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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는 애니메이션]'도제식' 시스템 스튜디오미르…보유 감독 '국내 최다'⑤유재명 대표 비롯 19명 확보…대주주 지배력 압도적, 내년 보호예수 해제 리스크

고진영 기자공개 2024-03-13 14:29:22

[편집자주]

국내 애니메이션산업은 오랫동안 성장이 더뎠다. 유통채널을 지상파 방송에 의존한다는 구조적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막이 열린 OTT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투자, 수익모델이 무너지는 이중고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새옹지마(塞翁之馬). OTT로의 플랫폼 이동은 결국 소비층과 장르 다변화로 이어졌다. 슬램덩크가 대표하는 '뉴트로(Newtro)' 트렌드 역시 부흥의 기회가 됐다. 변화하는 시장의 움직임, 국내 애니메이션사들의 현황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1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튜디오미르는 경영방식에 있어서도 추구하는 방향이 뚜렷한 편이다.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이 세운 회사인 만큼 인력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감독만 따지면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중에서 최대 규모로 꼽힌다.

현재 유재명 대표가 총감독이자 오너로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내년 보호예수 해제에 따라 유 대표의 지분 일부가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잠재적 리스크로 평가된다.

◇업계 최대규모 감독 확보…'도제식' 육성

스튜디오미르는 2010년 유재명 대표가 설립했다. 유 대표는 1990년 애이콤프로덕션 애니메이션 제작부에서 일을 시작, 2007년 미국 니켈로디언사의 애니메이션 <아바타:아앙의 전설>에 감독으로 참여했던 인물이다. 이 작품으로 미국 최고의 애니메이션상인 ‘애니 어워즈(Annie Awards)’에서 캐릭터 애니메이션 부문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바타: 아앙의 전설>

회사 설립 이후에도 유 대표가 총감독을 겸임 중이며 감독 인력을 계속 늘리고 있다. 설립 초기 5명이었지만 현재 유 대표 외에 18명의 감독을 확보했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감독은 애니메이션 제작의 키맨(Key-man)으로 볼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을 봐도 대부분 도제식 시스템으로 돌아가며 감독의 역량에 따라 작품 완성도가 달라진다.

스튜디오미르 역시 기존 베테랑 감독들이 신규 감독을 키우는 도제식 시스템으로 인력 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신규 감독을 베테랑 감독으로 육성하면서 각각 절반 정도의 비중이 형성돼 있다.

스튜디오미르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는 점 역시 인력 확대나 유지에 상당한 유인책이 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감독 입장에서 좋은 레퍼런스를 쌓을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분구조를 보면 창업주인 유 대표가 64.07%를 확보해 회사를 안정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스토리보드 총괄을 담당하는 한광일 감독 역시 사내이사로 지분 0.59%를 보유 중이다. 그는 <코라의 전설>,<분닥스>,<볼트론:전설의 수호자> 등의 제작에 참여하고 <더 위쳐: 늑대의 악몽>을 감독했다.

<더 위쳐: 늑대의 악몽>

이밖에 이승욱 부사장(0.78%)과 한영자 제작총괄(0.59%), 권재현 CFO(최고재무책임자, 0.59%) 등 나머지 사내이사들이 주식을 소량씩 가지고 있다. 미등기 임원 중에서는 3D본부 이사를 맡고 있는 박근태 감독이 0.10%를 보유했다.

이 가운데 박근태 감독은 애니메이션회사 로이비쥬얼 기술감독, 7Sloth(7슬로스) 감독 등을 거쳤다. 다만 스튜디오미르가 3D 애니메이션 사업부문을 분할하면서 권 CFO가 이 신설회사의 대표이사, 박 감독이 사내이사를 겸하게 됐다.

사외이사는 법무와 애니메이션 관련 전문성을 고려해 구성했다. 이동우 법무법인대륙아주 변호사, 장욱상 중당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학과 실감미디어/애니메이션콘텐츠 교수 등 2명이 2022년 3월부터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최대주주 지분 64%, 내년 보호예수 해재

유 대표와 임원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치면 66.72%에 달하기 때문에 스튜디오미르는 유통주식수이 매우 적은 편에 속한다. 문제는 유 대표가 보유한 343만4556(64.07%)주의 보호예수가 내년 2월 6일이면 해제된다는 점이다.

앞서 벤처캐피털인 LB넥스트유니콘펀드의 경우 보유 중이던 지분 5.12%(26만3000주)의 보호예수가 2023년 3월 풀려났다. 이에 따라 2.56%를 장외매도로 넘겼다. 주당 4만1109원, 총 54억원 규모다. 2021년 스튜디오미르 기업가치를 830억원으로 잡고 50억원을 투자했는데 당시 시가총이 2100억원을 넘긴 덕분에 빠르게 투자회수를 마쳤다. 현재 시총은 1900억원 수준이다.

이밖에도 우리사주(3만940주, 0.57%) 보호예수 기간이 지난 달 끝나면서 현재 유 대표가 보유한 지분만 보호예수로 묶여 있는 상태다.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오버행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 유 대표가 지분을 일부 매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튜디오미르처럼 대주주 지분이 과반이고 유통주식 수가 적은 경우 주가가 오르기 어렵고, 매도량이 높아지면 주가가 크게 요동치기 쉽다"며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면 액면분할을 하거나 대주주가 주식을 매각해 유통주식 수를 늘려야하는데 대주주의 주식 매각은 시장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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