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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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터는' 에이프로젠, 루미마이크로 '바이오기업' 변신 [오너십 시프트]①에스맥 고리 끊고 관계 청산…'비보존 체제' LED·대부 사업 정리

방글아 기자공개 2020-05-21 09:20:57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08: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 LED 제조사 루미마이크로가 지배구조 격변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말 바이오 신사업을 위한 투자 유치 과정에서 사실상 지배주주 에이프로젠그룹이 상호 출자 관계를 청산하면서 그 빈자리를 비상장 바이오벤처 비보존이 차지했다.

하지만 루미마이크로가 인수할 예정이던 코넥스 상장사 다이노나와의 포괄적 주식 교환 계약이 불발되면서 사업구조를 새롭게 구상해야 할 처지가 됐다. 루미마이크로 기존 사업이 바이오사업과 크게 동떨어져 있어 사업 구상에 적잖은 손질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루미마이크로는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김재섭 회장→지베이스→에이프로젠KIC→에이프로젠제약→에이프로젠H&G→에스맥→루미마이크로'로 이어지는 출자 구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해 11월19일 에스맥과 오성첨단소재가 비보존(볼티아 포함)과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오성첨단소재가 에이프로젠그룹이 보유한 루미마이크로 지분을 매집한 뒤 장내외에서 매도하고 경영권을 비보존에 넘기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이달 들어선 에스맥이 보유 지분 전량을 장내 매도하고 오성첨단소재도 남은 지분을 처분하면서 현재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8% 안팎으로 하락한 상태다.


이로써 '텔콘RF제약→비보존→루미마이크로'로 이어지는 지분구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실질적 지배주주는 이두현 비보존 대표로 파악되고 있다. 비보존 측은 텔콘RF제약이 대주주에 불과할 뿐이며 비보존이 이 대표 중심의 독자 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미마이크로는 비보존 체제를 맞기 직전 바이오기업으로의 변신을 공언했다. 여기에 비보존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은 이후 기존 사업 축 중 하나인 대부업을 청산했고 주력 사업인 LED 사업 축소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두 사업의 핵심인 루미테크놀로지앤대부와 금호에이치티를 각각 오성첨단소재와 에스맥에 양도하기로 했다.

기존 계열사를 정리하고 바이오사업을 중심으로 의약품 개발과 투자로 실적을 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그 첫 순서였던 코넥스 상장 바이오업체 다이노나를 흡수합병한다는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변수가 생겼다. 루미마이크로는 다이노나를 통째로 흡수한 뒤 '루미바이오'로 이름을 바꿔 사업을 본격화하려 했지만 방향이 틀어진 것이다. 지난해 12월1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다이노나 흡수합병을 전제로 한 양사 간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이 부결된 탓이다.

공격적이었던 초기 포부와 달리 적극적 인수·합병(M&A) 역시 쉽지 않은 상태다. 비보존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루미마이크로에 투자를 결정한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신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대부분 충당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FI들을 감안해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며 선별적 M&A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최대주주가 바뀐 후 대거 발행한 전환사채(CB)로 주가 등락에 따른 리스크도 높다. 주가가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최저한도에 다다를 경우 FI들의 잠재지분율이 높아져 비보존 오너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리픽싱 한도 이하로 주가가 무너질 경우 대규모 상환 청구로 유동성 위기가 불가피하다.

캐쉬카우 역할을 할 사업 파트너도 절실한 상황이다. 루미마이크로와 비보존 모두 적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 특히 루미마이크로는 주력 사업이었던 LED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서도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2014년부터 매출 하락세를 그려 왔다.

'금호에이엠티(칩)→루미마이크로(패키지)→금호전기(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했지만 기술력이 관건인 칩 사업을 사실상 포기하며 원재료 수급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 LED 사업의 전반적인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루미마이크로는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외 바이오업체를 인수하거나 전략적으로 제휴해 임상 전문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에 전문성을 지닌 비보존이 국내외 제조·판매 채널을 갖춘 루미마이크로와 만나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바이오사업을 핵심 사업화하기로 하면서 인력 유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존 임직원 대다수가 LED 사업 종사자들로 구성돼 있어 바이오사업을 주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퇴사자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최근 벤처캐피탈(VC)이 바이오벤처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관련 분야의 개별 창업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신규 인력 수급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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