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아워홈 인수 추진]'이례적 정관상 우선매수권' 법조계, 무효 가능성에 '무게'상법상 금지된 주식양도 제한 해석, 무효시 이사회 승인만으로 지분 매각 가능
감병근 기자공개 2024-12-26 08:05:12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14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아워홈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아워홈 오너일가를 대상으로 하는 정관상 우선매수권의 효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정관 조항이 상법 규정 위반으로 무효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이 경우 한화그룹의 아워홈 경영권 확보에는 별다른 걸림돌이 없을 전망이다.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아워홈 지분 100% 인수를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아워홈 지분은 오너일가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38.56%), 장녀인 구미현 회장(19.28%), 차녀인 구명진씨(19.6%), 삼녀인 구지은 전 부회장(20.67%) 등이 나눠 보유하고 있다.
현재 장남을 포함하는 장녀 측과 한화그룹의 협상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삼녀 측에서는 장녀 측이 추진 중인 이번 매각 절차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주장 외에는 별다른 의사표시가 없는 상황이다.
삼녀 측은 아워홈 정관에 기재된 우선매수권 행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워홈 정관 9조 3항은 기존 주주가 주식을 양도할 경우 주주명부상 다른 주주에게 우선적으로 주식을 양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주가 오너일가 4남매로만 구성된 점을 고려하면 서로에게 우선매수권을 보장하는 조항이다.
이 조항이 유효하다면 삼녀 측은 장녀 측이 매각하려는 지분을 한화그룹보다 먼저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삼녀 측이 자신들과 동등 이상의 조건을 제시한다면 딜 진행이 어려울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해당 정관 조항이 무효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조항을 상법이 허용하지 않는 형태의 주식양도 제한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법은 이사회 승인 외에 주식 양도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는 주식의 타인 양도성을 원칙으로 보고 이사회 승인 외에 가중된 제한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르면 남매간 우선매수권을 보장하며 주식 타인 양도를 제한하는 아워홈 정관은 상법 위반이 된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아워홈 우선매수권 관련 조항은 약정을 가중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주주의 주식 양도를 금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조항은 주주의 투하자본 회수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내용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매수권 관련 정관 조항이 무효라면 한화그룹은 장녀 측 지분을 인수해 아워홈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장녀 측은 이사회 승인만 얻어도 보유 지분을 한화그룹에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워홈 이사회는 올 상반기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장녀 측이 완전히 장악한 상태다.
여기에 장녀 측은 삼녀 측에게 지난 9월부터 우선매수권 행사를 지속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정관상 우선매수권 조항이 유효로 판단된다고 하더라도 삼녀 측의 지분처분금지 가처분신청 등이 인용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녀 측이 이번 한화그룹과 거래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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