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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친화력·강단 반전의 승부사 '신홍재 어센트EP 전무'삼정KPMG 거쳐 PE로, 프로젝트 펀드 혹한기 속 빛나는 펀딩 역량

김예린 기자공개 2024-03-05 08:01:4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7일 14:4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환위리(以患爲利).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센트EP)의 최근 행보를 표현하는 수식어로 손색이 없다. 출자자(LP) 확보 난항에 프로젝트 펀드 결성 시도가 번번이 무산되는 가운데, 눈에 띄는 딜소싱과 펀딩 역량으로 포트폴리오를 축적하고 있다.

어센트EP의 공격적인 행보에는 숨은 주역이 존재한다. 신홍재 전무다. 딜클로징에서 가장 중요한 ‘쩐주’를 확보하는 펀딩 총괄 인력이다. 어렵게 딜을 소싱해도 돈을 모으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신 전무는 친화력과 협상력, 상황 판단력으로 LP들의 ‘러브콜’ 속에서 척척 딜클로징을 해낸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도 ‘쩐주’를 끌어오는 신 전무의 역량이 빛이 나는 모양새다.


◇성장스토리 : 중고나라 매각하며 전문성 키워, 어센트EP서 펀딩 역량 입증

신 전무는 2014년 삼정KPMG에 입사하며 회계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산업은행이 매각 중이던 금호건설을 비롯해 추후 호반건설에 편입된 울트라건설 등 여러 기업의 재무실사를 맡으면서 사모펀드 운용사들과 접점이 생겼다. 인수합병(M&A)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단순 자문이나 실사에 그치는 회계법인의 역할에 한계를 느끼던 찰나, 국내 PEF 운용사 H&CK파트너스(이하 H&CK)로 이직했다.

H&CK 소속 시절은 PE업에 목말랐던 신 전무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다만 H&CK도 신생이었던 데다 신 전무 자체가 PE 시장 입문 초기여서 한계가 많았다. 그는 “딜소싱도 투자도 어려웠던 탓에 그 시절 다방면에서 롤모델로 손꼽을 만한 인재를 찾았고 박병은 어센트EP 대표를 만났다”며 “PE업계에서 자리 잡으려면 네트워크를 어떻게 쌓아야 하는지, 딜소싱은 어찌 해야 할지 등 따라다니며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소중하게 얻은 인연의 끈은 길고 단단했다. 박병은 대표가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 PE팀을 이끌 무렵 신 전무가 조인하며 합을 맞췄다. PE 경험은 이때부터 빠르게 쌓였다.

대표적 포트폴리오가 중고나라다. 사업구조 개편과 수익성 개선으로 매각에 성공했다. 이후 업계 네트워크와 노하우가 쌓이며 코렌텍과 엘앤씨바이오, 레이 등 그의 손을 거친 포트폴리오들이 늘어났다. 박 대표와 합을 맞춰 여러 딜들을 하다 보니 굳건한 파트너십이 생겼고, 두 사람은 함께 근무하던 홍신희 상무와 함께 독립을 결정했다. 그렇게 3명의 파트너 아래 어센트EP가 출범했다.

어센트EP에서는 그의 역할이 더 뚜렷해졌다. 딜 소싱은 박 대표와 홍 상무가 담당하고, 신 전무는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펀딩을 도맡고 있다.


◇투자·펀딩 스타일 및 철학 : 국내외 네트워크 ‘장점’, 상호 신뢰 기반 투자 지향

어센트EP가 고수하는 투자 원칙은 많이 질문하고 검토하며 신중하게 투자한다는 것이다. 분석과 결정은 어센트EP가 하더라도 현장에 있는 전략적투자자(SI), 오랜 시간 투자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온 LP 등 전문가들이 있으니 여러 제언을 듣고 판단한다는 복안이다.

해외 네트워크가 강한 점은 어센트EP만의 경쟁력이다. 박 대표의 커리어가 녹아든 것으로, 박 대표는 유엔 개발 계획(UNDP)과 상하이거래소가 공동으로 설립한 탄소배출권 거래 테스크포스에서 근무했다. 덕분에 글로벌 시장에서 가까운 PE 대표부터 SI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어 해외 딜을 활발하게 검토 중이다.

신 전무는 "우리 하우스는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와 해외 기업을 연결해주고 합작법인(JV) 설립에 기여하거나, 파트너사들을 소개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대표는 해외 네트워크를 책임진다면, 저는 기관투자자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펀딩을 전담하는 신 전무만의 비결은 뭘까. 그를 비롯한 주변 지인들 모두 친화력을 꼽는다. 신 전무는 많은 사람들을 넓고 깊게 만나면서 이야기와 고민을 듣고, 소통하며 풀어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시장에 있는 모든 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다는 믿음 아래 네트워크를 최대한 다양하게 가져가려는 성향이다.

펀딩 원칙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해 심도 깊게 톺아보고 주변의 조언도 귀담아본 뒤, 좋은 딜이라는 판단이 서지 않으면 투자 의지를 접는다. 투자할 만 하다고 판단하는 딜만 제안서를 들고 LP들을 찾아간다. LP들의 돈을 날리지 않는다는 것이 최우선의 목표이기에 하방 안정성이 강한 상장사 메지닌 딜을 선호한다. △인적자산 간 시너지 △피투자기업과 투자자, 출자자 간 존중과 신뢰. 이 두 가지가 그의 핵심 원칙이자 전략이다.

◇트랙레코드1 : PE업계 입문 후 첫 포트폴리오, IRR 27.1%

신 전무에 있어 애정이 가는 대표 포트폴리오는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다.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 시절 맡았던 기업으로, 밸류업과 매각 전반을 책임지면서 PE업에 흥미를 느끼고 전문성도 끌어올렸다. 직접 투자한 포트폴리오는 아니지만 매각을 전담했다. 당시 유진자산운용이 중고나라 인수 제안을 해왔고,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엑시트 하기에 좋은 기회라는 판단 아래 신 전무가 총괄 대응했다.

시작은 아찔했다. 매각하기에 앞서 찬찬히 재무제표를 뜯어본 결과 중고나라 내부 상태는 엉망이었다. 적자 심화로 현금이 메마른 상태였고 조치가 필요했다. 신 전무가 중고나라 부대표로 파견을 간 이유다.

신 전무는 부리나케 사업 개편에 돌입했다. 중고차거래 등 돈만 많이 들고 수익이 떨어지는 신규 사업들은 모두 중단했다. 특정 중고 물품을 도배하는 아이디들을 수집한 뒤 개인이 아닌 업자들 위주로 글 게시를 제한했다. 대신 업자들 가운데 일정 금액을 내는 경우 아예 제품을 광고할 수 있도록 일정 룸을 열어주는 방식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었다.

수익성 개선 과정에서 인력 감축 작업 역시 불가피했다. 대대적인 재무 구조 개선에 힘입어 신 전무가 파견된 지 반년도 채 안 됐을 무렵 중고나라는 손익분기점(BEP) 달성에 성공했다. 회사 설립 이후 첫 BEP 실현이었다. 유진자산운용, NH투자증권-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 롯데쇼핑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것까지 성공하면서 내부수익률(IRR) 27.1%를 달성했다.

◇트랙레코드2 : 혹한기 뚫고 딜클로징 성공 사피온, LP와의 신뢰 두각

사피온은 신 전무의 펀딩 역량을 대내외적으로 입증해낸 딜이다. 어센트EP는 작년 5월 사피온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는 MG새마을금고중앙회(이하 새마을금고)가 출자 비리 사태로 출자를 중단했고, 캐피탈사나 연기금·공제회도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까다롭게 옥석을 가리던 시기다. 프로젝트 펀드 결성 난이도가 너무 높아 딜 무산 사례도 빈번했다.

신 전무는 전문가들을 통해 사피온의 기술력을 검증받으며 펀딩을 시작했다. 사피온은 SK그룹의 인공지능(AI)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계열사다. 사업 자체가 굉장히 전문적인데 신 전무는 개발자가 아니기에 이해도를 끌어올리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GPU(그래픽처리장치), NPU(신경망처리장치) 등 어려운 반도체 용어들을 공부하는 건 물론 관련 유튜브를 참고하고 직접 전문가들을 인터뷰했다. 여러 의견과 지적을 듣고, 이를 소화하고 해결해나가면서 좋은 딜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다양한 피드백을 수렴하고 더 매력적인 구조를 만들어낸 힘은 컸다. PT는 매끄럽게 흘러갔고 LP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그는 "사피온에 투자하기 위해 펀딩하던 당시 현장감과 전문성이 풍부한 SI들에게 사피온의 기술력이나 제품 품질에 대해 정보를 많이 공유 받았다“며 ”SI들을 직접 LP로 끌어오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어센트EP의 국내외 네트워크도 한몫했다. GS그룹과 대보그룹, 동남아 데이터센터 기업을 중심으로 SI 컨소시엄을 구축해 LP로 확보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사피온은 해당 SI들과도 사업적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외 다양한 기업을 연결하고,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어센트EP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밸류를 높이고 기업들은 시너지를 내는 선순환 구조다.


◇업계평가 : 친화력·강단·판단력 모두 갖춘 외유내강 협상가

신 전무와 함께 일한 사람들은 모두 그의 반전 매력에 놀라움을 드러낸다. 겉으로는 매우 부드럽고 활발하며 지인을 대하는 태도에 상냥함이 잔뜩 묻어나지만, 업무 모드로 돌입하면 꼼꼼하고 강단 있고 똑 부러진 성향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메자닌 투자는 발행사와 다양한 조건들을 조율해야 하기에 일반적인 구주 거래와 달리 위탁운용사(GP)의 협상력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신 전무는 직접 발행사와 협상하고 LP들이 신뢰할 수 있는 조건을 받아내 딜을 구조화하는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다른 친화력으로 빠르게 사람의 마음을 얻는 신 전무만의 매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협상력이 강하려면 친화력만으론 안 된다. 산업과 회사에 대한 수준 높은 이해도와 법률·회계 지식은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그래야 투자 포인트나 시장 동향을 A4용지 1장 이내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은 단호하게 ‘NO'를 외치는 강단도 필요하다. 신 전무는 친화력과 지식, 이를 활용한 설득력까지 삼박자를 갖추면서 발행사를 대상으로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이끌어내고, 발행사와 LP 모두의 신뢰를 얻고 있다.

최진욱 하이투자증권 부장은 “지식은 말할 것도 없고 상황 판단력과 강단이 확실히 있어야 협상력이 생긴다”며 “신 전무는 이 모든 것에 더해 엄청난 친화력을 갖췄고, 굉장히 꼼꼼한 스타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준 키움증권 투자운용본부 차장은 “어센트EP는 발행사와 협상해서 투자자들이 선호할 만한 투자 조건들을 잘 제시하기 때문에 LP 입장에서 의사결정하기 편하다”며 “특히 신 전무는 장황하지 않고 핵심만 짚어내는 등 PT 역량이 매우 뛰어나 진행하는 딜마다 투자자들이 수월하게 모집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적으로도 취미가 다양하고 주말에도 여러 사람을 만나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 및 포부: 글로벌 영역 확장 속도, 바이아웃 투자 드라이브

어센트EP의 올해 목표는 글로벌 영역 확장이다. 미국과 일본 지사는 설립을 완료해 현지 인원을 채용했고, 추가로 인력을 더 늘려 현지 해외 딜소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지에 있는 파트너사와 합작법인 펀드 설립도 추진 중이다. 어센트EP는 메자닌 투자에 전문성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메자닌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 전무의 개인적인 목표는 중고나라 같은 트랙레코드를 만드는 것이다. 블라인드 펀드가 출범하면 바이아웃 투자에도 참여하면서 구조조정과 밸류업에 기여한 실적을 하나 둘씩 늘려보겠다는 포부다. 그의 최종 비전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하다. 파트너 4명이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언제까지나 함께 회사를 키운 뒤 함께 은퇴하기.

신 전무는 “파트너들 모두 오래 함께 한 친한 형 동생으로 은퇴까지 함께 하고 싶다”며 “파트너뿐 아니라 모든 구성원을 배려하고 정당하게 보상해주는 하우스를 만드는 것이 어센트EP의 목표”라고 전했다. 이어 “해외 네트워크가 있는 만큼 글로벌 펀드를 많이 만들 계획”이라며 “글로벌 M&A와 투자에 관심 맞는 분들은 언제든 어센트EP의 문을 두드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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