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후폭풍]'관세 유예'에도 국제유가 내림세…고민 커지는 정유사WTI·브렌트유 깜짝 반등 후 3% 하락…재고평가 손실, 역래깅 효과 유발
정명섭 기자공개 2025-04-14 16:46:48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상호관세가 국내 산업계를 강타했다. 한국의 자동차와 철강, 배터리, 반도체 등 전략산업들이 줄줄이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국내 주요 수출품의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이번 상호관세 확정은 글로벌 무역질서를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들은 보복조치로 무역장벽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상호관세 영향을 짚어보고 대응전략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1일 15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각국에 부과했던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했지만 국제유가가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되레 격화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국제유가 수준에 실적이 좌우되는 정유사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단기간 유가 하락은 정유사의 재고자산평가손실을 키운다. 원유 구매-제품 판매 시차에 따른 부정적 래깅효과도 야기한다. 유가 하락에 대한 여파는 최소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유가, 미 상호관세 유예로 반등 후 다시 내림세…정유사 손실 고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공시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60.07달러를 기록했다. 9일 대비 3.7% 하락한 수치다.
같은 날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63.33달러로 전일 대비 3.3% 떨어졌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90일 유예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다시 하락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9일 배럴당 61.88달러에서 10일 65.41달러로 반등했지만 조만간 WTI, 브렌트유 등과 같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처음 발표한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면서 연일 하락했다. 앞서 WTI 선물 가격은 2021년 4월 이후 4년 만에 배럴당 60달러선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 불구하고 미-중 무역 갈등 긴장감이 여전히 유지되면서 이같은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국내 정유사 입장에서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정유사의 실적은 국제유가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유가가 하락하는 기간에는 과거 매입한 원유의 시가가 취득 원가보다 낮아져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이는 회계상 비용(매출원가)으로 인식된다. 재고자산평가손실액은 재고자산에서 차감된다. 또한 유가 하락기엔 원유 구매와 제품 판매 시차(역래깅 효과)에 따라 정유사들의 마진이 줄어들기도 한다. 반대로 국제유가가 오르는 시기는 정유사들엔 호황기다.
실제로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원유 수요 급감으로 2019년 말 배럴당 60달러이던 국제유가가 20달러대까지 떨어지자 국내 정유 4사는 5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이듬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원유 수요가 급증해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자 정유사들은 실적은 사상 최대치로 돌아섰다.
◇유가하락에 정제마진 축소까지…올 상반기까지 영향 전망
유가 하락 여파에 석유제품 수요 둔화로 정제마진까지 하락하는 추세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휘발유, 경유 등) 가격에서 원유 가격, 설비 운영비, 운송비 등을 뺀 값이다. 통상 정유사의 정제마진은 4~5달러 수준인데, 연초 10달러대에서 최근 6달러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실제로 지난달 첫째 주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8.7달러였으나 이달 첫째 주는 6.1달러를 기록했다.
정유사들은 당장 올 1분기부터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69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62.7% 줄어든 수치다.
SK이노베이션 계열 정유사인 SK에너지도 적자 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KB증권은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손실이 920억원, 한화증권은 영업손실이 3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의 정유 사업도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가 하락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여파는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정유사들이 자력으로 실적을 개선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이에 원가 절감, 설비 효율화 같은 내실 경영으로 혹한기를 버티겠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SK이노베이션은 전사적으로 '운영효율성 개선(O/I)'에 집중하고 있다. O/I는 비용절감과 생산성 증대, 부가가치 제고 등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경영활동이다.
에쓰오일은 올해 현금창출력 저하, 울산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투자(샤힌 프로젝트) 등을 고려해 배당성향을 '20% 이상'으로 정했다. 지난 10년간 배당성향 평균이 39%였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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