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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계열분리 후 '첫 인사' 정형진 대표 선임 배경은 단독 후보자는 목진원 대표…현대차그룹 의중 반영

김서영 기자/ 이기욱 기자공개 2024-03-15 13:30:29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자리의 주인공이 하루아침 바뀌었다. 현대캐피탈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대표이사 후보자로 목진원 대표이사를 단독 추천했다. 그러나 최종 대표이사로 선임된 건 정형진 골드만삭스 한국 대표다. 정 대표는 임추위 추천 후보에 없던 인물이다.

정 대표 선임을 두고 현대자동차그룹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전해진다. 현대캐피탈이 계열 분리 후 첫 대표이사 인사에서 임추위 추천을 뒤집는 이례적인 결정이다.

◇임추위 목진원 대표 추천에도…현대차그룹, 정형진 대표 내정

이달 8일 현대캐피탈 임추위는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목진원 대표이사를 단독 추천했다. 임추위는 3명의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있는데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고 김기동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김윤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가 위원으로 있다.

현대캐피탈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지배구조공시 발췌

목 대표를 후보로 제안한 사람은 모 이사다. 모 이사는 목 대표 추천 이유로 "신사업 발굴과 더불어 할부금융업의 재무적 성과 측면에서도 초과 목표를 달성해 안정적으로 캐피탈 사업을 리딩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기업가치 증대를 통한 주주의 이익 보호와 구성원의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임추위 결정대로라면 목 대표가 연임에 성공해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돼야 한다. 그런데 이로부터 4일이 지난 12일 현대캐피탈 대표이사로 다른 사람이 내정됐다. 바로 정형진 골드만삭스 한국 대표다. 정 대표 내정은 현대캐피탈이 아니라 현대차그룹 쪽에서 단행한 인사다.

임추위에서 차기 대표 후보 추천까지 완료한 상황에서 그룹 결정으로 대표이사가 바뀌는 건 일반적이지 않은 사례다. 목 대표는 5월까지 2개월 임기를 더 하고 물러날 예정이다.

◇계열분리 후 첫 CEO 인사, 현대차그룹 직접 나섰다

정형진 대표(사진)가 현대캐피탈 대표로 발탁된 건 현대차그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 대표는 글로벌 금융 전문가로 알려졌는데 골드만삭스에서 현대차 프로젝트를 오랫동안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대표이사 인사는 현대캐피탈이 현대차그룹 품에 안긴 이후 처음 이뤄진 인사다. 현대차그룹이 직접 경영에 나선 지 4년 차에 접어들며 대표이사 인사권을 강하게 행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021년 9월 현대가 사위인 정태영 부회장이 현대캐피탈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뒤이어 최대주주(현대차 59.68%·기아 40.10%)인 현대차그룹이 직접 경영에 나섰다. 정 회장으로 승계되는 과정에서 현대캐피탈을 그룹에 남겨 글로벌 시장 진출 카드로 활용하기로 했다.

정 내정자는 골드만삭스에서 국내외 주요 기업의 투자 및 금융 자문을 수행해왔다. 대형 딜 성사를 이끄는 등 금융업 전반에서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금융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정 내정자는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석사를 거쳐 브라운대 경제학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1999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서 근무를 시작해 홍콩사무소, 서울지점 기업금융부 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4년 서울지점 한국 대표 자리에 올랐다.

한편 목 대표 연임이 무산되고 정 내정자를 등판시킨 것을 두고 목 대표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캐피탈 경영 분리 당시 정 회장이 해외사업 금융지원에 신경 써달라고 특별히 주문했으나 최근 해외 성과가 좋지 못했다.

현대캐피탈 글로벌 사업은 미국이나 중국, 영국 등 핵심 해외법인에서 실적이 악화됐다. 이들 세 곳 해외법인의 2022년 기준 세전이익은 △미국법인(HCA) 8492억원 △중국법인(BHAF) 1123억원 △영국법인(HCUK) 126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법인은 전년 대비 37.5%, 중국법인은 11%, 영국법인은 13.7% 감소한 수치다.

현대캐피탈은 목 대표가 5월까지 임기를 이어갈 예정이며 그 이후 정 내정자에 대한 임추위 선임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목 대표의 임기가 마무리된 이후 오는 6월 현대캐피탈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돼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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