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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일등주의' 삼성 스포츠, '제일기획 체제' 10년 성과는2014년부터 변화 도모, 성적 제일주의 대신 내실 강조…향후 성과 분수령

황선중 기자공개 2024-03-13 14:27:59

[편집자주]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을 움직이는 핵심은 대기업이다. 프로스포츠단을 직접 운영하며 투자와 지원을 책임지고 있다. 인기 종목인 4대 스포츠는 물론이고 비인기 종목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기업의 프로스포츠 사업 방향에 따라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더벨은 대기업들의 프로스포츠 사업 전략과 방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7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이 프로스포츠 영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도 어느덧 10년이 됐다. 기존 전략은 성적 제일주의였다. 삼성의 정신인 '일등주의'를 프로스포츠단에도 적용한 것이었다. 우승이라는 영예를 위해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프로스포츠단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전반적인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2014년을 기점으로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성적 뿐만 아니라 내실도 함께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간 사회공헌 활동 성격이 짙었던 프로스포츠단을 하나의 기업처럼 운영하겠다는 이야기였다. 프로스포츠단에 잠재된 마케팅 역량을 극대화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해 최대 약점인 자생력을 보완하겠다는 청사진까지 세웠다.

그때부터 프로스포츠단을 삼성그룹 광고 계열사인 '제일기획' 산하로 하나씩 이관했다. 프로축구단(수원삼성블루윙즈)을 시작으로 프로배구단(대전삼성화재블루팡스), 프로농구단(서울삼성썬더스·용인삼성생명블루밍스), 프로야구단(삼성라이온즈)까지 줄줄이 넘겼다. 제일기획이 가진 마케팅 노하우를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도였다.


◇삼성 스포츠단 '제일기획' 체제 10년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현재 시점에서 삼성의 새로운 전략이 성공했다고 보는 시선은 그리 많지 않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뭐니뭐니해도 성적이다. 한때 국내 프로야구를 지배하던 삼성라이온즈의 추락이 상징적이다. 삼성라이온즈는 제일기획에 이관되기 전인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최강구단이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제일기획에 편입되면서 성적은 급전직하했다. 제일기획 이관 직전 10년(2006~2015년) 동안 정규리그 평균 순위는 2.1위였다. 한국시리즈는 무려 5회 우승했다. 그러나 제일기획 이관 직후 8년(2016~2023년) 동안 평균 순위는 7.1위로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는 10개 구단 중에서 8위였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한 차례도 없다.

국내 프로축구 명문구단으로 꼽히는 수원삼성블루윙즈는 지난해 정규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2부리그로 강등되는 굴욕을 겪었다. 2부리그는 열악한 재정의 시민구단이 즐비한 곳이다. 프로농구단 서울삼성썬더스와 프로배구단 대전삼성화재블루팡스도 지난해 정규리그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썼다.

◇스포츠단을 기업처럼…철저한 비용 통제

다만 경영적 측면으로 바라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삼성라이온즈는 제일기획에 이관되기 전 다년간 영업활동현금흐름 순유출(-)에 시달렸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순유출이 이어졌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빠져나간 현금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2015년엔 매출이 580억원이었는데 무려 350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하지만 제일기획이 운영을 맡은 2016년부터 현금흐름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우선 핵심 수익원인 광고수익과 사업수익을 끌어올렸다. 반대로 현금흐름에 부담을 주던 선수단운영비는 대폭 감축했다. 2015년까지 423억원이었지만 2018년 267억원이 됐다. 3년 만에 36.9% 줄인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9.1% 증가했다.

수원삼성블루윙즈도 비슷한 흐름이다. 선수단에 지급하는 연봉총액을 살펴보면 제일기획에 편입된 2014년엔 98억원이었지만 2023년 106억원으로 나타났다. 9년 동안 8.3% 늘어나긴 했지만 경쟁구단과 비교하면 사실상 정체 흐름에 가깝다. 같은 기간 핵심 경쟁구단인 울산HD는 113%, 전북현대는 67.7%, FC서울은 50.5% 증가했다.

◇앞으로가 진정한 시험대…유소년 투자 빛볼까

그러나 프로스포츠단의 절대 목표는 우승이다. 불필요한 비용 절감도 중요하지만 최하위권에 맴도는 성적을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다. 제일기획은 장기적인 청사진을 그리는 모습이다. 화려한 스타 선수보다는 유소년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수원삼성블루윙즈 관계자는 "제일기획 운영 이후 유소년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라고 했다.

그만큼 삼성의 프로스포츠단 내실 강화 전략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앞으로의 성적표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이 철저한 비용 통제와 유소년 육성 시스템으로 자생력의 뿌리를 내리는 시기였다면, 앞으로의 10년은 탄탄한 내실을 기반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시기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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