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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사이즈 공매물건]'SK하이닉스 배후수요' 경기 이천 개발사업 '공매로'1200억 브릿지론 하이투자증권 주관, 중·후순위 대주단 투자금 회수 '요원'

이재빈 기자공개 2024-03-13 07:38:24

[편집자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여파로 공매 시장에도 빅사이즈 매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업장에 투자한 대주단이 기한이익상실(EOD) 리스크가 터지기 전 서둘러 공매를 활용한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는 영향이다. 공매 성사 여부는 선·후순위 대주단과 에쿼티로 투자한 시행사들의 손실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도 된다. 공매 시장에 대단위 액수로 등장한 부동산 매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투자증권이 브릿지론 조달을 주관한 경기도 이천 대흥지구 개발사업 부지가 공매로 나왔다. 지난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후에도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등 정상화 노력을 기울였던 사업지다.

약 1km 거리에 자리한 이천 SK하이닉스 공장을 배후수요로 확보하고 있음에도 대주단이 사업성을 낮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브릿지론 규모를 밑도는 공매가격이 책정됨에 따라 중·후순위 대주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대흥리 산39-1번지 외 20개 필지가 공매로 출회됐다. 공고기관은 대신자산신탁으로 21개 필지를 일괄매각하는 조건이다.

입찰은 오는 25일부터 내달 8일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최저 입찰가격은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이 산출한 감정평가액 1071억원으로 시작한다. 마지막 회차에는 최저 입찰가격이 705억원으로 떨어지는 구조다.

공매 대상지는 이천 대흥지구 도시개발 사업지다.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대흥리 산 44-3번지 일원 17만5023㎡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전체 사업지의 50% 규모인 8만7621㎡ 부지에 공동주택이, 10.8%인 1만8830㎡ 부지에 지식산업센터가 조성된다. 시행은 바로대흥이 맡았다.

시행사가 처음 브릿지론을 조달한 시점은 2021년 11월이다. 사업지 토지 매입을 위해 하이투자증권 주관으로 1200억원 규모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만기는 1년으로 설정됐다. 트렌치는 선순위 650억원과 중순위 250억원 후순위 300억원으로 구성됐다.

선순위 대주로는 캐피탈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관별 대출약정액은 △웰컴저축은행 100억원 △상상인저축은행 75억원 △농심캐피탈 50억원 △바로저축은행 50억원 △OSB저축은행 50억원 △IBK저축은행 50억원 등이다.

중순위와 후순위는 금융 주관사인 하이투자증권이 조달을 맡았다. 신용을 보강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시행사에 대한 대출채권을 바탕으로 유동화증권을 차환발행에 자금을 조달했다.

사업이 표류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3년초다. 2022년 11월 브릿지론 만기가 도래하자 시행사와 대주단은 대출약정 변경계약을 체결하고 만기를 6개월 연장했다. 만기 연장으로 추가 시간을 벌었지만 2023년 1월 31일자로 대출이자가 연체되면서 EOD 사유가 발생했다.

시행사는 2023년 5월로 연장된 브릿지론 만기에 대출금 상환에도 실패했다. 이에 대출채권을 발행해 중순위와 후순위 자금을 조달했던 하이투자증권은 기발행된 사모사채를 자기자본으로 인수했고 선순위 대주단은 투자금이 묶이게 됐다.

감사보고서 상에서도 개발사업이 난관에 봉착했던 정황이 엿보인다. 시행사인 바로대흥의 2022년 감사보고서는 삼도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 감사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제공받지 못 했고 시행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대흥은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도 제공하지 않았다.

시행사는 상환 실패 이후에도 사업 추진을 지속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경기도로부터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고시를 획득하는 등 인허가를 받아냈다. SK하이닉스 배후단지인 만큼 개발만 성공한다면 수익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인천공장과 사업지 간 직선 거리는 약 1km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주단의 생각은 달랐다. 고금리 브릿지론 사용기간이 장기화됐고 시행사가 대출이자를 연체하는 등 안정적인 사업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선순위 대주에 속한 웰컴저축은행이 감정평가를 의뢰하면서 사업지는 공매 수순을 밟게 됐다.

공매를 통한 사업지 매각에 성공해도 중·후순위 대주는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회차 최저 입찰가격도 브릿지론 전체 규모를 밑도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6회차에서 낙찰된다고 가정할 경우 중·후순위 대주가 손에 쥘 수 있는 자금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탁원부에 기재된 우선수익권 금액이 대출금의 130%인 점을 고려하면 선순위 대주가 원금과 이자비용을 지급받은 후에야 중·후순위 대주에 변제순위가 돌아온다.

다만 자기자본으로 대출채권을 인수한 하이투자증권이 추가적인 재무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낮다. 대출채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사전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덕분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 10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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