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새판짜는 가상자산 VC]벤처투자 나선 하이퍼리즘, '토큰딜 병행' 장점 어필①가상자산 헤지펀드에서 VC로 변모…1호펀드 결성 2년만에 '수익'

노윤주 기자공개 2024-04-05 08:09:26

[편집자주]

오랫동안 겨울에 갇혀 있던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봄을 맞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을 넘기는 등 시장은 다가올 '크립토 썸머'를 준비 중인 모양새다. 이에 가상자산 VC들의 활동도 덩달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내외에서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편입한 것을 계기로 블록체인 업계 사업 내용의 다변화도 예상된다. 신생기업들의 활약이 예고된 가운데 VC들도 신규 펀드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새판을 짜고 있는 가상자산 VC들의 각기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퍼리즘의 시작은 가상자산 헤지펀드였다. 2018년부터 가상자산 시장에 뛰어들어 기업과 기관의 자금을 운용했다. 국내에는 가상자산 법 규제가 없었기에 한국이 아닌 일본에 본사 설립을 결정했다. 한국과 홍콩에는 지사를 만들고 적격투자자 대상 가상자산 투자신탁과 브로커리지 사업을 이어갔다.

2022년에는 1호펀드를 결성하면서 벤처캐피탈(VC) 영역에도 진출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전도유망한 스타트업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하이퍼리즘은 쌓아 온 경력을 살려 성장 가능성 있는 시드 단계의 기업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가상자산 투자(토큰딜)와 에쿼티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는 게 하이퍼리즘 펀드의 특징이다. 발행에서 유통까지의 속도가 빠른 토큰딜을 통해 1호펀드는 2년만에 원금의 1.5배가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 이 성적을 바탕으로 올해는 2호펀드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가상자산 운용서 성과, 예비 유니콘 등극

하이퍼리즘은 같은 대학교 동문이자 자산운용 분야 꿈나무였던 두 명이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일본법인을 담당하는 이원준 대표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했다. 국내서 몇차례 스타트업을 창업 한 뒤 일본 패밀리오피스에서 근무하며 현지 경력과 인맥을 쌓았다.

한국 법인은 같은 대학교를 졸업한 오상록 대표가 맡고 있다. 오 대표는 프라이빗에퀴티(PE) 출신이다. 모간스탠리 서울지점,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등에서 근무하면서 가상자산을 틈틈히 공부했다. 이런 관심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시드라운드에서는 카카오의 일본법인인 카카오G의 투자를 받았다. 카카오G는 하이퍼리즘 팀 구성과 트레이딩 알고리즘에 점수를 줬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VIP자산운용,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스프링캠프 등이 투자사로 참여했다.

이때부터 작지만 당기순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하이퍼리즘 일본 대차대조표에 따르면 2019년 당기순이익은 810만엔(7215만원)이었다. 신생기업임에도 투자 흑자를 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2021년에는 130억원 규모 시리즈B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삼성넥스트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고 삼성넥스트, 위메이드 등도 합류했다.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8000억원이다.

◇노하우 바탕으로 벤처 시장 진출…미국·일본 유망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투자

하이퍼리즘은 2022년 1000억원 규모 가상자산 펀드를 조성하면서 벤처투자로 영역을 확장했다. 법인 기반을 일본에 두고 있기 때문에 법인 자격으로 가상자산투자(토큰딜)과 에쿼티 투자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게 하이퍼리즘의 큰 강점이다. 토큰딜은 투자 시 가상자산으로 현물출자한 뒤 피투자사의 주식 대신 이들이 발행한 토큰을 투자 대가로 수취하는 방식이다.

올해 1분기 기준 1호펀드는 총 55개 기업에 투자했다. 미소진 자금(드라이파우더)는 소액 남아 있다. 각 투자건 별 출자액은 비공개지만 건당 10만~30만달러(약 1억3500만~4억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큰딜을 병행했기에 투자회수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이퍼리즘 관계자는 "주로 토큰딜에서 평균 5배의 수익이 발생했다"며 "회수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세이, 이더파이, 오아시스, 슈퍼워크 등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안데르센호로위츠(a16z) 등 실리콘밸리 대형VC 투자를 유치한 곳들이다. 특히 세이의 투자 성과는 투자액 대비 21배에 달한다. 이더파이, 오아시스 등의 수익률도 각 19, 14배를 기록 중이다.

신생인 하이퍼리즘이 대형VC들 사이 투자 룸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가상자산 헤지펀드 경험이 있다. 피투자사들은 단순 자금 지원 뿐 아니라 자사 서비스를 직접 사용하고 성장시켜줄 전략적투자자(SI)를 원했다. 자산을 운용하면서 여러 탈중앙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던 하이퍼리즘은 이런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개발자로 이뤄진 인력 구조도 도움이 됐다. 알고리즘 트레이딩 기반 헤지펀드를 운영하고 있어 직원 중 상당수가 개발자 출신이었고 피투자사의 기술력을 검증할 수 있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비즈니스모델도 중요하지만 한 번이라도 해킹과 같은 기술적 결함이 발생하면 사업이 큰 타격을 입는다. 이에 하이퍼리즘은 기술력이 탄탄한 회사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이퍼리즘은 1호펀드의 수익률을 바탕으로 2호펀드를 조성 중이다. 일본 유력 기업과 공동GP 형태를 기획하고 있으며 규모는 1호펀드 보다 확대한 150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 목표는 '아시아 자금의 미국 크립토씬 진출'이다.

오상록 하이퍼리즘 공동대표는 "좋은 딜 플로우를 가지고 아시아 자본으로 미국 시장에 투자하겠다는 목표"라며 "미국 크립토씬에서 하이퍼리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영국 등에서 수학한 아시아 글로벌 인재를 적극 채용해 문화 차이에서 오는 간극을 줄이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