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다시 뛰는' 외국기업 IPO…삼성, '경험+브랜드파워' 선두거래소 부담 완화 의지, 예비상장사 '기웃'…삼성증권 올해만 3건 수임
윤진현 기자공개 2024-06-11 07:31:1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5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이후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외국기업이 다시금 시동을 걸고 있다. 조달 수요는 높았으나 시장 여건이 여의치 않아 약 3년간 상장 이력은 전무했다. 다만 지난해 거래소가 진입 부담 완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분위기가 바꼈다.눈길을 끄는 건 삼성증권의 주관사 선정 트랙레코드다. 올 들어 미국과 영국 소재 법인의 상장 주관사 직을 연이어 따냈다. 특히 영국 소재 법인인 테라뷰의 경우 상장이 현실화하면 영국 기업의 첫 IPO로 기록될 전망이다.
예비 상장사들은 삼성증권의 과거 해외 IPO 주관 이력이 주된 선정 배경이지만, 브랜드파워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해외 기관 투자자 모집도 고심 중인 만큼 글로벌 마케팅 과정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한단 의미다.
◇미국계 미미박스도 'IPO 채비'…외국 기업 상장 재개 '기대감'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미박스가 최근 삼성증권을 IPO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현재 계약 체결을 마무리 짓고 긴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미박스는 본사를 미국에 두고 있는 기업이다. Memebox Corporation이 미미박스의 주식 100%를 소유하는 구조다. 이에 상장 추진 시 외국기업의 IPO 요건을 맞춰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2010년 설립된 미미박스는 전체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중 북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이른다. 앞서 글로벌 벤처캐피탈의 투자 역시 다수 유치했다. 2019년 시리즈D 투자까지 마무리했는데, 당시 투자액은 395억원에 달했다. 누적 투자액은 2000억원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미미박스는 추후 삼성증권과 함께 IPO 준비 절차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IPO를 하기 위해선 외형조건과 질적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한다. △기업규모 △주식 분산 요건 △경영성과 요건 등이 담긴 외형조건은 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지를 검증하기 위한 기본 전제에 속한다.
외국 기업의 국내 상장이 점차 줄면서 2021년 이후로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글로벌 우량 기업의 국내 상장 유치 역량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일부 상장폐지를 겪은 기업들의 영향도 컸다. 2007년 중국기업 중 처음 국내 증시에 상장한 3노드디지탈그룹유한공사가 상장폐지됐다.

결국 거래소가 지난해 3월 외국기업의 진입 부담 완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외국 기업의 기술특례 상장 시 상장 주선인의 자격을 완화했다. 3년래 기술성장 기업의 상장 주선 실적이 있고, 부실 기업의 주선 실적이 없을 경우로 수정했다. 여기에 외국기업의 예비심사 청구 시 자회사 관련 제출 서류를 간소화했다.
이후 글로벌 기업의 국내 상장 시도는 올 들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주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건 삼성증권으로 여겨진다. 삼성증권은 올해만 미미박스를 비롯해 총 3곳의 해외 기업 주관 기회를 얻었다.
예비 상장사들의 업종도 보다 다양하다. 영국계 기업인 테라뷰의 경우 테라헤르츠 광 솔루션을 개발하는 테크 기업에 속한다. 미국계 기업인 포인투테크놀로지는 유선통신 케이블인 E-튜브를 생산하고 있다.
이렇듯 삼성증권이 주관 트랙레코드를 연이어 쌓고 있는 배경으론 과거 해외 IPO 이력이 꼽힌다. 이는 거래소의 심사 방향성과도 밀접한 영향이 있다. 거래소는 외국기업의 IPO 사전 심사 시 상장 주선인의 Due Diligence(실사) 기간과 경과, 참여인력 등이 기재된 D/D 실사 보고서를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
사전 협의 기간에 상장 주선인의 D/D 보고서에 미흡한 점이 발견되면 전체 일정이 미뤄지기도 한다. 그만큼 예비 상장사들도 과거 IPO 트랙레코드를 꼼꼼히 확인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삼성 브랜드파워도 무시할 순 없다.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과정에서 강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탓이다. 삼성증권의 글로벌 마케팅 역량은 국내 하우스 중에도 높은 편으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D/D 보고서는 상장 사전 절차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라며 "과거 해외 기업 IPO 트랙레코드를 보고 이 점을 가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증권이 최근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배경으론 이 트랙레코드도 있으나 브랜드파워도 한몫하는 듯하다"며 "마케팅 역량도 중요한 선정 근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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