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30(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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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마힌드라의 변심 '엎친데 덮친격' 두산중공업 살리기 중에 쌍용차마저 '흔들'…자금지원 끌려다니다 봉변

김장환 기자공개 2020-04-08 10:37:4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6일 15: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 최대주주 마힌드라(Mahindra & Mahindra Limited)가 자금지원 계획을 돌연 뒤집어 산업은행 처지가 난감해졌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코로나19 사태가 겹쳐 흔들리는 두산중공업 살리기에 고군분투하던 중에 또 다른 복병을 만났다. 2010년 쌍용차를 매각할 당시부터 끌려다니는 양상만 보여준 게 지금의 상황을 낳은 것이란 지적이다.

2010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뒤 한때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기대감을 키웠던 쌍용차는 지난해에만 289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SUV모델은 현대·기아차 라인업에 밀렸고, 소형CUV 티볼리 인기몰이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최대주주의 추가 지원 없이는 생존을 위한 투자는 커녕 임직원 급여 지급도 쉽지 않다. 설상가상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영업활동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마힌드라는 상황이 악화되자 쌍용차를 살리겠다며 2300억원 규모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해 말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임직원과 구두 협의한 사안이다. 결론은 '공수표'였다. 마힌드라는 최근 쌍용차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는 계획을 공식 번복하고 향후 석달 동안 400억원만 지원하겠다고 돌연 입장을 바꿨다. 400억원은 한달간 고정비도 감당할 수 없는 액수다.

마힌드라의 입장 변화 탓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고 떠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인 만큼 충격파가 만만찮다. 마힌드라는 올 7월 만기가 도래하는 900억원대 차입금 만기 연장뿐 아니라 추가 자금을 더 지원해달라는 입장이다.

일단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2010년 인수할 당시부터 채권단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지속해 '줄타기'를 하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헐값 매각 우려가 컸지만 정부는 쌍용차를 서둘러 매각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상하이차로 매각이 '먹튀 논란'을 불렀고, 산업은행의 손실 부담도 커지고 있던 시기다. 비판 여론도 거셌다. 마힌드라그룹 외에는 매각할만한 대상을 찾기가 어려웠고, 매각 실패시 청산 가능성마저 있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로 맞이한 마힌드라는 이후 쌍용차 추가 자금 지원에는 지극히 인색한 모양새를 보였다. '흑자전환을 통한 자력갱생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3년 동안 쌍용차에 한 차례도 투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

이후로도 손실이 지속되자 2013년 마지못해 지원책을 꺼내들었지만 금액은 9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 추가로 지원한 500억원까지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추가 지원한 자금은 1300억원에 불과하다. 인수 대금을 더해 쌍용차에 넣은 돈은 6000억원 남짓이다.


쌍용차 생존에 필요한 자금은 결국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으로부터 왔다. 2011년 말 연결기준 산업은행이 지원한 운영자금과 유전스(Banker's Usance) 등 차입금은 400억원에 불과하다. 이후 10년여 동안 차입금이 급격히 불었다.

지난해 말 기준 산업은행이 지원한 단기차입금은 900억원, 장기차입금은 1700억원 규모다. 우리은행 520억원, 국민은행 212억5000만원 등 국내 금융사가 지원한 차입금만 3400억원이다. 마힌드라의 부실한 지원을 산업은행 등이 메워준 셈이다.

특히 마힌드라는 쌍용차로 인한 상환 리스크를 전혀 짊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티은행, BOA 등 외국계 은행들이 과거 크레디트라인을 제공하겠다고 마힌드라에 많이 접촉을 했는데 모기업에서 거절했다"며 "인도 기업인데다 조건이 상당히 좋았음에도 외국계 은행 거래를 거절한 것을 보면 상환을 대신 해줘야 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마힌드라가 자금 지원을 거절하며 '철수'로 압박한다면 산업은행은 이번에도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의 최대주주이자 별도 자회사로 만들어둔 Mahindra & Mahindra Limited를 통해 쉽게 '꼬리'를 자를 수 있는 지분 구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 측에 신용보강을 한 내역은 찾아볼 수 없다.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끌어온 대출은 모두 운용설비 등 자산을 담보로 이뤄져있다.


일각에선 마힌드라가 GM이 2년여 전 산업은행으로부터 7억5000만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낸 것과 비슷한 협상 방식을 꺼낸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당시 GM은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둔 2018년 6월 군산공장을 폐쇄해 고용불안감을 높이며 협상에 나서 정부의 추가 지분 유치에 성공했다. 마힌드라는 2300억원대 자금을 지원하면 산업은행이 출자전환 등 방식으로 나머지 2700억원 가량을 추가 지원해주길 원한다는 말이 들린다.

하지만 이동걸 회장은 마힌드라가 합리적인 경영계획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추가 자금 지원은 결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하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최근 두산중공업에 1조원대 자금 지원을 결정해둔 상황이어서 쌍용차에 대한 무조건 지원은 부담이 더 클 것이란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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