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유통 포트폴리오 점검]투썸플레이스, '투자'에 방점 찍은 기업가치 제고⑦CJ푸드빌→앵커PE→칼라일, IT·시설 투자로 확장 기반 확보
김혜중 기자공개 2025-04-21 07:59:50
[편집자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사모펀드의 방만 경영에 대한 경각심이 깊어지고 있다. 부실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사업 효율성을 높여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지만 기업의 펀더멘탈이 약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대로 사모펀드의 경영 아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경영이 정상화된 사례도 존재한다. 더벨은 사모펀드의 유통 기업 인수 과정부터 이후의 경영 환경 변화를 하나씩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푸드빌 소속으로 빠르게 국내 시장 저변을 넓혀 온 투썸플레이스. 모회사의 경영난 속 2019년 앵커프라이빗에쿼티가 경영권을 인수했다. 인수 3년만에 기업가치 두 배를 인정받고 2021년 칼라일그룹의 품에 안기며 다시한번 손바뀜을 겪었다.서로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를 주인으로 맞이했지만 ‘투자’를 통한 확장 정책은 동일하게 이어지는 모습이다. 물론 수익성 후퇴에 따른 인적 쇄신과 사업 전략 재편 등이 진행되긴 했지만 사모펀드 체제 아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펀더멘탈을 만들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대기업에서 사모펀드로, 칼라일 체제 4년차
투썸플레이스는 본래 CJ그룹 브랜드로, CJ푸드빌 사업부서로 시작됐다. 2002년 첫 매장을 내고 2008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광역시 등으로 점포를 늘렸고 2018년 기준 점포수는 1000개를 넘어섰다.
다만 모회사인 CJ푸드빌의 재무 구조가 악화되며 투썸플레이스가 매물로 나오게 됐다. 2018년 2월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했고, 당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가 프리IPO에 참여해 지분 40%를 확보했다. 이듬해 6월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 지분 45%를 추가 매각하며 경영권을 넘겼다. 2020년 잔여 지분까지 앵커PE가 매입을 마쳤다. 지분 100% 매입에 투입된 비용은 4500억원이다.

2021년에는 사모펀드에서 사모펀드로 한 차례 더 손바뀜이 발생한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이 아시아 바이아웃 펀드(Carlyle Asia Partners V)를 활용해 앵커PE가 보유한 투썸플레이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지분 거래 대금은 9000억원 수준이었다. 2019년 앵커PE가 투썸플레이스 경영권을 확보할 때보다 두 배 늘어난 기업가치를 산정받았다.
칼라일로 인수될 당시 투썸플레이스는 유통업계 전반이 마비됐던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외형이 증가하면서 성장성을 입증했다. 당시 부채비율은 411% 수준으로 다소 높게 형성됐지만 차입금은 900억원 수준으로 상환 부담 자체는 크지 않았다. 매출 기준 스타벅스를 이어 업계 2위 사업자로서 2021년 말 기준 매장 수는 1500곳에 육박했다.
칼라일은 인수 당시 투썸플레이스의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에 주목했다고 알려졌다. 물론 칼라일은 당시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인수도 검토하면서 국내 F&B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투썸플레이스를 포트폴리오에 담았고 소비재 및 유통 부문의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 및 재원을 활용해 투썸플레이스의 브랜드 가치, 제품 개발 및 마케팅 역량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효율화 ‘투자·확장’에 방점, 손바뀜에도 기조는 ‘유지’
앵커PE와 칼라일의 품에 차례로 안기게 된 투썸플레이스는 사업 구조조정보다는 ‘투자’에 방점을 둔 경영이 지속됐다. 우선 앵커PE는 소수지분을 확보한 2018년부터 선제적으로 이사회에도 참여하며 경영에 관여해 왔다.
경영권을 사들인 2019년부터는 IT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도 연이어 단행됐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200억원을 투입해 전문 인력을 영입, 빅데이터팀을 꾸려 소비 패턴과 상권 분석 과정에서의 정밀도를 높였다. 2019년부터는 배달서비스도 강화하면서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는 평가다.
칼라일로 인수된 이후에도 투자 기조는 동일하게 유지됐다. 앵커PE가 본격 경영을 위해 선임한 이영상 전 대표 체제를 칼라일 산하에서도 그대로 이어갔고, 400억원을 투입해 2022년 7월 충북 음성 성본산업단지 내 1만9800㎡(5989평) 부지에 생산 및 연구개발 시설인 '어썸페어링플랜트'를 준공했다. 전라북도 정읍 디저트 생산시설에도 증설을 위해 120억원을 투자했다.
물론 효율화 작업이 전무했던 건 아니다. 2022년에는 CJ푸드빌에서 물적분할한 직후 설립했던 중국 법인도 청산했다. 분사 과정 속 CJ푸드빌 해외 자회사에서 영위하던 투썸플레이스 매장을 새로 만든 법인에 귀속시킨 것이다. 당시 중국 내 매장은 30곳을 넘어섰지만 줄곧 순손실을 기록해 왔고 매장 수도 줄어들면서 선택과 집중에 나선 모습이다.
2023년에 접어들자 칼라일은 투썸플레이스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하기도 했다. 당시 투썸플레이스는 외형은 성장하고 있었지만 수익성이 뒷걸음질 치고 있던 단계였다. 이에 칼라일은 실적 개선을 염두에 두고 문영주 전 비케이알 대표를 영입했다. 버거킹의 빠른 체질 개선과 고속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비슷한 시기 CFO도 충원하면서 재무 역량 확보에 힘을 실었다. 2023년 8월 컨설팅과 IB업계에서 전문성을 쌓아오던 김신영 경영지원본부장 전무를 영입해 CFO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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