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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new)농심' 전략 점검]'취임 4년차' 신동원 회장, 변화의 리더십 안착①그룹 2대 회장 취임 후 슬로건 변경 , 글로벌 성과 바탕 실적 '합격점'

정유현 기자공개 2024-04-05 07:26:32

[편집자주]

신동원 회장의 '뉴(new)농심'이 올해로 4년 차를 맞는다. 그룹의 2대 회장으로 취임하며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물결을 일으켰고 이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더벨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뉴 농심의 지난 3년간의 성과를 짚어보고, 신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1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60주년을 앞둔 농심은 그 어느 때보다 '젊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력 제품인 '신라면'을 통해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인 'K-푸드' 열풍을 이끌고 있는 주역 중 하나다. 창업주인 고(故) 신춘호 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아 그룹 2대 회장으로 취임한 신동원 회장(사진)이 '뉴(new) 농심'을 내세우고 젊은 조직으로의 변화를 추진한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 회장 취임 4년차를 맞은 신 회장은 글로벌과 신사업을 중심 축으로 두고 100년 기업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일단 신동원호(號)는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신 회장은 뉴 농심 전략 목표치도 상향 조정했다. 미국 라면 시장에서 1위 등극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동시에 신사업을 추진하며 지속 가능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2021년 7월 그룹 2대 회장 취임, '변화와 혁신' 강조

농심의 승계 스토리는 여타 재벌 기업과는 차이가 있다. 입사할 때부터 핵심 요직에서 임원직을 달아 빠르게 승진하는 일반적인 오너가 자녀와 달리 신동원 회장은 20대 초반 신입사원으로서 농심에 첫 발을 내디뎠다.

실무 단계도 비교적 탄탄히 거쳤다. 농심의 첫 해외 사무소이자 라면 종주국이라 불리는 일본 도쿄 사무소에 근무를 자청했을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컸다. 1987년부터 1991년까지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며 일본에 농심 브랜드를 일본 시장에 뿌리내렸고 이후 중국 시장으로도 영토를 넓혔다. 이때의 노하우가 글로벌로 향하는 농심의 자양분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40세이던 1997년 농심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신춘호 명예회장이 일찌감치 장자승계로 후계구도를 매듭지으며 신동원 회장이 후계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2세 경영 체계가 개막된 것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1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농심은 신춘호 회장 재선임건을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 신춘호 회장이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며 업계에서는 농심의 2세 경영 체제가 시작된 것으로 해석했다.

주총 이틀 후인 2021년 3월 27일 신춘회 회장이 별세하면서 1대 회장 체제가 막을 내렸다. 같은 해 7월 신동원 회장이 그룹의 두 번째 회장으로서 경영의 키를 잡으며 변화와 혁신을 통한 뉴 농심 전략을 제시했다. 기업 슬로건도 바꿨다. '인생을 맛있게, 농심(Lovely Life Lovely Food)'을 내걸며 새로운 농심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라면에 치우친 포트폴리오와 높은 국내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묻어난다. 신 회장이 이끄는 뉴농심의 전략 키워드는 글로벌과 신사업이다. 신사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스마트팜△비건푸드△건강기능식품 등 세 분야다.

뉴 농심은 단순히 사업 전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올드한 기업 이미지를 벗기 위해 조직문화를 먼저 바꿨다. 자율복장제도를 도입하고 직급 체계를 기존 5단계에서 3단계로 간소화시키며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소통의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주요 라면 제품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MZ에게 소구할 수 있는 마케팅 캠페인도 펼쳤다.

뉴 농심은 실적 부분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다. 원재료와 물류비 등 비용 증가에 따라 이익은 감소했으나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액이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3조원은 대형 식품 기업으로 분류하는 기준점으로 여겨진다.

2022년 '3조원 클럽' 진입 후 지난해는 이 수치를 뛰어넘는 3조4106억원의 영업수익을 냈다. 매출뿐 아니라 수익성도 반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9.1% 증가한 2121억원이다.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한 셈이다.


◇미국 시장 성장 본궤도, 조용하지만 존재감 키우는 신사업

농심의 호실적은 역시나 글로벌 사업이 견인했다. 미국법인 제2공장 가동 효과에 따라 유통 업체 매출이 확대된 결과다. 이를 예견했듯이 신 회장은 취임 2년이 된 지난해 7월 임직원에게 이메일 메시지를 통해 2030년까지 미국 매출을 3배 늘려 라면 시장 1위에 오르자는 목표를 천명했다.

미국 시장에서 농심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섰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탁월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신 회장의 예측은 사실상 들어맞았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는 DNA를 보유한 신 회장은 올해 국내외 시장 지배력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매출 포트폴리오 다변화 과제를 풀어줄 신사업 분야는 속도가 더디지만 꾸준히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신사업 추진은 다소 보수적이라 평가받는 식품 기업의 조직 문화에 균열을 내는 도전 중 하나였다. 사내 임직원들이 모여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실제 비즈니스화 가능한 것을 추렸다. 사내 벤처를 통해 자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인 '라이필'을 론칭했고 스마트팜도 2018년 시작된 사내조직이 시작이다.

라이필은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며 브랜드를 키우고 있으며 스마트팜의 경우 지난해 국내 스마트팜 기술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스마트팜을 수출하기 위한 MOU를 체결한 상태다. 비건 푸드의 경우 계열사인 농심태경이 진행하고 있다. 벤처 펀드에 출자를 단행하며 배양육과 스마트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푸드 밸류체인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동원 회장 체제가 시작되면서 '기존에 잘하는 것은 이어가고 개선시켜야 할 것은 바꿔보자'라는 개념으로 뉴 농심을 내세운 것이다"며 "과거 식품 회사 기업 문화와 다르게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며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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