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외화 조달 나선 배경은 자기주식 유동화로 자금 확보...자회사 수혈·M&A 등 재원 선제적 마련 차원
윤진현 기자공개 2024-04-22 08:32:11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9일 07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에게 있어 외화 메자닌은 익숙한 조달 수단이다. 과거에도 달러화 교환사채(EB)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그럼에도 시장에선 '의문부호'가 잇따른다. 현금성 자산이 부족하지 않은 기업이 주식을 유동화해 외화를 조달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간 적극적인 계열 확장을 꾀해온 카카오가 상황이 여의치 않은 계열사들을 챙기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을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외 자회사 실적을 모두 감안, 연결 기준으로 카카오는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인수합병(M&A) 자금용이라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나온다. 과거 두 차례 해외 EB를 발행할 당시 카카오는 조달 목적 중 하나로 M&A를 꼽기도 했다.
◇상환 1년만에 채비…넉넉한 현금 자산에도 선제적 조달 '고심'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주요 외국계 증권사와 외화 메자닌 발행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는 현재 발행 방식, 시기, 금액 등 공모 구조를 고심 중이다. 카카오는 외화 조달을 진행할 때 주로 메자닌을 활용하곤 했다.
카카오가 약 4년 만에 외화 메자닌 발행을 추진 중인 배경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현금성 자산이 모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말 별도 기준 1조4393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당해 EB 미상환액 257억원을 모두 갚은데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등 막대한 자금 유출에도 재원이 넉넉했다.

그간 인수한 국내외 종속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평가하면서 손상처리한 영향이 컸다. 기업가치 손상처리액은 총 1조9891억원에 달했는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련 비용은 8892억원, SM엔터테인먼트 관련 금액은 2547억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 확장을 꾀하면서 매출액 성장세를 보였으나 동시에 비용도 크게 늘었다"며 "지난해 연결 기준 적자 전환한 만큼 자금 조달을 추진해 국내외 자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전략이 필요했다고 본다"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에게 있어 외화 메자닌은 익숙한 조달 수단이다. 앞서 달러화 교환사채(EB)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 카카오는 2020년 10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서 총 3억달러 규모의 교환사채를 마지막으로 발행했다. 사실상 0% 금리로 조달을 마친 만큼 금리 절감 효과가 컸다.
현 시점에서 EB를 발행할 경우 주가 상승을 꾀해 비용 절감을 노려볼 수 있단 점도 긍정적이다. EB의 특성상 주가가 교환가액보다 높으면 상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만일 주가가 교환가액보다 낮더라도 현저히 낮은 금리로 상환에 나설 수 있다.
여기에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선 EB 발행 당시 카카오는 조달 목적 중 하나로 M&A를 짚기도 했다. 2016년 발행 당시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후 재무부담을 완화하고자 EB를 발행했다. 교환대상을 카카오가 보유 중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주식으로 지정해 EB를 찍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입장에서 자기 주식이라는 유동성이 묶인 자금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경우 사용처는 무궁무진할 것"이라며 "자회사 수익성 개선 과제는 물론 추후 인수합병 추진 가능성도 열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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