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온시스템의 신세가 처량하다. 자동차 열관리 분야 세계 2위라는 타이틀도, 작년 달성한 매출 신기록도, 북미 공장 건설이라는 이벤트도 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시총이 10조원에 달했던 2021년 영업이익률은 6%대였다. 당시 국내 부품업계 평균(1% 후반대)의 3배가 넘었다. 그러나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자 원자잿값과 물류비 상승을 절감했다. 이후의 비용절감 노력도 통하지 않으면서 영업이익률은 3년 만에 2%대로, 시총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불과 수년 만에 경영 환경이 뒤바뀌었지만 취재 중 접한 한온시스템 관계자의 목소리는 꽤 담담했다. "경쟁력이 퇴색된 상황은 아니라는 게 결론입니다."
자신감을 내비친 이유는 명확하다. '기술력'이 월등히 좋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이 세계 2위 업체인 건 통합형 열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차량의 환기와 냉난방을 책임지면서 배터리의 적정 온도까지 유지한다. 현재 일본의 덴소를 제외하면 한온시스템이 이러한 기술을 보유한 유일한 부품사로 분류된다.
전기차 시대에서도 유리한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맞춰 벌써 새로운 냉매 재료를 구해놨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2027년부터 기존 냉매 재료인 과불화화합물(PFAS)의 사용을 금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미 전 세계에서는 유일하게 친환경 냉매로 열관리 제품을 양산 중인 상황이다.
수익성 개선 노력도 최근 들어 효과가 나타나는 느낌이다. 한온시스템의 지난해 연결 순이익은 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0% 증가했다. 순이익으로만 3000억원 안팎을 올리던 2021년 시절로 단숨에 돌아갈 묘책은 없겠지만 일단 올해도 운영 효율성 개선, 원재료 조달 현지화, 구조조정 등의 자구안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우린 쭉 잘하고 있습니다." 앞선 관계자가 끝에 덧붙인 말이다. 실제 한온시스템은 에어컨과 히터라는 어찌 보면 너무나 단순한 부품을 만들면서도 오랜 기간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다. 지금이야 시장의 찬바람을 맞고 있지만 진가가 바래지 않았으니 어느새 봄날은 또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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