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6월 24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TV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VD사업부 고위 임원에게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를 결정한다면 삼성전자도 LG전자처럼 OLED TV를 생산할 계획이 있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그건 그 쪽 얘기고 저희는 저희 전략대로 갑니다"란 답이 돌아왔다.'그 쪽'이라는 표현에 적잖이 놀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속한 종속법인이다. DS부문 실적에 삼성디스플레이(DP) 실적도 함께 집계된다. 한 지붕 밑에 있는 회사란 뜻이다. 그럼에도 이 임원의 단호한 선긋기에 같은 회사가 맞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선 삼성전자의 이같은 태도가 자연스런 일이란 눈치다. 2012년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S-LCD를 하나로 합치기 전에는 삼성전자 TV용 LCD 패널의 대부분을 내부 사업부에서 공급했다. 그러다보니 LCD사업부 실적은 내부 시장인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삼성전자는 공급처를 늘려 더 낮은 가격으로 TV용 패널을 사오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독립성 있는 법인으로 합쳐진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3사 합병 후 역점을 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LCD 사업의 전례를 따르지 않았다. 2013년 중소형 플렉시블 OLED를 개발한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애플 아이폰X에 처음으로 이를 공급하는 성과도 거뒀다. 아이폰용 플렉시블 OLED는 갤럭시에 납품되는 OLED 패널보다 더 높은 이익률로 판매된다고 전해진다. 그 덕에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사상 첫 영업이익 5조원이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방 산업인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으로 인해 지난 1분기 5600억원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다가올 2분기 개선된 실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매출 다각화 덕이다. 업계에선 중소형 리지드(Rigid) OLED 사업이 1분기 이후 힘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저가인 리지드 OLED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잠정실적 발표 전 사상 처음으로 공시했던 예상실적 설명공시에서 디스플레이 사업 부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지만 가격 경쟁력 덕에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게 인기를 얻었다.
2012년 설립된 삼성디스플레이에겐 공급처를 늘리려는 계획이 있었다. 중소형 OLED 사업에서 계획을 본격화했고 올해 1분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 40%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라는 압도적인 성과를 이어갈 수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각자도생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피플&오피니언
-
- [thebell note]제약바이오는 다이어트 중
- "35년 영업맨, 상장 후 글로벌 시장 노린다"
- [thebell desk]'부동산 PF' 누가 떠안을 것인가
- [thebell note]벤처캐피탈리스트와 숫자
- [thebell note]대신증권 ‘종투사 전환’에 거는 기대
- [CFO 워치]하나증권 신임 김정기 본부장, 최대 과제 '실적 턴어라운드'
- [thebell note]'월클' LG전자, 너 자신을 알라
- 하이브 '집안싸움'이 가리키는 것
- "포스코와 철강·2차전지 자동화 로봇사업 확대"
- [2024 캐피탈마켓 포럼]"유상증자 통한 자금 조달 본격화된다"
이정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B 수수료 점검]한국증권, 샤페론 유증 모집주선만으로 '억대 수익'
- [thebell note]'월클' LG전자, 너 자신을 알라
- [IPO 기업 데드라인 점검]SSG닷컴, 풋옵션 숙제 풀었지만 '여전히 갈길 멀다'
- 관광업 반등 베팅?…제주 드림타워 투자자 '추가' 확보
- [Korean Paper]'데뷔전' 마친 현대카드, '정기 이슈어' 자리매김할까
- [Company & IB]글로벌 신용평가 받은 롯데렌탈…'동향' 살피는 IB
- [Korean Paper]LG엔솔, 대규모 조달채비에 IB들 '수수료' 기대감
- [IPO 기업 데드라인 점검] 유동성 파티에 환호하다 '성큼' 다가온 '데드라인'
- [IB 풍향계]예심 추가 신한증권, 'IPO 비즈니스' 올해는 다르다
- [IB 풍향계]KB증권, '투심 개선' 헬스케어 조력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