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세력' 확보 쉽지 않은 한솔케미칼, DI동일과 지분교환 무산 대주주 지분 활용한 협력 방안 검토했지만 교환하지 않기로 결론
김위수 기자공개 2024-05-31 08:09:3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13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케미칼이 대주주의 지분 일부를 DI동일 자사주와 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무산됐다. 주식 교환은 사업적 시너지를 도모하는 동시에 오너가의 낮은 지분율을 방어하면서 지분을 처분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한솔케미칼은 다른 우호군을 찾아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솔케미칼은 DI동일과 지분을 교환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솔케미칼 관계자는 "실무진 간 미팅 등을 진행하며 지분교환을 검토하기는 했다"며 "지난 4월 중 지분을 교환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한솔케미칼이 DI동일과 지분교환을 검토한 표면적인 배경은 이차전지 사업에 있어서의 협력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에 필요한 정밀화학제품을 생산하는 한솔케미칼은 이차전지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 상태다. 이차전지 소재인 음극 바인더, 분리막 바인더, 실리콘 음극재 등 사업을 진행 중이다. DI동일은 자회사인 동일알루미늄을 통해 이차전지 양극재에 필요한 집전체인 양극박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형태의 협력 방안을 검토한 데에는 지분율 하락 없이 지분을 현금화하기 의도가 깔려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은 지난 2022년 3월 아버지인 조동혁 회장으로부터 15만7000주(1.39%)를 증여받았다. 당시 조 부회장이 물려받은 지분의 재산가치는 약 36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중 60%에 해당하는 216억원이 증여세로 계산된다.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증여세를 납부한다면 매년 약 35억원을 내야 한다.
조 부회장은 2022년 5월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40억원을 차입했다. 올해 중 차입계약을 갱신해 35억원이 대출잔액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또 추가로 35억원을 대출받으며 주식담보대출 규모가 7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자율은 각각 4.6%, 4.78%다. 대출 규모와 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로 분석된다.
이처럼 세금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지분을 현금화할 방안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한솔케미칼 오너가 경영인들의 낮은 지분율이다. 조동혁 회장의 지분율은 7.5%, 조연주 부회장의 지분율은 5.57%다.
두 사람을 포함한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을 다 더해도 15.08% 수준이다. 국민연금공단과 블랙록이 각각 10.92%, 6.09%의 지분을 보유 중인데 이들의 지분만 더해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을 넘어서는 상황이다.
향후 조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추가로 넘겨받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현금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데, 지분율이 더 이상 낮아져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우호 기업과의 지분 교환은 지분율을 지키면서도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는 '묘수'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두 기업간의 지분교환은 성사되지 않게 됐다. 우선 두 회사간의 사업적 접점이 그리 크지는 않다. 한솔케미칼의 이차전지 주력 제품은 음극재, DI동일의 이차전지 제품은 양극박이다.
이와 더불어 DI동일이 소액주주들과 각을 세우고 있는 점이 부담이 됐을 수 있다. DI동일의 소액주주연대는 올 이사회에서도 주주제안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DI동일 입장에서는 자사주를 교환할 경우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에서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데다가 DI동일의 경우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한솔케미칼에서는 DI동일과의 지분 교환이 향후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분 교환은 무산됐지만 양사의 협력 가능성이 아예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와 별개로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한솔케미칼의 물색 작업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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