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23일 14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는 어느 업계보다 성과에 민감하다. 돈을 쫓는 것이 업의 본질이다 보니 매년 ‘성적표’가 나온다. 수익을 창출하는 프론트 오피스, 그 중에서도 투자은행(IB) 부서는 강도가 더욱 세다. 어떤 딜을 따오느냐에 따라 숫자로 성과가 나오기 때문이다.한 대형 증권사 커버리지(Coverage) 부서장에게 성과 측정의 기준을 물었다. 어렵지 않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업계에서 이름을 알만한 사람, 대략 50명까진 한 해 어느 정도의 돈을 벌어올 수 있는지 바로 순위를 매길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정글과도 같은 증권업계에서 대신증권의 조직문화는 조금 독특한 편이다. 수익을 중시하는 것은 여느 회사와 마찬가지다. 단 성과를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다.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우기까진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결과도 보지만 과정을 더 강조한다.
딜 하나로 100억을 가져온 직원과 수수료는 벌지 못했어도 커버리지 기업을 5개 이상 늘린 직원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대신증권에선 후자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준다고 한다. 긴 시선으로 보면 고객사 네트워크 구축이 더욱 뛰어난 성과이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 부서의 성장 스토리를 보면 이런 성향이 더 잘 드러난다. 대신증권 IPO 부문은 현재 중견 하우스를 넘어 대형사와도 경쟁하고 있다. 이런 성장이 일조일석에 이뤄지진 않았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과거의 영광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IPO는 ‘낙수효과’가 강한 분야다. 들이는 공에 비해 버는 수수료는 적다. IPO 강화를 외친 곳이 많아도 성공 사례는 적었던 이유다. 대신증권의 경우 수년 동안 현 IB 부문장인 박성준 전무, IPO 담당인 나유석 전무 등에게 힘을 실어주며 ‘재건’에 성공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신청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진행한 배당정책,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을 두고 우려도 나온다.
다만 특유의 기업문화를 생각해 보면 이런 걱정이 기우라는 생각도 든다. 몸집이 커져도 구성원들에게 각인된 ‘DNA’가 바뀌진 않는다. 속도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성과체계는 자기자본이 커질수록 빛을 발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대신증권의 종투사 전환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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