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지배구조 점검]삼성생명, 내부 의존도 높은 CEO·사외이사 후보군 관리삼성 금융 계열사 불변의 등용문…내부 경영진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군 비중 85%
김영은 기자공개 2025-03-28 12:55:07
[편집자주]
금융권에서 가장 만기가 긴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업권 특성상 장기적 관점에서의 '안정 경영'을 중요시하는 곳이다. 그러나 새 회계제도 도입 이후 단기 성과 중심 영업 기조가 만연해지며 경영 문화 개선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보험사는 은행권과 비교해 지배구조의 질적 수준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사 지배구조와 이사회 운영 현황 등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14시4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최고경영자 및 사외이사 등 이사회 핵심 멤버 구성시 내부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의 최고경영자 후보군은 부사장 이상의 내부 경영진 및 삼성 금융 계열사 고위 임원으로 한정되어 있다. 외부 출신 인사는 선임 고려 대상이 아니다.사외이사 후보군을 관리할 때에도 내부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후보군 중 85%가 내부 경영진의 추천을 통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은행 지주가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외부 자문기관을 통한 사외이사 추천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룹 금융 계열사 사장·부사장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자 후보군
2024년 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말 기준 43명의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후보군은 삼성생명을 포함한 삼성 그룹 금융 계열사의 부사장 이상 고위 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삼성생명 내부 후보군이 12명, 그 외 계열사 후보군이 31명이다. 삼성화재가 13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삼성증권(9명), 삼성카드(6명), 삼성자산운용(3명) 순이다. 43명 전원 관계사에서 추천받아 후보군 명단에 올랐다.
삼성생명은 최고경영자를 모두 그룹 내부 인사로 수혈해왔다. 역대 대표이사 이력을 살펴보면 옛 동방생명에서 삼성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했던 1989년 이후 35년여간 대표이사는 모두 삼성 그룹 내에서 배출됐다. 최근에는 같은 보험사인 삼성화재 CEO 자리가 금융 계열사 맏형인 삼성생명 CEO의 등용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 또한 직전에 삼성화재 대표를 거쳤다.
삼성생명의 최고경영자 선임 및 후보군 관리 관행은 은행지주와는 차이가 있다. 4대 시중은행은 내외부 출신 후보자를 골고루 최고경영자 후보군으로 관리한다. 지난해말 기준 4대 지주의 평균 후보군 규모는 내부 출신 7명, 외부 출신 9명으로 외부 출신 인사가 더 많았다.
소유 분산 기업인 은행지주와 달리 지배주주가 명확한 탓에 삼성생명에는 삼성 그룹의 CEO 선임 기조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삼성의 핵심 계열사는 전반적으로 그룹 차원의 전문경영인 육성 과정을 통해 검증한 인재를 대표이사 자리에 발탁한다.
◇사외이사 후보군 40명 중 34명 경영진 추천…외부 자문기관 '0명'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 또한 내부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사외이사 후보군 40명 중 34명은 삼성생명 내부 경영진의 추천을 통해 이름을 올렸다. 그 외 사외이사를 통한 추천이 5명, 지원부서인 이사회사무국(인사팀 총무P)의 추천이 1명 있었다. 주주 또는 외부 자문기관을 활용한 추천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역시도 은행 지주와 상반된 모습이다. 은행 지주는 최근 사외이사 추천시 외부 자문기관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선제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신한금융의 경우 2018년부터 내부 조직인 지원부서의 사외이사 추천 권한을 폐지하며 외부 자문기관, 사외이사및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주주만이 권한을 가진 시스템을 구축했다.
다만 사외이사 후보군 규모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22년 25명, 2023년 31명, 2024년 40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후보군의 전문 분야도 필요한 역량에 따라 세분화하여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재무/회계(13명), 경제(5명), 법률(5명), 보험/보건(6명), ESG(5명), 디지털/IT(4명), 사회과학(2명) 분야로 나눠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다양성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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