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 IPO]1.7조 본사 송금, 전략적 투자 결단 가속화인도법인 보유 현금 973억으로 감소…첸나이 공장 투자 등 시작
이호준 기자공개 2024-10-14 15:04:59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09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는 글로벌 주요 거점에 많은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인도법인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만 미국 판매법인(HMA)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이익(5100억원)을 거두고 있다. 전년 대비 19% 증가하며 수익 성장세도 뚜렷하다.그러나 현대차가 인도법인으로부터 수령하는 배당을 공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배당금 규모는 알 수 없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배당 수취액은 4조45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7700억원 가량 증가해 어느 특정 종속법인으로부터 상당한 금액을 받은 것으로 시장은 추정할 뿐이었다.
이번 기업공개(IPO)로 그 배당 효자는 역시 인도법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현대차가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제출한 RHP에 따르면 인도법인은 올해 1분기 중 특별배당 명목으로 약 1조7349억원(약 1079억루피)을 본사에 올려 보냈다. RHP는 국내 증권신고서와 비슷한 개념으로 확정된 공모가와 공모일, 투자위험요소 등을 모두 포함한 서류다.
특별배당이란 결산 후가 아닌 사업연도 기간에 실시하는 배당을 의미한다. 통상 회사가 일정 기간 내에 예상했던 이상의 큰 이익을 얻은 경우에 주주에게 배당한다.
인도법인은 순이익이 2020년 2212억원에서 지난해 9211억원으로 늘어나는 사이 쌓였던 현금을 풀어 사용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RHP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의 보유 현금은 특별배당 이후 약 973억원으로, 전년 말 1조7741억원에서 크게 감소했다.

어엿한 배당 수익원으로까지 자리 잡은 셈이다. 물론 현대차의 1분기 별도 현금이 10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보면 특별배당이 본사 재정을 채우기 위한 조치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인도법인 IPO와 관련해 "현지 시장에 더욱 친화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인도 시장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인도에서 판매된 현대차의 전략 차종인 '크레타'가 지난해 현대차 전체 판매량의 25% 이상을 차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 정책과 시장 환경에 맞춘 전략도 구축하고 이를 위한 추가적인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이 경우 해외법인이 현금을 보유하기보다는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의 제너럴모터스(GM) 탈레가온 공장 인수 사례에서 보듯 신속한 의사결정은 본사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 본사가 인도 시장에 직접 투자하면 영향력과 통제력을 강화하면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인도법인 IPO가 구주 매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는 보유한 인도법인 주식 8억1254만주 중 17.5%인 1억4219만주를 처분할 계획이며 예상 공모 금액은 4조2000억~4조4000억원이다. 이 자금은 인도법인이 아닌 현대차 본사로 들어오게 된다.
인도법인의 시가총액을 산출하면 최대 26조원에 이른다. 시장가치로만 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현대차(51조5164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공룡 기업이다. 그만큼 인도법인은 단순한 해외법인을 넘어선 위상을 가지게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미 본사의 주요 의사 결정은 진행 중이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CFO)은 지난 8월 '2024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인도 첸나이 공장 합리화에 80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5월 타밀나두주 정부와 10년간 2000억루피(약 3조24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만큼 적극적인 자금 집행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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