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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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입찰]현대백화점, ‘뉴 플레이어’ 등판할까…베팅액 관건③정지선 회장 면세사업 의지 척도될 듯…후발주자 선택에 촉각

정미형 기자공개 2020-01-20 07:43:43

[편집자주]

국내 면세점 강호들이 10조원 매출이 걸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찰 경쟁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최고의 입찰가를 제시하기 위해 혈전까지 마다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참전을 앞둔 면세사업자는 경쟁사의 베팅 여력을 파악하기 위해 치열한 물 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공항 입찰 전쟁 속 각 면세사업자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5일 16: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3강 체제로 굳어있던 면세 시장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수 있을까.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하 T1) 면세점 특허권 입찰을 놓고 현대백화점면세점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번 입찰전 참여로 4강 체제 개편을 꿈꾸지만 후발주자로서 경쟁사보다 불리한 입지에 놓여 있어 꿈을 이루기 위해선 적지 않은 금액을 베팅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8년 11월 강남 무역센터점을 오픈하며 면세 사업을 시작했다. 2016년 특허를 받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오픈이 예상보다 늦어졌다. 이제 사업을 한 지 1년을 막 넘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대기업 면세 사업자 중 가장 후발주자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게 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에게는 첫 인천공항 입찰이 된다. 현재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두 개를 확보하고 있다. 강남 무역센터에 이어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추가 취득으로 오는 2월 동대문 면세점을 오픈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이 기세를 몰아 인천공항 T1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입찰 공고가 나오는 것을 보고 판단할 예정으로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진출시 '규모의 경제·바잉파워' 일석이조

인천공항 면세점은 사업자들에게 적자가 확실시되는 사업장이다. 높은 임대료 때문에 상품에서 마진이 나도 적자를 다 상쇄할 수 없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인천공항 면세점에 높은 입찰금을 쓰면서까지 들어가려는 이유는 ‘바잉파워’ 때문이다. 인천공항면세점은 전세계 매출 1위라는 공항면세점 타이틀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 시 규모의 경제 실현은 물론 구매 경쟁력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다.

그간 상품 MD가 약하다는 평을 받아 온 현대백화점면세점 입장에선 브랜드 유치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천공항 면세점 특허권에 군침을 흘릴 만하다. 강남 무역센터점은 아직도 주요 브랜드를 유치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소위 3대 명품이라 불리는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유치는 아직도 이뤄내지 못했다. 반면 빅3 면세점은 이들 브랜드가 모두 입점해 있는 상태다. 면세점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명품 브랜드 유치가 필연적인데 바잉파워 확보를 위해서라도 인천공항 특허권을 반드시 따내야만 하는 셈이다.

궁극적으로 시내 면세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라도 인천공항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사업장이다. 현재 운영 중인 강남 무역센터점 한곳만으로는 효율을 내기 어렵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지난해 동대문에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하나 더 획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특허권도 같은 선상이다. 인천공항에 들어가면 매출이 일정 부분 확보되며 자연스럽게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 이는 구매 단가를 낮추고 관광객이나 중국 보따리상 유치를 통해 시내면세점 매출 확대로 이어지는 기반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적자를 내면 시내면세점 수익을 통해 이를 메우는 구조”라며 “현대백화점이 강남·강북 시내면세점에 이어 인천공항 면세점까지 확보한다면 빅3와 견줄만한 동력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입찰금 베팅 '복잡한 셈법'부족한 곳간, 유증 나설까

만약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입찰에 참여한다면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보다 높은 입찰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은 사업 계획 평가와 가격 입찰 평가로 이뤄지는데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사업 계획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업계 후발주자로서 경쟁사보다 업력이 짧은 데다 입찰 참여 경험도 전무하다. 특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게 되면 최대 10년 동안 인천공항 면세점에 진입할 기회가 없다는 점도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고액 베팅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관세법 개정에 따라 이번 입찰부터 면세점 임대 기간이 현행 5년에서 최장 10년으로 늘어난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높은 금액을 제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높은 임대료에 발목이 잡혀 어렵게 입찰에 성공해도 ‘승자의 저주’로 돌아올 수도 있는 탓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셈법이 복잡한 가운데 관건은 보유 실탄이 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면세점 운영 이후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잉여 자산을 비축해 놓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백화점면세점의 현금성 자산은 312억원이다. 2014년 사업자 선정 당시 권역별 낙찰 가격은 적게는 3873억원부터 최고가는 1조1651억원으로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입찰에 앞서 실탄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입찰 참여가 확정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유상증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모회사인 현대백화점으로부터 총 240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받았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천공항 입찰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면세사업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입찰 성공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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