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CFO]'내실' 장인화호 포스코의 핵심 조력자, 김승준 부사장①2년 단위 초고속 승진 눈길, ROIC 기반 저수익·비핵심 사업 '옥석 가리기' 임무
박기수 기자공개 2025-03-20 08:20:55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6시0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말 포스코홀딩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군살을 빼기로 선언했다. 저수익 자산들을 과감하게 정리한 뒤 가용 현금을 성장 사업에 투자해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철강 업황 부진과 캐즘이라는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2년 차를 맞이한 장인화호 포스코그룹의 재무 조력자로는 김승준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가 꼽힌다.포스코홀딩스는 2027년까지 투하자본이익률(ROIC) 6~9%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THE CFO가 산출한 작년 포스코홀딩스의 연결 ROIC는 2.0%로 목표치 대비 한참 낮다. 2023년 ROIC도 회사는 4.8%라고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4%대 초반으로 보고 있다.
ROIC는 세후영업이익을 투하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투하자본은 말 그대로 어떤 사업을 위해 투입된 자본을 뜻한다. 여러 개념이 있지만 매출재권, 재고 등을 포함한 영업자산에서 매입채무 등 영업부채를 뺀 값에 매출 창출의 '심장'인 유·무형자산을 더한 값으로 구한다. 세후영업이익은 말 그대로 법인세율을 적용한 영업이익을 뜻한다.
쉽게 말해 ROIC를 제고하겠다는 뜻은 '덩치 값을 못하는' 사업들을 정리하겠다는 뜻이다. 운전자본 부담이 커서 현금흐름을 잡아먹는 사업인데 이익마저 부진하거나, 시설 투자 필요성이 커 막대한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했지만 실적이 부진한 사업들이 그런 사업들이다. 사업의 수익성을 포스코홀딩스의 과거 5년 간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인 6~9%와 비교해 WACC보다 낮으면 정리 대상, 높으면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이미 포스코홀딩스는 저수익 사업들에 대한 분류 작업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밸류업 계획 발표 당시 포스코홀딩스는 파푸아뉴기니 중유발전 사업 매각 등 저수익사업과 KB금융, 서서울도시고속도로 등 단순출자주식 등 비핵심자산을 팔아 6254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2026년까지 이런 중요도 낮은 사업들을 정리해 총 2조6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 재무팀장을 거쳐 CFO에 오른 김승준 부사장은 그룹 사업 전반을 모니터링하면서 사업의 옥석을 가리는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장인화호 포스코그룹의 '내실 다지기' 사업에 핵심 조력자로 나서는 셈이다.
특히 성장 사업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김 부사장이 유심히 살펴볼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이 양극재 사업 등을 성장 사업으로 낙점한 만큼 시장 지배력 확보를 위한 초기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캐즘' 등 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작년 포스코퓨처엠이 발행한 6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하면서 이미 목돈을 출자하기도 했다.

김승준 부사장은 1967년 8월 생으로 서울 배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학과 86학번으로 입학했다. 이후 동 대학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고 미국 노스웨스턴 켈로그 비즈니스 스쿨에서 최고경영자 과정(AMP)을 이수했다.
김 부사장은 최정우 전 회장의 2기가 출범할 당시인 2020년 말 전중선 전 대표이사 산하의 전략기획본부 내 투자전략실장(상무보)으로 승진하며 임원진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김 부사장은 2년 단위로 직급을 한 단계씩 승진하며 능력을 입증했다.
2021년 말에는 경영기획실장(상무)으으로 역할을 맡다가 이듬해에는 포스코홀딩스 재무팀장(전무)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작년 말 임원인사를 통해 재무IR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포스코홀딩스 CFO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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