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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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한웅재 LG화학 법무실장, 리스크관리 '전문 조력자'검찰 특수라인 출신, 배터리 소송전 등 법적리스크 총괄

이아경 기자공개 2020-05-19 08:41:48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4일 15: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단순 재무 수장이 아닌 전사 리스크 관리의 총괄자로 규정하고 있다. 과거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담당하던 리스크 관리를 CFO가 도맡는 구조로 전통적인 회계, 세무, 자금 등의 영역을 넘어 법무와 업무혁신까지 CFO의 관할 범위를 넓혔다.

LG화학 CFO가 전사 리스크를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은 CFO 아래 법무 조직이 있다는 데서 잘 드러난다. 보통 재무와 법무는 별개의 조직으로 분리돼 있지만, LG화학은 CFO가 재무적 리스크와 사업 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리스크를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했다. 보고체계를 CFO로 통합해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돕도록 한 셈이다.

기업의 법무 직무는 적극적인 법률지원을 통해 회사의 재산을 보호하고, 경영 활동에 대한 법적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점에서 CFO의 역할을 보완한다. CFO가 주로 재무에 치중하더라도 산하의 법무 조직을 통해 전사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것이다.

◇재무 전문가 도울 검사출신 법무실장 등용

LG화학은 CFO를 보필할 법무수장으로 주로 판검사 출신을 등용하고 있다. 현재 CFO인 차동석 부사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법무실장은 검찰 특수라인 출신의 한웅재 전무다. 단국사대부고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해 2002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 대검 연구관과 형사1과장·공판송무과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2016년 10월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담당했고, 2017년에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주임 검사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면조사하며 이름을 알렸다. 거친 수사보다는 온화하면서도 일처리가 매끄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업에 발을 담군 건 LG화학이 처음이다. 지난해 7월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가 시작된 다음달 사임을 표한 뒤, 그해 10월 LG화학에 입성했다. 사임 당시 그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최근 몇년 동안 사건 수사와 재판을 하면서, 또 이런 저런 간접적으로, 사람 인생이 그다지 길지 않고 지금 좋아 보이는 자리, 권력, 재물이 계속 좋은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는 소회를 남기기도 했다.

한 전무의 LG화학 합류는 SK이노베이션과의 치열한 배터리 소송전에 힘을 싣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시 법무담당이던 권오준 전 부사장은 서울지법 판사 출신의 LG그룹 법무통으로 한 전무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했으나, 1년만에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며 한 전무의 총괄 체제가 형성됐다.


◇국내 배터리 소송·인도 가스유출 등 과제 산더미

검사 옷을 벗자마자 기업의 법무를 총괄한다는 점에서 한 전무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LG화학이 공격적으로 소송전을 벌이는 가운데 취임한 만큼 부담도 적지 않다. 연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CT)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남은 국내 소송 등에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평가다.

미국서 진행 중인 특허소송 외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국내서 3건의 법적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LG화학은 경찰에 SK이노베이션을 산업기술 유출 방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고,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서울중앙지법에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및 채무부존재확인 청구 소송을 걸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그해 9월 서울지법에 과거 특허 합의건에 대한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은 한 전무가 이끄는 법무실과 노기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이끄는 특허센터가 함께 진행한다. LG화학 관계자는 "한 전무는 법무 이슈를 총괄하며, 배터리 지적재산권에 대한 소송은 특허센터와 협업하는 구조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발생한 인도 가스유출 사고다. 지난 7일 LG화학의 인도법인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유독가스인 스티렌이 유출돼 주민 12명이 사망하고 인근 지역주민 800명 이상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현재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을 단장으로, 생산 및 환경안전 등 기술전문가로 구성된 현장 지원단이 파견된 상태다.

한 전무는 법적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환경재판소는 LG폴리머스인디아에 손해배상에 대비해 5억루피(약 81억원)를 공탁하라고 명령했으며, 현지 경찰은 독성물질 관리 소홀, 과실 치사 등의 혐의로 LG폴리머스 경영진을 입건했다. 피해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민사 소송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는 성장성이 높은 거대 시장이라는 점에서 LG화학의 법적 대처 등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LG화학의 대처가 향후 LG전자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날 LG화학은 추가 입장문을 내고 "관련 기관과 기밀히 협조해 사고원인 분석 및 재발방지, 피해복구 지원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라며 "LG폴리머스는 신속하고 책임 있는 사태 해결을 위해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만들어 곧바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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