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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창투는 지금]'지정감사 3년' 높아진 경영효율성, 계속 유지될까⑦공정가치평가액 보수적 인식에 펀드레이징 '정공법'…관리보수 고점?

유정화 기자공개 2024-04-11 09:09:03

[편집자주]

1987년 설립돼 1세대 벤처캐피탈(VC)로 꼽히는 대성창투가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GP로 선정됐지만 출자자(LP) 확보에 실패하면서 잇따라 자격을 반납했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이어서 뒷말이 무성하다. 회사를 오랫동안 이끌어 온 수장이 사의를 표하고, 핵심 인력마저 이탈하면서 후폭풍도 거세다. 그간 대성창투의 '특기'로 꼽혔던 문화 컨텐츠 투자 명가 이미지도 퇴색되고 있다. 대성그룹 오너 일가가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VC의 전문성과 자율성이 퇴색될까 후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더벨은 대성창투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 대성창업투자는 회사를 둘러싼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냈다. 주요 배경은 지난 2022년 총 135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면서 관리보수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시프트업을 중심으로 보유한 포트폴리오에서 지분법 이익이 커진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대성창투는 올해 실적이 더 개선될 것이란 입장이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간 지정감사를 받으며 보수적으로 이익을 인식해왔고, 관리보수가 늘면서 재무적 측면에서 이익 체력이 탄탄해졌다는 설명이다.

◇경영지표 개선, 관리보수도 50억 고지

대성창투는 지난해 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VC업계 호황기였던 2021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최대 실적이다. 2019년에는 적자를 냈고, 2020년과 2022년엔 각각 13억원, 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대성창투는 최근 3년간 경영효율을 크게 높였다. 경영분석비율 지표를 보면 3년 전인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률은 12.5%에서 16.6%로, 영업순이익률은 11.7%에서 17.6%로 개선됐다.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먼저 대성창투는 지난 2021년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에 따라 외부회계감사인 주기적 지정대상이 됐다. 지정감사제란 회사가 6년간 감사인을 자유롭게 선임하고 다음 3년 동안은 금융당국이 지정해준 감사인을 통해 감사를 받는 제도다.

이에 따라 이전까지 외부감사를 맡던 대주회계법인과는 계약을 해지하고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성현회계법인을 지정 통지받아 회계감사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다시 대주회계법인이 외부 감사를 맡게 됐다.

지정감사인은 대성창투 재무제표에서 핵심적으로 금융상품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를 주의깊게 살폈다. 금융상품 평가방법론이나 평가를 위한 투입변수(할인율, 주가, 지수 및 개별 변수의 변동성, 영구성장률 등)를 잘못 적용해 공정가치가 왜곡될 위험이 있어서다. VC라는 특성상 투자한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비상장사다 보니 어떤 변수를 가정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손익이 크게 변동될 수 있다.

공정가치금융자산 평가액에 따라 영향을 받는 투자수익과 운용투자수익은 2020년 기준 각각 17억원과 16억원을 인식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 지정감사가 시행되고 투자수익은 4~11억원, 운용투자수익은 2~9억원에 그쳤다.

대성창투는 지정감사 기간 보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펀드레이징을 늘리는 정공법을 꾀했다. 관리보수는 펀드를 결성하면 안정적으로 수익이 창출되는 탓에 VC의 매출 안전판 역할을 한다. 지난해 대성창투의 양호한 실적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온 관리보수 영향이 크다.

관리보수는 2020년 29억원에서 2021년 32억원, 2022년 37억원, 2023년 50억원까지 매년 늘었다. 대성창투는 운용하고 있는 14개 투자조합에서 관리보수를 받고 있다. 조합별로 다르지만 결성이내 2~4년 이내는 출자약정액, 이후로 투자잔액의 2.0~2.5%를 보수로 받는다. 통상 8년 간 펀드를 운용하면 초기 4년간 투자를 하는데, 결성 이후 시간이 지날 수록 받는 관리보수는 줄어드는 구조다.

◇"올해 실적도 개선"GP 반납 꼬리표가 문제

대성창투는 올해 실적이 더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성창투 한 관계자는 "젊은 펀드들이 많기 때문에 관리보수로 회사를 운영하기에는 더 편안한 상태가 됐다"며 "지난 3년간 지정감사를 받으면서 회사 이익을 보수적으로 인식해왔고, 기대되는 회수 포트폴리오도 있어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급여, 복리후생비, 임차료 등 회사 운영에 필요한 비용이 포함된 일반관리비도 안정됐다.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36억원 수준이었던 일반관리비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86억원, 78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가 2023년 54억원까지 감소했다.

일반관리비가 줄어든 데는 역설적으로 성과보수 감소가 한몫 했다. 지난해 성과보수는 2억원에 그쳤다. 2022년(76억원) 보다 74억원가량 감소한 금액이다. 성과보수는 펀드를 운용하면서 기준수익률을 넘게 되면 받는 일종의 인센티브인데, 이중 절반가량이 직원의 성과 급여로 돌아간다. 성과보수가 늘수록 일반관리비도 커지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대성창투가 현재 구축한 안정적인 경영지표가 유지될 시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VC의 실적 안전판은 관리보수이고, 관리보수를 지탱하는 건 회사가 결성한 펀드 규모 및 사이클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최근 몇년 새 결성한 펀드의 관리보수로 매출 등을 충당하지만, 미래 먹거리를 위해 신규 펀드 결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관리보수 급감이 불가피하다.

대성창투는 지난해 이례적인 두 번의 정책금융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 반납 사태로, 1~3년간 모태펀드와 한국성장금융 출자 사업에 지원할 수 없게 되면서 사실상 펀드레이징이 막힌 상태다.

당장의 경영지표는 나아졌지만 펀드레이징이 어렵다 보니 펀드 결성, 투자, 회수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끊겼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VC 심사역은 "대성창투는 드라이파우더가 있으니 1년 펀드 결성을 못했다고 당장 큰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GP 반납 꼬리표로 당장 펀드레이징을 계획하기 어려운 상황은 갈 수록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성창투는 향후 관리보수 보다는 지분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기업가치 상승, 회수 성과에 기댈 것으로 전망된다. 정책금융 출자사업 제한 페널티가 더 뼈아프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난해 총 1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면 대성창투의 AUM은 5000억원 고지를 넘을 수 있었다.

대성창투는 2021년부터 적극적으로 투자조합을 만들어왔다. 지난해 말 대성창투는 3726억원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했는데, 이중 60% 규모를 2021년 이후 결성했다. 2022년엔 설립 이래 가장 큰 규모인 1100억원 규모의 메타버스 펀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대성창투 AUM은 2019년 2986억원에서 늘어 2021년과 2022년엔 3976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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