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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홀딩스 회사채, 예상 밖의 '흥행' 진로-하이트맥주 합병이 호재로 작용..증권사 수수료 녹이기도 한 몫

김효혜 기자공개 2011-04-14 20:41:40

이 기사는 2011년 04월 14일 20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홀딩스가 올해 두 번째 회사채 입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예상 밖의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는 낮아졌고 발행액은 늘었다. 입찰을 앞두고 제기된 '진로-하이트맥주 합병' 이슈는 호재로 작용했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이트홀딩스(A, 안정적)은 지난 12일 입찰을 통해 만기 3년물 1200억원 어치를 발행키로 확정했다. 오는 25일 납입 예정으로 하이트홀딩스의 단일 회차 조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하이트홀딩스는 당초 차환용으로 1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었다. 오는 30일 1000억원의 회사채 만기(제148회)가 도래한다.

발행금리는 4.69%로 결정됐다. 입찰 전일 하이트홀딩스의 3년물 민평수익률은 4.78%(한국자산평가 기준). 동일 등급 민평수익률 4.81%보다도 12bp 낮다.

인수사가 9개나 될 정도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대표주관을 맡은 KB투자증권과 공동주관을 맡은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이 200억원씩을 받아갔다. SK증권, 대신증권, 한화증권, 하이투자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100억원씩 인수키로 했다.

◇ 역대 최대 규모·최저 금리..'합병' 긍정적 작용

그간 하이트홀딩스는 6%대에 회사채를 발행해왔다. 2009년 두 번의 발행과 지난해 발행 모두 민평보다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다. 회사는 민평 수준으로 금리를 낮추고 싶어했지만 시장이 받아들여주질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발행한 4년 만기 1000억원의 회사채는 6.00%의 금리로 발행했다. 당시 하이트홀딩스의 4년물 개별 민평수익률(5.92%)은 A등급 4년물 민평수익률(6.60%)보다 낮았지만 발행금리는 가장 높은 축에 속했다.

증권사 DCM 관계자는 "하이트홀딩스가 6%대 금리를 받아온 것은 자회사 리스크 때문이었다"며 "그간 진로 풋옵션과 관련한 하이트홀딩스의 재무적 부담이 커 투자자 모집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에 이번 발행도 흥행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는 5% 후반에서 6% 초반 수준일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결과는 대반전이었다. 입찰일 직전 진로와 하이트맥주의 합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합병 소식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너지 효과가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좋은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한신정평가는 "진로와 하이트맥주의 이번 합병으로 주류사업의 핵심 경쟁요소인 '영업망 강화'와 '영업인력의 효율적 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역량에 일정수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려됐던 소액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와 재무적투자자(FI)들의 풋옵션 조기 행사 리스크도 높지 않은 것으로 봤다. 회사의 현 주가수준(13일 주당 종가: 진로 3만6200원, 하이트맥주 10만9000원)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통주 기준 진로 3만5164원, 하이트맥주 10만6507원)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커 FI들도 이를 '호재'로 여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 증권사들의 수수료 녹이기도 '한 몫'

하이트홀딩스가 이번에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 이면에는 증권사들의 '수수료 녹이기'가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 증권사들의 이번 채권 소화금리가 4.79%이기 때문.

해당 소화금리는 권면이자율인 4.69%보다 10bp 높다. 이는 곧 하이트홀딩스의 채권을 담아간 증권사들이 매출과 동시에 10bp만큼의 손실을 떠안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수액이 최대 200억원에서 최저 10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아 손실 규모가 높진 않지만, 이 같은 행태는 업계 내외에서 지속적으로 비판받아 온 누습이다.

한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무리한 인수경쟁에서 비롯된 수수료 녹이기 관행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작동했다"며 "하이트홀딩스가 예상 밖의 낮은 금리를 받을 수 있게 된 데에는 증권사들의 '출혈경쟁'이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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