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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신장학회 2024]삼성바이오에피스, '에피스클리'로 솔리리스 독점 깬다장벽 높은 희귀질환 시밀러 개발 '자체 노하우'로 극복…마케팅 사활

스톡홀름(스웨덴)=차지현 기자 공개 2024-05-26 08:01:54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성분명 에쿨리주맙)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희귀질환 포트폴리오 확장의 선봉에 선 제품이다. 8년간 개발 및 임상을 거쳐 작년 5월 그리고 올해 1월 각각 유럽과 국내 규제당국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올해부턴 유럽신장학회에서 단독 부스를 꾸리는 등 마케팅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시장 규모가 큰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과당 전구물질 미첨가로 경쟁 약물 대비 차별화를 꾀하면서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었다.

◇규제당국 허가 이후 2~3개월만 쾌속 출시…상업화 시동

에피스클리의 오리지널 제품인 솔리리스는 미국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개발사 알렉시온이 개발한 의약품이다. 2007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같은 해 6월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2021년 아스트라제네카가 알렉시온을 인수하면서 솔리리스 판권도 넘겨받았다.

솔리리스 적응증은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시신경 척수염 범주 질환(NMOSD) 중증근무력증(gMG) 등 희귀질환이다. 2주마다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방식이다. 적응증에 따라 투여 용량은 상이하다.

문제는 비싼 약값이었다. 국내 기준 솔리리스 1바이알(30㎖)의 가격은 비급여 기준 약 600만원에 달한다. 환자가 2주에 한 번 주사를 맞는다고 가정하면 한 해 약값은 4억원을 훌쩍 넘긴다. 너무 비싼 가격 탓에 사실상 보험 급여 없이는 투여가 불가능한데 과도하게 엄격한 급여 기준으로 환자의 치료 기회를 제한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 저렴한 치료제를 출시해 환자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2018년 11월 임상 개시 시점에 임상 1상과 3상을 동시 수행하는 오버랩 전략을 활용해 개발에 속도를 붙였다. 이후 2019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다국가 임상 3상을 수행했다.

에피스클리 개발 과정은 험난했다. 희귀질환 특성상 임상 환자 모집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항암제 등과 달리 희귀질환 치료제는 시장 정확한 수요에 따라 제품이 생산되고 공급된다. 이로 인해 연구개발 및 임상시험용 대조약을 구하는 게 유독 어려웠다는 게 삼성바이오에피스 측 설명이다.

다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허가받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높은 관문을 뛰어넘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작년 5월과 올 1월 각각 유럽과 국내 규제당국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제품 출시도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유럽에서 작년 7월, 한국에서 올 4월 에피스클리를 론칭하면서 상업화 첫발을 뗐다.

◇PNH서 aHUS로 적응증 확장, '솔비톨 프리'로 차별화

솔리리스는 전 세계 3조~4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작년 글로벌 매출은 31억4500만달러(약 4조40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유럽 시장 규모는 1조원 정도로 파악된다. 그동안 다른 항암제 및 자가면역질환 등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해 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에피스클리 출시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번째 전략은 적응증 확대다. 당초 유럽에서 PNH만을 대상 질환으로 허가받았으나 올 3월 aHUS로도 적용 범위를 넓혔다. 유럽 시장 내 잠재력으로 따지면 PNH보다 aHUS가 2배가량 크다.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 약물 대비 우위에 선 점도 눈에 띈다.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도전해 성공한 업체는 전 세계를 통틀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암젠 두 곳뿐이다. 암젠은 '베켐브'로 에피스클리보다 한 달 앞선 작년 4월 유럽 규제당국 허가를 따냈다. 다만 솔리리스 원개발사와 특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제품 출시는 삼성바이오에피스보다 뒤처졌다.

'솔비톨 프리'도 에피스클리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솔비톨은 의약품 안정성 제고에 도움을 주는 물질이다. 하지만 하지만 과당이나 설탕 등 과당 전구물질을 소화할 수 없는 과당 불내증 환자엔 거부 반응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투여가 금지된다. 베켐브엔 솔비톨이 포함돼 있지만 에피스클리엔 솔리톨이 포함돼 있지 않다.

또 원개발사의 특허 방허 전략에도 충분히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알렉시온은 2주에 한 번 투여하는 솔리리스의 투여 편의성을 개선, 8주에 한 번 투여하는 '울토미리스'를 판매 중이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 여전히 솔리리스 처방 수요가 존재하고 울토미리스가 진입하지 못한 시장도 많은 만큼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보유 제품 중 처음으로 에피스클리 직판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유럽신장학회에서 단독 부스를 꾸리는 등 에피스클리 마케팅 활동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이번 학회에 삼성바이오에피스 유럽 법인장, 마케팅 담당자 등도 총출동한다. 반면 암젠은 이번 학회서 전시나 발표 등 별다른 홍보 활동을 진행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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