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운용사, 국내 실물 부동산 시장서 이탈할까 유동성 가뭄서 딜 전반에 부정적 영향 미칠 듯
이명관 기자공개 2024-12-11 08:30:5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14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3일 갑작스레 선포됐던 비상계엄이 3시간여 만에 일단락됐지만, 여진이 상당한 상태다. 환율리스크가 부각됐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장탈출이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 전망도 나왔다.이 가운데 시장에선 부동산 실물거래에도 적잖은 여파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비상계엄으로 한층 국내 정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특히 실물자산 거래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코어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국내 시장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몇몇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2025년 사업계획에 국내 투자 비중을 축소하거나 지양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연간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의 불안한 정세가 한층 부각되는 이벤트가 발생했고,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글로벌 운용사들이 생각하는 국내 리스크가 한층 부각됐다"며 "정치적인 리스크가 사그라들기 전엔 투자를 자제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간 글로벌 운용사들은 국내 부동산 시장의 큰 손이었다. 특히 코어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운용사들은 국내 시장의 여전한 잠재력에 계속해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시장에 유동성이 마른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글로벌 운용사들의 역할은 한층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 매각 중인 서울파이낸스센터(SFC)와 같은 대형 오피스 거래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서울파이낸스센터의 경우 몸값만 1조원을 상회한다. 매도자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의 매도호가는 평당 4000만원인데, 빌딩의 연면적을 고려한 전체 가격은 1조4500억원에 이른다. 이 정도 매물을 인수하기 위해선 통상적인 담보대출비율(LTV)을 고려할 때 절반가량의 에쿼티 조달이 필요하다. 대출을 제외하고 6000~7000억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이러한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여력이 있는 곳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이미 굵직현 대형 딜들이 성사되고 있는 터라 시장에 자금이 말랐다.
올해 랜드마크 딜로 꼽히는 강남 더에셋과 광화문 디타워 모두 새주인을 찾아갔다. 인수자가 결정됐고, 자금조달이 진행 중이다. 더에셋은 삼성SRA자산운용이, 디타워는 NH리츠운용이 각각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오피스 빌딩에 붙은 가격은 더에셋 1조1000억원, 디타워 9000억원 등 총 2조원에 이른다. 담보대출을 고려하더라도 에쿼티로만 모아야할 자금이 1조원에 이르는 셈이다.
해당 오피스들의 경우 코어 자산으로 분류되는 곳들이다 보니 기관들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을 수 있다. 안정적인 배당수익과 향후 이어질 시세차익까지 기대케하는 터라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결국 대형딜임에도 조달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1조원에 이르는 기관 자금이 이미 꼬리표가 붙은 셈이다.
결과적으로 서울파이낸스센터를 비롯해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강남N타워, 엔씨타워 등 대형 오피스 빌딩들의 최대 화두는 조달여력이 될 전망이다.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입찰이 진행된 서울파이낸스센터의 경우엔 미국 부동산 운용사인 벤탈그린오크(BGO)이 입찰에 참여하기는 했다. 다만 글로벌 운용사들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변화된 분위기를 고려하면 인수전 완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생긴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빠르게 국정이 정상화되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이슈가 해소돼야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며 "이전까지는 글로벌 운용사들의 입장에선 보수적으로 투자의사결정을 미치는 게 당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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