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3월 04일 11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에서 기업과 증권사 간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는 자연스러운 이치다. 하지만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선 이 같은 논리가 꼭 통용되지 않는 듯하다.대표적인 사례가 SK온의 유로본드 주관사단 선정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SK온은 미국 지역에서 포드,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합작공장 설립에 한창이다. 달러 조달이 급한 만큼 지난해 5월에 이어 연초 현지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를 앞세워 5억달러(약 6700억원) 외화채 발행에 나섰다.
이 때 지원군으로 나선 곳이 국민은행이다. SK온은 아직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자체 신용등급으로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투자적격 등급을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글로벌 신용도를 보유한 국민은행이 작년과 올해 모두 보증을 섰다.
KB금융그룹의 크레딧 라인(Credit Line)을 활용하는 만큼 계열사인 KB증권을 주관사단에 포함시켰을 법 하지만 그렇지 않다. 외국계 투자은행(IB)도 우리 기업에 뱅크론이나 신디케이트론 같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주관 경쟁에 나서고 있다. 더군다나 KB증권은 한국물 비즈니스를 위해 별도로 글로벌DCM(부채자본시장) 팀을 꾸릴 만큼 공들이는 증권사다. 올해만 해도 산업은행과 주택금융공사 주관사단에 포함되며 실적을 쌓았다.
국민은행과 발행을 함께한 SK온도 이 정도이니 다른 민간기업은 보수적 기조가 더욱 심하다. 기업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점은 있다. 국내 증권사를 주관사단에 포함시켰는데 조달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원인 중 하나로 토종 IB 기용이 거론될 수도 있다.
하지만 토종 IB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국내 증권사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에 신디케이션(Syndication) 조직을 갖추고 있다. 한국물은 통상 아시아 지역 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기관투자자를 유치하는데에도 큰 문제가 없다.
공교롭게도 SK온은 올해 하반기 한 차례 더 한국물 시장에 등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에도 국민은행으로부터 신용 보강을 받을까. 만약 그렇다면 주관사단에 계열 증권사를 포함시킬까. 이래저래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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