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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지분구조 트래킹]롯데알미늄 분할로 드러난 신동주 광윤사의 입지 변화①광윤사, 롯데알미늄 지분율 15년째 23%…2017년 끝으로 오너가 이사회 참여 '0'

김동현 기자공개 2024-03-11 09:14:04

[편집자주]

오너가 경영권 분쟁의 단골 키워드는 지분율이다. 그룹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기업의 보유 지분을 바탕으로 오너 경영인이 서로 경쟁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지분 경쟁은 회사 의사결정의 종착지인 이사회와 주주총회에 영향을 미치며 수적 우위 싸움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더벨이 경영권 분쟁의 단초가 된 주요 회사의 오너가 지분구조를 되짚으며 지배구조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4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화학군의 일원인 롯데알미늄은 다른 화학 계열사와 달리 그룹 국내 사업의 출발을 알린 첫 회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현재 화학군의 중추인 롯데케미칼(옛 호남석유화학)을 비롯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롯데정밀화학(옛 삼성정밀화학) 등은 피인수되며 롯데그룹에 편입된 회사다.

반면 롯데알미늄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한국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1966년 동방아루미공업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이후 동방아루미공업은 롯데상사 분리(1974년), 롯데기공 흡수합병(2009년) 등 그룹 사업구조 재편의 중심에 섰다.

신 명예회장의 국내 첫 회사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롯데알미늄의 오너 지분구조는 과거 얽히고설킨 관계로 꾸려졌다. 과거 신 명예회장이 직접 지분을 20% 넘게 들고 있기도 했으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대표이자 최대주주(50%)인 광윤사도 롯데알미늄 지분율을 20% 이상 수준에서 유지하며 올해 회사의 경영구조 변화에 반기를 드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물적분할 찬성률 '77%', 뚜렷한 신동빈 회장 측 표

지난달 23일 열린 롯데알미늄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는 양극박·일반박 사업부문과 캔·골판지·페트병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각각 롯데알미늄비엠과 롯데알미늄피엠이라는 두 회사를 신설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롯데알미늄 아래 100% 자회사 두곳을 신설하는 안건에 대한 찬성률은 77%였다.



비상장사인 롯데알미늄의 주요 주주인 호텔롯데(38.23%·최대주주), L제2투자회사(34.91%), 호텔롯데부산(3.89%) 등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나머지 반대 23% 몫은 신동주 대표의 광윤사(22.84%)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신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대표는 2015년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이후 크고 작은 사안에서 일본 광윤사를 통해 경영권 재진입을 시도했다. 이번 롯데알미늄의 분할에 대해서는 물적분할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내세워 반대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광윤사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이 사실상 전원 찬성표를 던진 것은 신 대표의 입지 축소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광윤사는 그동안 20% 이상의 지분율을 바탕으로 롯데알미늄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알미늄의 2000년 특수관계인(호텔롯데·호텔롯데부산·롯데쇼핑)에 대한 유상증자와 2009년 롯데기공 흡수합병으로 광윤사의 지분율도 28.29%에서 24.87%와 22.84%로 각각 떨어지긴 했으나 20% 이상의 높은 지분율은 유지했다.

이후 롯데케미칼이 케이피케미칼(합병)과 대홍기획·롯데리아(지분 인수)가 보유하던 롯데알미늄 지분을 넘겨받으며 한때 두자릿수 지분율(13.19%)을 보유하기도 했다. 다만 2018년 10월 롯데케미칼이 보유 지분 전량을 호텔롯데에 처분하며 지금의 L제2투자회사, 광윤사, 호텔롯데, 호텔롯데부산 등으로 꾸려진 지분구조를 완성했다. 이중 L제2투자회사는 과거 일본 롯데상사가 투자회사(L제2투자회사)와 사업회사(신설 일본 롯데상사)로 분할하며 남은 존속회사다.



◇경영권 분쟁 이후 이사회서 사라진 신동주 대표, 손자회사 연결고리도 차단

광윤사의 높은 지분율은 신동주 대표가 과거 롯데알미늄 이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명분으로 작용했다. 롯데알미늄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했으나 오너가들도 기타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려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1999년까지 롯데알미늄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한 오너가는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영자 당시 롯데쇼핑 총괄부사장(현 롯데재단 의장) 등 2명뿐이었다. 신영자 의장은 1% 미만이긴 하지만 롯데알미늄 지분을 보유한 오너 경영인이다. 2000년이 되면서 신동주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려 롯데알미늄 경영에 참여했고 신동빈 회장 역시 2002년부터 마찬가지로 비상근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오너 4인 경영 참여 체제는 신 의장이 기타비상무이사에서 잠시 빠진 기간(2005~2008년) 3년을 제외하면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약 10년 동안 유지됐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이 맡은 역할은 미묘하게 달라졌다.

2010년대 들어 롯데알미늄은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담당업무란에 각각 그룹총괄회장과 그룹회장으로 기재했다. 반면 신동주 대표와 신영자 의장의 경우 자문 역할에 한정됐다.

이후 차례로 신동빈 회장(2014년)과 신영자 의장(2015년 3월)이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내려놓았다. 2015년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으로 그해 6월 신동주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며 롯데알미늄에 남은 오너 경영인은 신격호 명예회장 한명만 남았다. 신 명예회장도 별세(2020년) 이전인 2017년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내려놓은 뒤부터는 오너 경영인이 롯데알미늄 이사회에 참여한 사례가 없다.

이번에 롯데알미늄이 물적분할로 자회사를 신설하며 주주사 및 오너가와 신설 회사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사라진다. 그룹의 이차전지 미래 사업인 양극박 부문을 담당할 롯데알미늄비엠과 기타 캔·골판지 등 사업 부문인 롯데알미늄피엠 모두 롯데알미늄의 100% 완전자회사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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