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막내린 화장품 성공신화 네이처리퍼블릭 경영·소유권 내놓아…남대문 노점상서 더페이스샵 창업
장지현 기자/ 노아름 기자공개 2016-09-30 08:25:02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9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회장이 회사 경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지분 매각에까지 나섰다. 남대문 노점상으로 출발해 국내 최고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수장까지 올라섰던 그의 흙수저 성공신화는 결국 불법도박과 구명로비 의혹 앞에서 무너졌다.29일 IB업계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자신이 소유한 네이처리퍼블릭 지분 전량인 73.88%를 매물로 내놨다. 앞서 그는 지난 6월 네이처리퍼블릭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네이처리퍼블릭에 대한 경영권도 소유권도 모두 내려놓겠다는 의미다. 지난해부터 진행 중이던 기업공개(IPO) 역시 무산됐다.
이 모든 배경엔 정 전 대표의 상습적인 불법도박이 있다. 그러나 이는 '정운호 게이트'의 시작에 불과하다. 법조계에 대한 전방위적인 구명 로비 정황이 드러났고 이외에도 그가 사회 곳곳에서 저지른 불법행위와 이에 대가를 받은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등장했다. '정운호 게이트'는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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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함평에서 태어난 정 전 대표는 가난을 벗어나겠다는 일념으로 상경해 남대문시장에서 노점상을 시작했다. 비가 오는 날엔 손님이 몰릴 만한 곳을 찾아 다녔고 1년 365일 하루도 쉬어본 날이 없다고 그는 밝혔다. 명절엔 서울역에서 귀성객을 대상으로 임시 버스표를 팔았고 서울을 비롯해 설악산, 월미도 등 전국 방방곡곡 가보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렇게 해서 모은 돈으로 그는 화장품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1993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인 세계화장품을 설립했다. 1996년 '식물원' 1998년 '쿠기(COOGI)'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았고 2003년 12월 마침내 더페이스샵 사업을 시작했다.
더페이스샵은 사업 만 2년 만에 매출 1501억 원, 224억 원을 내면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정 전 대표는 2005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에 지분 70%를 매각했다. 나머지 지분 30%도 2010년 어피니티가 지분 전량을 다시 LG생활건강에 재매각할 때 함께 팔았다. 이 과정에서 정 전 대표는 2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현금을 손에 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시 네이처리퍼블릭으로 제2의 더페이스샵 만들기에 나섰다. 정 전 대표는 2010년 네이처리퍼블릭(당시 장우화장품) 지분 100%를 인수했고 더페이스샵 창립 멤버들과 함께 사업을 꾸렸다.
네이처리퍼블릭 역시 정 전 대표의 아성만큼은 아니지만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네이처리퍼블릭 점포수는 800개 안팎이다. 해외 시장 진출도 빠르게 시작했다. 2009년 대만 진출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일본,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에도 진출해 있는 상태다.
올 상반기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가운데 네이처리퍼블릭은 매출 6위를 기록했다. 이니스프리가 4002억 원, 더페이스샵이 3308억 원, 미샤가 2101억 원, 에뛰드하우스가 1659억 원, 잇츠스킨이 1453억 원, 네이처리퍼블릭이 1359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정 대표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매출은 올 상반기 8.2% 줄었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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