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임베디드 동맹 분석]KB국민은행, 코인·카페·편의점 침투 '리테일 최강자' 굳힌다②소매금융 기반 활용 각 업계 '톱 플레이어' 연대…편의성 제공, 고객층 다변화 포석
최필우 기자공개 2025-05-19 12:40:23
[편집자주]
임베디드 금융이 금융권 핵심 비즈니스로 부상하고 있다. 임베디드 금융이란 금융사가 비금융사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과거 금융사는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금융 기능을 추가하는 비금융사를 경쟁자로 여겼으나 최근에는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완숙기에 접어든 금융사 자체 플랫폼을 진일보하기 위해 가상자산, 제조업, 유통업, IT 등 업권을 가리지 않고 동맹을 맺는 중이다. 비금융사 뿐만 아니라 플랫폼에 강점이 있는 금융사와의 제휴도 활발하다. 막이 오른 임베디드 금융 시대의 헤게모니를 어떤 금융사가 잡을 수 있을까. 주요 금융사의 임베디드 동맹 현황과 전략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0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업종을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 동맹으로 임베디드 금융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금융사(삼성금융네트웍스)에 이어 가상자산거래소(빗썸), 커피전문점(스타벅스코리아), 편의점(GS리테일)과 잇따라 손을 잡았다.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탄탄한 소매금융 기반을 갖췄다는 장점을 활용해 각 업계 톱 플레이어와 제휴를 선점했다.KB국민은행은 임베디드 금융을 내세워 리테일 최강자 입지를 굳히려 하고 있다. 최고 수준의 금융·투자·소비 경험을 제공한다는 포부다. 각종 제휴로 편의성을 높이고 혜택을 늘려 2030 고객층을 두텁게하고 고객층도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나면서 자금 조달 경쟁력 강화 효과도 기대된다.
◇'윈윈' 표본 된 빗썸 제휴…스타벅스·GS 통장 파급 효과 기대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이용 고객 대상으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 서비스는 KB국민은행 임베디드 금융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권 최대 관심사로 꼽히는 가상자산 관련 비즈니스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거래소-1은행 원칙에 따라 빗썸을 이용하는 고객은 KB국민은행 계좌를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하다. 빗썸은 업비트에 이은 가상자산거래소 점유율 2위 사업자다. 국내 최대 소매금융 고객풀을 보유한 KB국민은행을 파트너로 두면서 업계 판도를 흔들 수 있게 됐다. 업비트는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와 제휴를 맺고 있다.
KB국민은행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신규 고객 유입과 예수금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기존 제휴사인 NH농협은행에 머물러 있던 가상자산 거래 수요가 고스란히 KB국민은행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기 위해 빗썸과 KB스타뱅킹 앱을 연동해 계좌 개설이 가능하게 했다.
빗썸 이용자 유입으로 KB국민은행은 고객층을 다변화하고 젋은 고객을 늘리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예금, 대출, 금융상품 등 전통적인 금융 거래에 익숙한 기존 고객층에 가상자산 투자에 친화적인 신규 고객을 더할 수 있는 것이다. 빗썸, 업비트 등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이용자 중 30대가 약 20%, 40대가 약 30%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전략은 다른 비금융사 제휴에도 활용되고 있다. 'KB 별별통장'을 출시하고 스타벅스 앱 내에서 계좌 간펼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 통장은 이자를 제공하고 입금 금액에 따라 스타벅스 쿠폰을 지급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최근엔 유사한 구조로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과 GS페이통장 출시를 논의 중이다.
KB국민은행이 임베디드 금융 제휴를 맺은 기업 면면을 보면 대부분 각 업계 최상위권을 다투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앱을 운영하는 빗썸 외에도 스타벅스, GS리테일 모두 플랫폼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객 수가 많고 플랫폼 협업이 용이한 기업을 중심으로 제휴를 맺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요구불성 예금 급증, 자금조달 경쟁력 강화 '덤'
임베디드 금융 강화는 요구불성 예금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KB국민은행의 요구불성 예금은 15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51조5000억원에 비해 4조7000억원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증가율은 3.1%다.
2024년 요구불성 예금은 5조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3.4%다. 올해 한 분기 만에 늘어난 요구불성 예금이 작년 한해 동안 증가한 금액에 육박하는 셈이다.
은행권에서는 빗썸과의 제휴가 KB국민은행 요구불성 예금 급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는 3월에 개시됐으나 이에 앞서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자금 이동이 일어난 것이다.
지난달 삼성금융네트웍스와 출시한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 스타벅스와 선보인 'KB별별통장'을 출시하면서 요구불성 예금 증가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빗썸 거래소 이용자 확대에 따른 추가적인 요구불성 예금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임베디드 금융이 은행권의 자금조달 경쟁력에도 보탬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요구불성 예금은 비교적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저원가성 예금이다. 고객에게 연계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는 효과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제한하고 보수적으로 대출을 늘리고 있어 운용보단 자금 조달 역량에 따라 한해 경영 성과가 갈릴 것"이라며 "임베디드 금융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느냐에 따라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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