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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신용평가시장, 근본적 변화 필요" [주제발표 종합]신용평가 의존도 축소 대비…발행시장 후진적관행 개선 '절실'

황철 기자공개 2011-02-23 15:05:24

이 기사는 2011년 02월 23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로페셔널 정보서비스 더벨(thebell)이 주최한 '2011 크레딧 포럼'이 23일 오전 신용평가사·금융사 임직원, 공기업·일반기업 재무 담당자 등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회사채 시장 빅뱅과 신용평가 역할의 재정립'이라는 주제로 23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국내 자본시장과 신평업계의 공동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기업·신평사·금융사·정부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신용평가 적정성 문제와 회사채 시장 발전 방안 등에 대한 대안 제시와 함께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포럼에서 주제 발표자들은 △글로벌 신용평가 규제체계 변화에 대비한 적절한 전략 수립 △회사채 발행시장 정상화를 위한 주관사 적정평가절차(Due-Diligence) 기능의 강화 △회사채집중투자펀드의 활성화 등을 역설했다.

"자본시장 관점, 신용평가 관련 법규 필요"

첫 발제자로 나선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신용평가 규제 변화의 영향과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김 실장은 "글로벌 신용평가에 대한 규제체계 변화에 맞춰 국내 금융 상황에 적합한 대응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신용평가 의존도 축소 방안이 시장과 감독 체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G20 정상회의 당시 금융안정이사회(FSB)에서는 외부 신용평가 등급에만 기계적으로 의존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채택한 바 있다.

김 실장은 "앞으로 금융안정이사회의 구체적인 지침이 설정되면 국내 신용평가 근거법령과 투자 관련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며 "원칙적으로 글로벌 신용평가의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 신평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은행·시장참여자·기관투자가 등은 자체적인 신용도 평가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각종 규제나 투자기준에서 외부 신용평가의 활용도는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연기금이나 투자자들은 신용등급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신용평가 능력 확충이 필요하다. 발행사인 기업에게는 투자자 스스로의 신용분석이 가능하도록 더 많은 정보공개가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실장은 "일반적인 규제는 국제적인 기준에 맞게 설정하되 세부적인 시행은 각국의 시장상황을 감안해 재량권을 부여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도록 금융안정이사회에 건의해야 한다"며 "법적으로 신용평가 관련 법규를 신용정보업법과 분리해 자본시장의 관점에서 규제 체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관사 사전 지정, 적정평가절차 내실화"

심재만 삼성증권 이사는 '회사채 발행 시장 현황 및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심 이사는 "회사채 발행시장 정상화를 위해 주관사의 적정평가절차(Due-Diligence) 기능을 강화하는 대신 신용평가 의존도는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관사가 제 기능을 해야 투자자 보호가 가능하고 발행사 입맛대로 결정되는 가격 왜곡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회사채 시장은 관행적으로 발행사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미리 금리·물량·인수단을 결정한다"며 "이는 대표주관회사의 실질적인 적정평가절차를 불가능케 하고 신용평가 결과에만 의존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발행기업은 입찰이나 사전조사를 통해 금리 등 발행조건을 결정,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을 선정한다. 투자은행(IB)은 무리한 가격경쟁에 뛰어들수 밖에 없어 수수료 녹이기 등 불합리한 관행에 매달리고 있다. 발행기업을 분석하거나 투명성 확보 등 투자자 보호 방안은 뒷전일 뿐이다.

심 이사는 "시장의 가격결정기능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대표주관사의 사전지정을 통한 적정평가절차의 내실화가 필요하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회사채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회사채집중펀드 활성화, 후진적 시장 관행 해소"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윤영환 신한금융투자 선임연구위원은 '회사채 집중투자펀드와 신용평가'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을 진행했다.

그는 "회사채집중투자펀드의 활성화가 자본시장의 빅뱅을 이끌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대형 회사채펀드의 등장으로 편입 자산의 등급별 포트폴리오가 형성돼 하이일드 시장의 자생적 형성, 만기 구조 장기화 등 채권시장의 숙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윤 위원은 "회사채집중펀드가 제대로 자리 잡으면 후진적인 시장 관행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궁극적으로 장기 회사채나 투기등급 회사채가 나올 수 있다"면서 "회사채 시장의 질서는 펀드 도입 이전과 이후로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채집중펀드는 금융위원회에서 장기·고수익채권 시장을 키우기 위해 적격기관투자자제도(QIB)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핵심 방안이다.

윤 위원은 이들 방안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합리적인 세제지원 기준변경 △펀드신용평가 활용 △펀드관련 규제 완화 △정부·협회·신용평가·시장의 강력한 정책추진동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QIB와 회사채집중펀드 조성을 위해 신용평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신평사들은 이번 기회에 단순히 등급만 찍어주는 기관에서 벗어나 회사채 시장의 싱크탱크로 한 단계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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