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ELS 자율배상 '치명타'에도 대세 순응 'PB명가' 신뢰 하락·과징금 추가 리스크 차단…순익 대비 배상 규모 최고 수준
김영은 기자공개 2024-04-01 12:40:47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9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C제일은행이 홍콩 H 지수 ELS 대규모 손실에 대한 자율배상에 나선다. 외국계 은행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자율배상 미수용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대세를 거스르지 않았다. 자율 배상 미수용 시 발생할 자산관리 브랜드 신뢰 하락, 과징금 등의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모습이다.SC제일은행은 홍콩 H ELS 주요 판매 은행 중 판매 규모가 가장 낮아 배상액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연간 순이익 대비 배상액 규모는 가장 높아 올해 실적 저하를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외국계 은행 이변 없었다…배상 절차 착수

SC제일은행은 해외 본사인 SC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계 은행이다. 이에 시중은행과 달리 자율배상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했다.
실제로 SC제일은행은 그간 금융당국의 감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1월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은행의 ELS 판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음에도 홍콩 H ELS 주요 판매 은행 중 유일하게 ELS 상품 판매를 지속했다. 금융당국의 언급에 즉각적으로 ELS 판매를 중단했던 시중은행의 결정과는 다른 행보다.
그럼에도 SC제일은행은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했다. 앞서 우리·하나·NH농협은행이 잇따라 자율 배상을 결정하면서 대세를 거스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또한 29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자율배상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자율배상을 통해 자율배상 미수용시 발생할 리스크를 차단하는 모습이다. SC제일은행은 'PB 명가'라는 브랜딩을 내세우며 리테일 전략을 자산관리에 집중해왔다. 이번 배상이 소비자 보호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만큼 여타 은행과 다른 행보를 보일 시 브랜드 신뢰 하락 등의 리스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한 금감원이 자율배상 진행시 과징금 등의 제재를 감면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온 점도 이번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순익 대비 배상 비중 73%…올해 실적 저하 우려
SC제일은행은 ELS 주요 판매은행 중 판매액은 가장 낮지만 배상으로 인한 경영적 손실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말 기준 제일은행의 홍콩H지수 연계 ELS 판매 잔액은 1조2427억원이다. KB국민은행(8조1972억원), 신한은행(2조3701억원), NH농협은행(2조1310억원), 하나은행(2조1183억원) 보다 판매 규모가 낮다.
2024년 1~2월 누적 손실률 손실률 53.5%을 기준으로 SC제일은행의 추정 손실액은 약 6420억원이다. 여기에 배상비율을 40%로 설정하면 배상총액은 256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3506억원의 73.2%에 달하는 규모다. 홍콩 H ELS 판매고가 가장 높은 KB국민은행(55.7%) 보다도 순익 대비 예상 배상액 규모가 크다.
더군다나 올해 금리 하락에 따른 NIM(순이자마진) 하락이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 ELS 배상으로 인한 손실 및 투자 위축으로 인한 수수료 수익 감소를 고려하면 SC제일은행은 올해 2023년 대비 실적 저하를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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