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 임원, 실무진들을 만나면 자주 등장하는 화제가 있다. 이제 막 NH투자증권 수장 자리를 내려놓은 정영채 전 사장의 거취다. "정 사장님 이제 어디로 가시나요?" 질문을 받은 사람도 궁금해서 오히려 되묻고 각자의 추측만으로도 한동안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 마법의 주제다.취임도 아닌 퇴임 임원의 향방이 이토록 주목받는 건 자본시장 내에서의 그의 입지를 방증한다. 일부 IB들은 정영채 전 사장을 평할 때 "메사끼가 좋다"고 표현한다. 메사끼란 말은 증권가 은어다. 일본말인데 '앞을 내다보는 자질' '직관력, 눈치'의 의미로 긍정적인 의미가 강하다.
한 IB 관계자는 "메사끼가 없는 이들은 노력 대비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반면 정영채 전 사장은 감이 좋아 보는 순간 '이거 된다'라고 판단한다. 많은 이의 부러움을 사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투자에 있어서는 사실상 타고 났다는 얘기다. 타고난 재능을 지닌자의 행선지가 곧 돈의 흐름, 투자의 트렌드가 될 수있는 만큼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다수 관계자들이 내놓은 추측 중 가능성이 제일 높아 보인 쪽은 사모펀드(PEF)다. 증권사 한 고위 임원은 과거 정 전 사장과 동거동락할 때 나눴던 대화를 떠올려 냈다. "(정 전 사장이) 증권사를 은퇴하면 PEF를 해보고 싶다고 얘기하신 적이 있었어요…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전향한다면 잘 맞으실 것 같고 영향력 있는 인물 톱5 안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PEF로의 전향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IB업계에선 오히려 메사끼가 좋은 플레이어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더 많이 받아왔던 그다. NH증권의 IB역량을, 그리고 하우스 전체의 경쟁력을 최고 반열에 올려 놓은 CEO이기에 앞서 '베테랑 IB'였다.
정 전 사장이 퇴임을 앞두고 SNS를 통해 '금투사 CEO, 참 어려운 자리인 것 같다'며 지난 6년 부담감이 적지 않았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회를 담은 글에서 홀가분함과 동시에 새출발에 대한 기대감도 느껴졌다.
일각에선 기관 투자자로 전향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내비친다. 옵티머스 펀드 사태로 받은 징계에 대한 소송이 남아 있긴 하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 다수는 정 사장의 나이가 1963년생으로 아직 젊다는 것을 두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정 전 사장 또한 얼마전 거취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증권업이 아니더라도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갈 의향이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답변을 내놨다. 새로운 업종에 대한 그의 의지를 확인한 동시에 다음 행선지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진 대목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B 풍향계]IPO '날개 단' 유진증권, 예심청구 '신기록' 세우나
- 유안타증권 ROE·ROA 개선, 관계사 지분 처분 '덕'
- [선임 사외이사제 돋보기]삼성 지배구조 개선 '중간다리', 공직·학계 양갈래
- [CFO Change]DL이앤씨, 'LX·LF' 출신 김생규 재무관리실장 임명
- [2024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증대' 보성그룹, 에너지 계열사 성장세 효과
- [건설리포트]코오롱글로벌, 공사비·금융비 증가 여파 '수익성 저하'
- [건설리포트]IS동서, 환경사업 확대…'비건설' 존재감
- [캐시플로 모니터]넷마블, 현금흐름 '순유출' 끊었다
- [바이어 人사이드]인기 제품이 곧 브랜드, 집객 선봉장 역할 '델리코너'
- '적자전환' 글로벌세아, 태범으로부터 255억 차입 결정
손현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B 풍향계]거래소와 갈등 피한다…'상장 자진철회'만 10건
- 신용등급 강등 GS건설, 주관사 'NH·KB' 공식 깼다
- [Market Watch]GS건설·DL이앤씨, 건설채 투심 가늠자된다
- [IPO 모니터]ISTE, 'AI반도체' 트렌드 발맞춰 코스닥 정조준
- 저스템, JFS 수주 탄력받나…해외도 '관심집중'
- [PO 모니터]'치의학재료 대표주자' 스피덴트, 코스닥 상장 닻 올린다
- [IB 풍향계]미래에셋 vs 메리츠, 부동산 PEF '두번째 타자' 누구
- [Market Watch]상장 예심청구 '열기' 이어간다
- 상상인증권, PEF GP 비즈니스 진출한다
- [IPO 모니터]'거버넌스 바꾼' HNS하이텍, 코스닥 이전 성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