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9월 국민연금공단 적립금은 1000조원을 넘어 글로벌 연기금 중 3위로 발돋움했다. 설립 35년 만이다. 행정공제회나 교직원공제회 등도 출자규모가 상당하다. 해외 출자비중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연기금, 공제회는 물론 은행들도 앞다퉈 글로벌 투자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글로벌 투자시장에서 국내 LP(기관투자자)들의 위상은 높아졌지만 정작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는 애를 먹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의 '악셀사태'다. 신한금융 등 약 10곳의 굵직한 국내 금융기관들이 악셀그룹 인수금융 딜에 참여했다가 KKR의 부채축소 요구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국내 대주단들은 KKR의 대응방식을 지적하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실적이 악화되는 사례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대주단에 처음부터 솔직하게 진행사항을 공유해야 하는데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다가 대주단의 동의가 필요할 때에서야 요구사항을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과 국내 투자 시장의 환경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PE 시장은 LP 풀이 제한적인 만큼 '끈끈한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실적 상황이 안 좋더라도 꾸준히 소명 기회를 찾는 이유다. 그래야 장기적인 출자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
반면 글로벌 PE 플레이어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 KKR과 같은 글로벌 PEF 입장에서 국내 대주단은 수많은 글로벌 기관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계보다는 단기적인 투자 회수 실적에 더 목을 맨다.
국내 대주단들은 악셀사태를 맞아 부랴부랴 글로벌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조치는 물론 향후 KKR이 투자하는 딜에 투자를 반려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곳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내 대주단들이 단일화된 의견으로 글로벌 플레이어들에 맞서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 진출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악셀사태를 통해 국내 기관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해졌다. 좀 더 철저하고 꼼꼼히 투자 구조를 짜두는 것, 이를 통해 '제2의 악셀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계기로 국내 금융기관들이 해외 출자시장 위상에 걸맞는 대우를 스스로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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