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증권사, '한계기업' 챙기는 이유는? 대형증권사 평판 문제로 기피...수수료 위주 영업비판도
이 기사는 2008년 10월 22일 10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진 골든브릿지 한양 메리츠 등 중소형증권사들이 재무상태가 불안정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업무를 주선하는 등 틈새 시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평판 등을 이유로 이들을 기피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여기에는 자금 조달 결과와 상관없이 당장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2일 더벨 3분기 E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재무 상황이 열악한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유상증자 등의 주관업무를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부분 독식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연속 영업적자이거나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재무상황이 열악한 '한계기업'의 경우 공모형태로 자금조달을 추진할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실제 중소형 증권사가 주관업무를 담당한 이들 한계기업 대부분이 예정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진투자증권은 엠트론스토리지테크놀로지, 에스피코프 등의 유상증자 주관업무를 맡았으나 전부 미발행으로 끝났다. 이들 기업은 모두 3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 중이다. 김종학프로덕션, 쓰리소프트처럼 일부 자본잠식 상태인 기업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마저도 유상증자, CB, BW 주관 부문 최대 미발행 주관사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네오쏠라, 비엔디, 오라에너지 3곳의 유상증자를 맡았다. 비엔디와 오라에너지는 3년 연속 영업적자 상태며 네오쏠라의 경우 회사 유보자금 유출로 인해 재무상태가 열악해진 상태다. 이들 모두 예정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실패했다.
메리츠증권은 역시 '한계기업'으로 분류될 수 있는 그랜드포트와 엠트론스토리지테크놀로지 두 곳의 CB발행을 주관했으나 모두 중도 철회로 끝나버렸다.
이 밖에 한양증권이 PW제네틱스의 CB발행을 2번이나 주관했으나 모두 일부 발행에 그쳤으며 동부증권이 유상증자 주관을 맡은 쓰리소프트 또한 176억원 어치 전량이 불발됐다.
이는 대형증권사들이 자체 리스크위원회를 두고 '한계기업'을 엄격히 심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무리하게 한계기업의 자금조달을 추진하다 실패할 경우 지금껏 쌓아올린 평판에 금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한계기업의 경우 자금조달이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최대한 주관대상에서 배제시키는 편"이라고 말했다.
중소형증권사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결과와 상관없이 수수료는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손해 볼 것이 없다. 이 때문에 너무 실적위주로 영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만을 위해 장래가 불확실한 회사의 자금조달에 무작정 나서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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