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이동채, 회장 아닌 상임고문으로 복귀한 이유는 9개월 조기 출소로 빠른 회장 복귀는 부담 컸을 듯
정명섭 기자공개 2024-09-12 07:21:33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0일 08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의 이동채 전 회장(사진)이 지난달 중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지 약 3주 만에 복귀했다. 그가 에코프로그룹의 최대주주인 점을 고려하면 예견된 수순이다. 그러나 복귀 자리는 회장이 아닌 상임고문이었다. 이번 특사로 9개월가량 일찍 출소해 곧장 회장직에 오르는 데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이 전 회장은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11억원 넘는 주식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다만 그의 혐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라 취업제한과는 무관해 경영 복귀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에코프로의 지분 18.8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언제 경영복귀를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은 지위다. 책임경영, 주주가치 제고 등 지배구조 평가에 있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가 복귀할 자리로 상임고문을 택한 건 회장으로 직행하는 데 대한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회장은 이번 특사로 9개월의 형기를 감면받았다. 최소한 조기 출소로 얻은 기간 만큼은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에코프로그룹은 대내외 시선을 고려해 이 전 회장의 복귀 시점에 대해 함구해왔다.
그러나 이 전 회장 입장에서 '에코프로 최대주주', '전 회장'이라는 타이틀만으로는 경영활동을 하기에 무리가 있었다. 그는 지난달 출소 직후부터 정상적으로 출퇴근해 미래 전략을 구상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상임고문은 이사회 의결만으로 오를 수 있는 자리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대표이사 회장으로 복귀하려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해야 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재계 일각에선 이 전 회장의 회장직 복귀 또한 시간 문제라고 본다. 현재 대외적으로 '전 회장'이라고 불리는 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을 회사에서 오래 보고있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전 회장은 이날 충북오창 본사에서 중국 전구체 제조사인 GEM의 허개회 회장을 만나 GEM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출소 후 첫 공식 행보다. 니켈 제련을 맡을 계열사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다.
이 전 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에코프로그룹은 전기차 산업의 캐즘 여파로 실적 성장세가 꺾였다. 에코프로의 매출은 작년 1분기 2조644억원에서 매분기 줄어 올 2분기엔 864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824억원이던 영업이익은 54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에코프로그룹은 양극재 생산을 맡고 있는 핵심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양극재 생산능력 확충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 하반기 중 확정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에코프로그룹이 투자 속도조절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회장은 당장 배터리 산업에 드리운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NPL 자금조달 리포트]대신F&I, 공격적 투자에 단기조달 확대…NPL 매입 '적기 대응'
- [교보생명 SBI저축 인수]1위 저축은행 PBR 0.95배, 상상인그룹은 '난색'
- [Policy Radar]금융당국, SKT 사태 '비상대응본부' 구성
- [은행경영분석]농협금융, 예대업 약화…낮아진 비은행 기여도 '설상가상'
- [여전사경영분석]우리금융캐피탈, 대손비용 부담 확대로 실적 개선 제동
- [금융 人사이드]캠코 사장 단독후보에 정정훈 전 세제실장…'자본확충' 첫 시험대
- [은행경영분석]제주은행, 90% 넘는 지역 의존도…가파른 연체율 상승세
- [은행경영분석]BNK금융, 건전성 지표 저하 '밸류업 복병' 부상
- [금융사 KPI 점검/하나은행]본사 정책 평가 강화, '건전성·손님만족' 항목 힘줬다
- [Policy Radar]보험업법 규제 기준 킥스비율 130%로 낮아진다
정명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제일기획, 비수기에도 호실적…'신·구 광고' 조화
- 미, 동남아 우회 중국 태양광 제재…빛보는 OCI홀딩스
- 에쓰오일 "미 관세 직접 영향 미미…글로벌 석유 수요는 줄듯"
- SK에코플랜트, SK온과 '닮은꼴'
- 'IPO 숙제' 남은 SK에코플랜트, SK머티리얼즈 품는다
- [효성티앤씨 밸류업 점검]'배당성향 20% 이상'...분사후 배당정책 첫 수립
- [Sanction Radar]중국·인니·태국산 'OPP필름' 반덤핑관세 2차 연장, 국내기업 안도
- 원가부담 커진 SGC에너지, 발전사업 '기대이하'
- '흑자전환' 한화솔루션, 미 주택용 에너지사업 실적 견인
- OCI, 분사 이후 첫 순손실...'피앤오케미칼' 인수 여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