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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상속세 기한 한달, 통합무산시 재원확보 불발 '오버행'상속세 5400억 중 절반 납부, 3월에서 한달 미뤄 4월 예정…구주매각 상속세 재원

차지현 기자공개 2024-03-25 07:10:22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그룹과 한미그룹이 이종산업 통합이라는 이례적이고도 중대한 결단을 내린 배경엔 상속세가 있다. 5년에 걸쳐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서 3월 말에 내야 하는 일정을 한달 미뤄놓은 상태다. 이마저도 수백억원에 달하는 적잖은 규모다. 당장 해당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통합 말고는 달리 대안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5년간 연부연납 및 연대납부…통합 고려 4차 납부시한 한달 연기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및 자녀 임종윤·주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부과받은 상속세는 총 5400억원 규모다. 송 회장이 2200억원, 임종윤·주현·종훈 사장이 나란히 1000억원 안팎의 상속세를 떠안았다.

총 5400억원의 상속세를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5년간 6차례에 걸쳐 분할 납부하고 있다. 하나의 납세의무를 여러 사람이 함께 짊어지는 연대납부를 활용하기도 했다. 오너일가 전체가 상속세를 함께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까지 절반가량을 납부한 걸로 파악된다. 앞으로 2년 동안 2000억원 이상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단순계산으로 절반을 납부했다면 3회차까지 납부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오너일가들은 지분을 팔거나 금융권으로부터 차입을 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납부했다. '환매조건부주식매매'라는 생소한 제도까지 끌어들이며 세금 납부에 안간힘을 썼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세금 납부일정이 다가오고 있다. 당초 3월 말로 예정돼 있었지만 이를 한달 뒤인 4월로 미뤄놨다. 통합 절차를 마무리하는 시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번에 얼마를 납부할 지는 알려지진 않았지만 전체 규모를 감안하면 수백억원에 달한다. 대략 700억원 안팎으로 가정하면 적잖은 수준이다. 연간 수취하는 배당금 총액이 4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너일가의 재원 마련은 꽤 심각한 문제다.

◇패키지 딜, 주총 결과 따라 딜 종결 가능성…세금 납부 불발 시 반대매매

OCI그룹과의 통합은 상속세 납부를 앞두고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선 지난해 내내 한미그룹이 투자유치를 위해 제약사 등을 만나고 다녔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을 정도다.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한 게 바로 OCI그룹과 통합이었던 셈이다.

유상증자, 구주 매각, 현물출자 등이 섞인 패키지 딜을 통해 송 회장이 손에 쥐는 현금은 대략 2775억원에 달한다. 패키지 딜이기 때문에 송 회장은 당장 이 자금을 확보하진 못했다.

오는 28일로 앞둔 정기주총에서 신주발행 의결 및 OCI그룹 측의 이사회 진입 등이 이뤄져야만 해당 금액을 송 회장이 거머쥘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 자금으로 4월 도래하는 상속세 납입 일정을 맞추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너일가에 있어 상속세는 통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당위성이기도 하다. 만일 신주발행이나 OCI의 이사회 진입이 불발되면 OCI그룹은 딜을 접겠다는 입장이다. 주주들이 반대하는 일을 강행하진 않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통합이 어그러지면 오너일가의 상속세 문제는 심각해진다. 이들 일가의 주식이 세무서에 담보로 설정돼 있기 때문에 세금을 안 내면 반대매매 등 매각이 진행되는 수순이다.

이미 오너일가는 받을 수 있는 차입은 다 끌어썼기 때문에 더이상은 쉽지 않다. 임종윤 사장은 사채까지 끌어썼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결국 다른 거래 상대방을 찾지 않으면 답이 없다. 사실상 OCI그룹 외에는 재원마련 창구가 없는 셈이다.

오너일가가 상속세를 내지 못하면 고스란히 주주들에게도 피해가 전가된다. 시장에 대규모 물량이 출회되는 데 따라 오버행 이슈 등으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주주들에게도 불안요인일 수밖에 없다.

임종윤·종훈 사장 측은 이 같은 이슈에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임종윤 사장은 상속세 납부는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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