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ial Index/지방은행]NPL 늘고 충당금 줄었다…경남 선방, 제주는 '취약'②[자산건전성]6개은행 평균 충당금적립률 33%p 급락….제주은행, 부실채권 비중 최고
고진영 기자공개 2025-05-15 08:23:51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9일 10시3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지방은행들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채권 규모와 잠재 부실 위험이 모두 커진 반면 대손충당금적립률은 낮아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 지역 중소기업들의 부실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은행별로는 경남, 광주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수위권에 올라 있다. 반대로 제주은행은 부실채권이 가장 많은데 대비책은 가장 취약했다. 지방은행 전반적으로 충당금 확충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익스포저 축소 등을 통해 방어선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평이다.
◇NPL비율 최우수 경남은행…은행 평균은 '퇴보'
THE CFO가 국내 6개 지방은행의 2024년 말 자산건전성 지표를 조사한 결과 경남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제일 낮았다. 분석 대상은 부산, 경남, 전북, 광주, 제주은행과 아이엠뱅크(옛 대구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이다.
NPL은 은행이 보유한 총여신 중에서 원리금 회수가 어려워진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은행 여신은 건전성 단계에 따라 차례로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되는데 이중 고정부터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여신을 합쳐 고정이하여신으로 부르고 있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빌려준 돈을 떼일 리스크가 높아지는 셈이다.
경남은행의 NPL비율은 0.47%로 6개 은행 평균인 0.76%을 크게 밑돌았다. 2023년 이후 순부실채권 발생이 늘어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상각, 매각처리하면서 NPL 비율 상승을 최소화하고 있다. 다만 0.39%였던 전년과 비교하면 소폭(0.08%p) 높아진 상태다.
경남은행 다음으론 광주은행(0.53%), 부산은행(0.72%), 아이엠뱅크(0.74%), 전북은행(0.75%), 제주은행(1.32%) 순으로 NPL 비율이 우수했다. 다만 전북은행을 제외하면 모든 은행의 NPL 비율이 2023년보다 오르면서 이 기간 6개 은행의 평균이 0.15%p 상승했다.

◇'지역경제 타격' 제주은행, NPL 급등
특히 제주은행은 0.98%에서 1.32%로 0.34%p 뛰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고 부산은행도 0.42%에서 0.72%로 0.30%p 급등했다. 아이엠뱅크, 광주은행은 각각 0.09%p, 0.04%p씩 올랐다.
NPL 악화가 두드러진 제주은행의 경우 2023년 이후 부동산개발과 임대업, 건설업 여신에서 요주의이하 분류가 늘었으며 지난해 고정이하여신으로 재분류되면서 NPL 비율이 점프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 경기 침체로 제주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또 부실채권 발생이 2023년을 기점으로 급증한 반면 부실채권 대손상각이나 매각금액이 작다는 문제가 고정이하여신 확대의 이유로 작용했다.
부산은행 등 나머지 은행 역시 부동산개발, 건설업 여신을 포함한 중소기업 여신에서 부실채권 발생이 잦아진 점이 NPL 증가의 원인이 됐다. 유일하게 NPL 비율이 떨어진 전북은행 역시 소폭(0.01%p) 개선에 그쳤다.

고정이하여신에 요주의여신을 합친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을 보면 6개 은행 전부 전년 대비 나빠졌다. 이중 광주은행이 1.28%로 가장 양호했고 경남은행(1.29%)이 바로 뒤를 따랐다. NPL 비율에서도 각각 2위, 1위로 지방은행 중 최상위권을 차지했던 은행들이다.
6개 은행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 평균은 1.94%로 계산됐으며 광주, 경남은행 외에 부산은행(1.67%)과 아이엠뱅크(1.78%)가 평균을 하회했다. 반면 전북은행, 제주은행은 각각 2.79%, 2.80%로 높은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을 기록했다.
특히 전북은행의 경우 NPL 비율이 5번째로 높긴했으나 1~4위 은행들과 격차가 크지 않았던 것과 달리, 요주의이하여신비율에선 상위권 은행들보다 훨씬 좋지 않은 수치를 보였다. 충당금을 대거 투입해 부실채권을 털면서 NPL 비율을 수성했지만 잠재적 위험대출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대손충당금적립률도 업계 평균에 미달하는 만큼 요주의여신이 부실화될 경우 손실 흡수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충당금 적립률 나란히 하락…200% 이상은 경남 유일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에 대해 은행이 손실을 충당할 수 있는 자금을 미리 얼마나 쌓아뒀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높을수록 손실 흡수능력이 좋아진다. 2024년 말 기준 6개 지방은행의 평균은 156.8%를 기록했다.
제주은행의 적립비율이 111.89%로 최하였으며 아이엠뱅크(135.68%)와 전북은행(140.17%)도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제주은행은 부실채권도 최다였던 만큼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두드러진다.

지방은행 중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이 최고인 곳은 경남은행(208.74%)으로 유일하게 200%를 넘었다. 광주은행(186%)과 부산은행(158.66%)이 그 다음 순위다. 경남, 광주은행은 NPL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에서도 가장 좋은 수치를 보였다는 점에서 견고한 자산건전성을 나타냈다.
눈에 띄는 부분은 2024년 거의 모든 은행의 NPL,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전년 대비 높아진 반면 이에 대비하는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떨어졌다는 점이다. 특히 부산은행의 경우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이 2023년 말 270.4%에서 지난해 말 158.55%으로 무려 112%p 가까이 급락했다.

6개 은행의 평균을 보면 2023년 190%를 넘었지만 지난해 33%p 이상 하락했다. 은행별 하락폭은 부산은행 이후 경남은행(-38.79%p), 아이엠뱅크(-15.52%p), 광주은행(-13.18%p), 전북은행(-11.32%p), 제주은행(-8%p) 순으로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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