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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는 애니메이션]슈퍼 IP '티니핑' 가진 SAMG엔터, 국내가 좁은 이유②IP제작, 완구 기획 내재화…적자 감수 일본·중국 해외사업 확대

고진영 기자공개 2024-02-28 15:32:51

[편집자주]

국내 애니메이션산업은 오랫동안 성장이 더뎠다. 유통채널을 지상파 방송에 의존한다는 구조적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막이 열린 OTT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투자, 수익모델이 무너지는 이중고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새옹지마(塞翁之馬). OTT로의 플랫폼 이동은 결국 소비층과 장르 다변화로 이어졌다. 슬램덩크가 대표하는 '뉴트로(Newtro)' 트렌드 역시 부흥의 기회가 됐다. 변화하는 시장의 움직임, 국내 애니메이션사들의 현황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6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AMG엔터테인먼트는 2000년대 설립된 1세대 애니메이션 기업이다. <캐치!티니핑>이라는 초대형 키즈 IP(지적재산권)를 가진 회사로 잘 알려졌다. 애초 글로벌애니메이션 시장에서 3D 전문 제작 스튜디오로 출발했다가 IP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독특한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경쟁사들과 달리 IP를 직접 가지고 있다는 부분이 강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유아동을 상대로 강력한 충성도를 확보했기 때문에 시장 침체기를 큰 고비 없이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소비층을 유아동 밖으로 넓히기 어렵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애니메이션사들은 대부분 TV 방영이나 스트리밍 보다는 해외진출, 완구 등 상품화를 통해 돈을 벌어들인다. 콘텐츠를 TV 또는 유튜브에 내보내는 것도 그 자체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라기보단 IP를 대중에 노출시키기 위한 목적이 크다. 접근성을 낮춰야 그 연장선상에서 완구가 소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SAMG엔터는 경쟁사들과 다소 차이가 있다. 보통은 애니메이션사들이 완구사들과 협력해 IP사업을 전개한다. 더핑크퐁컴퍼니와 아니코닉스 등 라이벌 기업들의 콘텐츠만 봐도 대부분 IP를 외부에서 가져왔다. 손오공 역시 <터닝메카드>, <헬로카봇> 등의 완구를 판매했지만 ‘초이락컨텐츠팩토리’라는 IP홀더가 따로 있었다.

구체적으로 더핑크퐁컴퍼니와 아니코닉스가 IP 제작 중심인 반면 손오공은 IP 제작을 주로 한다. 하지만 SAMG엔터는 완구를 직접 기획하고 팔 뿐 아니라 매년 새로운 IP를 출시할 수 있도록 내부에 제작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다.

SAMG엔터가 본격적으로 IP를 사업화한 것은 2018년부터다. 그 전에는 애니메이션에 집중하다가 당시부터 완구사에 IP를 넘기는 대신 직접 기획개발해 OEM사에 발주하기 시작했다. 2017년 완구 매출은 3억원뿐이었으나 이제는 매출 80%를 완구, 생활잡화 등이 차지한다.

특히 2021년에는 완구매출 규모가 247억원으로 2020년 130억원에서 크게 뛰었다. <캐치!티니핑>이 국내 여아물 1위로 올라선 덕분이다. 티니핑이 워낙 인기를 끌자 부모 지갑을 털어간다는 뜻에서 ‘파산핑’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문제는 국내 시장이 너무 좁다는 데 있다. 티니핑이 소장욕구를 높이기 위해 완구에 수집형 요소를 적용하긴 했지만, 충성스러웠던 고객들도 나이가 들면 점차 흥미를 잃는다. 고객을 성인층까지 확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SAMG엔터는 시장을 횡으로 넓히기 위해 해외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국내 제작사들은 꾸준히 해외 수출에 도전해왔다. 하지만 국내 애니메이션 중에서 해외 수출로 전사 매출의 10% 이상을 낸 사례는 없었다. 일본이나 미국의 기존 애니메이션 IP들이 워낙 견고한 탓이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은 성인층을 노린 2D 애니메이션 중심으로 진화했다. 아동 인구가 줄었고, 지갑을 열 여력이 있는 성인을 중심으로 소비축이 기울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소비되는 완구들은 1979년 나온 <건담>이나 1986년 등장한 <드래곤볼> 등 기존 레거시 IP들의 비중이 크다.

그러나 SAMG엔터는 최근 도쿄에 일본 현지법인 ‘니코니코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SAMG엔터가 100% 지분율을 보유했다.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까지 사업을 확대하는 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SAMG엔터 관계자는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이 2D를 중심으로 컸지만 키즈 분야에선 3D 애니메이션 히트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도 광저우법인을 세워 진출한 상태다. 중국에서 <미니특공대> 로열티 수익과 티니핑 MD(굿즈) 매출은 101억원을 기록했다. <미니특공대>는 2014년 한국에서 방영한 후 2016년 중국 OTT에 업로드했는데 1년 4개월 만에 누적 조회수가 35억뷰를 기록해 중국 시장 문을 두드렸던 IP다.

중국 미니특공대

전체 매출을 보면 SAMG엔터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951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39.2% 급증했다. 4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CAGR)은 55.7%에 이른다. 매출처를 다각화한 덕분이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4억 18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신규사업과 프로모션을 강화하면서 판매관리비가 늘어난 탓이다. MD 직거래 체제를 구축하고 직접 판매 채널을 확대하면서 물류비와 재고자산 관련 비용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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