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CB 셀다운 난항…주관사 미래에셋 '난감' 기관투자자 외면에 개인 대상 쪼개팔기 시도…지속적 거버넌스 리스크 '악재'
이지혜 기자공개 2024-12-26 08:04:05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10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의 전환사채(CB) 물량이 여전히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와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은 CB를 발행하기에 앞서 확실한 투자자들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달랐다. 하이브에서 각종 악재가 연이어 불거진 여파다.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하이브 CB를 수십억원 단위로 쪼개 매각하고 있다. 일부 물량은 개인 투자자에게 셀다운됐다. 그만큼 CB를 매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CB는 대형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하기에 개인투자자에게 순서가 돌아오지 않는다”며 “그러나 하이브 CB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의사를 잇달아 철회한 데다 연말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 시점까지 겹치면서 일부 개인투자자에게도 기회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매각 중인 CB는 하이브가 올 10월 17일 발행한 사모채다. 하이브는 올 들어 주가가 급락하자 2021년 발행했던 CB에 대한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요구가 빗발쳤고 차환을 위해 약 4000억원 규모의 CB를 새로 발행했다. 주관사를 맡은 미래에셋증권이 3900억원을 인수했고 나머지 100억원은 미래에셋캐피탈이 맡았다.
해당 CB 발행 당시 하이브와 미래에셋증권은 사실상 셀다운이 이미 다 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이브의 펀더멘탈에 대한 믿음을 근거로 기관투자자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여 차환 발행에 나선 것이란 입장이었다. 덕분에 과거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CB를 차환 발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 조건은 좋았다. 2021년 발행분과 동일하게 표면이율은 0%로 설정됐지만 주목할 점은 할증률이었다. 2021년에는 기준주가 대비 10% 할증해 전환가액을 설정했지만 이번에는 20% 할증된 21만8000원으로 전환가액을 책정했다. 또한 리픽싱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셀다운 결과는 좋지 않았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를 비롯해 시장 관계자 다수가 하이브 CB의 셀다운이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미래에셋증권이 내년 초까지 셀다운을 진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하이브 CB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건 하이브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해 커지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주요 리스크로는 어도어 사태로 촉발된 뉴진스의 이탈 가능성이 꼽힌다. 뉴진스는 하이브에서 약 1000억원의 매출을 창출하는 주요 걸그룹 IP(지적재산권)다.
오너 리스크도 문제가 되고 있다. 방시혁 이사회 의장이 하이브의 IPO(기업공개) 당시 사모펀드 운용사와 이면계약을 맺어 4000억원가량의 수익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방 의장이 사모펀드와 맺은 주주간계약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 중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하이브의 주가나 내년 실적 전망과 별개로 거버넌스 리스크와 어도어 사태 등 각종 잡음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하이브 CB에 대한 고객 문의가 와도 리스크를 먼저 짚어주며 경고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하이브 CB 물량은 거의 셀다운 됐다”면서도 “현재 남은 CB물량이 얼마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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