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데이터 품은 스틱-캑터스, 저가 인수·리스크 헷지 '안도' 바이아웃 투자로 딜 전환, 차익 실현·오너리스크 해소 기대감
김예린 기자공개 2024-12-23 08:11:06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15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이하 스틱-캑터스)의 티맥스데이터 투자가 바이아웃 형태로 전환된 가운데 이들 위탁운용사(GP)는 물론 출자자(LP)들까지 안도의 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저가에 경영권을 사들인 데다 일각에서 제기한 리스크도 해소한 영향이다.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캑터스는 티맥스데이터 보유 지분율을 94%로 끌어올렸다. 지난 8월 티맥스데이터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72%를 취득한 뒤, 최근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 측으로부터 지분 22.4% 전량을 무상 증여받으면서다. 나머지 5%대 지분은 티맥스데이터 자회사들이 보유한 상황으로, 사실상 스틱-캑터스가 모든 경영권을 손에 넣었다.
스틱-캑터스가 박 회장의 무상증여 결정을 이끌어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이후 과정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티맥스데이터 투자 당시 활용한 펀드의 LP들과 인수금융 대주단의 동의를 빠르게 얻어내면서다. 무상증여를 호재로 여기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추가 자금 투입 없이 그로쓰캐피탈 투자를 바이아웃 건으로 전환해 알짜 회사들을 품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티맥스데이터는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티베로를 지배하는 티맥스그룹 내 중간지주사다. 티맥스소프트는 국내 미들웨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고, 티맥스티베로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 공공조달 1위 업체다. 모두 입지와 현금흐름이 탄탄해 티맥스그룹 계열사들에 자금을 수혈하는 역할을 해왔다. 알짜 기업들을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사들인 만큼 밸류업을 통해 높은 몸값에 기업공개(IPO)하거나 매각하면 큰 차익을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본래 스틱-캑터스는 투자금 절반은 이자를 포함해 회수하고, 나머지는 IPO로 엑시트할 계획이었다. 티맥스데이터 별도로 상장하거나 티맥스데이터·티맥스소프트·티맥스티베로를 티맥스에이앤씨와 합쳐 상장하는 구조를 짰다. 박 회장이 티맥스그룹 전체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본인이 최대주주인 티맥스에이앤씨와 통합해 상장하는 것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합병법인으로 상장할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다만 FI들의 바이아웃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일찍이 거론됐다. 투자 후 3~4년 내 상장해야 하고, 그 전에 티맥스그룹이 FI들 지분 절반을 원금에 내부수익률(IRR) 15%을 보장한 금액으로 상환하기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IRR까지 감안하면 박 회장 측은 최소 7000억~8000억원이 필요하다. 티맥스소프트·티맥스티베로에서 나오는 배당금으로 마련하기는 터무니없이 큰 금액으로, 티맥스에이앤씨가 현금창출력을 급격히 끌어올리거나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
문제는 티맥스에이앤씨가 자금난에 허덕이는 적자 기업이란 점이다. 티맥스에이앤씨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을 통합한 플랫폼 '슈퍼앱'을 개발하는 계열사로, 인건비와 연구개발비에 수천억원을 쏟아왔다.
현재는 이전처럼 계열사 지원도 받지 못해 임금체불 문제를 겪는 상태다. 스틱-캑터스는 티맥스소프트·티맥스소프트가 티맥스에이앤씨에 자금을 대려면 FI들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조건 아래 투자했다. 티맥스에이앤씨 경영권 변동을 수반하는 펀딩 시에도 동의를 얻어야 한다. 중간 상환을 위해서는 사실상 외부 투자 유치가 불가피한데, 경영권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조달하려면 기업가치를 3조원가까이 인정받아야 한다. 단기간 도달하기엔 어려운 몸값이다.
중간 회수 불확실성을 감안해 스틱-캑터스는 상장 전 미상환 시 박 회장 측의 티맥스데이터 잔여지분을 몰취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상황에 따라 3~4년 이후에나 바이아웃으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됐는데, 박 회장의 무상증여로 시기가 다소 앞당겨졌다.
오너리스크도 사라졌다는 평가다. 스틱-캑터스가 티맥스데이터 투자를 위해 펀딩하던 당시 일부 LP들은 박 회장의 신뢰도에 대한 엇갈린 평판, 주주 간 계약 이행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드롭하거나 투자 규모를 줄였다. FI들과 동고동락하는 과정에서 IPO나 투자금 상환에 실패할 경우, 슈퍼앱 개발에 차질이 생기는 등의 상황에서 FI들과 박 회장 간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리스크 헷지와 함께 새 주인으로 올라선 스틱-캑터스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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