양극재 공장은 회사의 모든 양극재 생산 사이트 중 최전선에 서있다"며 "배터리 소재 풀벨류체인을 구성해 톱티어 공장을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품질섹션 안기현 리더가 품질분석실에서 로봇팔 · 자동 정밀 계량 시스템으로 원료 및 제품을 검사하는 분석 자동화 설비를 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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