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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M&A]명분쌓는 제주항공, 인수 포기 카운트다운 돌입10영업일 후 계약해지 통보 가능, 정부 지원 의지 없어…이르면 다음주 결론

유수진 기자공개 2020-07-06 11:33:14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2일 16: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이 사실상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위한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이스타항공이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선행조건을 내걸고 계약 해지를 위한 명분을 쌓기 시작했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15일까지 제주항공이 인정하는 선결조건을 완수하지 못하면 공식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을 수 있다.

2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양측이 지난 3월2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서(SPA)에는 "선행조건 완수 여부에 대해 통보한 뒤 10영업일이 경과했을 때까지도 모두 충족이 안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제주항공이 1일 이스타항공에 선결조건 미이행을 통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15일 이후 계약 해지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이날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보낸 공문에서 "법무법인을 통해 선행조건 완수 여부를 검토한 결과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 해소 등이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10영업일 내에 해결하라"고 통보했다.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제주항공은 전날 이스타항공이 "모든 선행조건을 이행했다. 지분헌납 등을 협상하자"고 보내온 공문에 이 같이 회신했다.

그동안 양측은 거래종결을 위한 선행조건 충족 여부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다. "모두 이행했다"는 이스타항공과 달리 제주항공은 "아직 완수되지 않은 선결조건이 많다"며 맞섰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들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건 선행조건에 대한 개념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스타항공의 생각보다 제주항공이 요구하는 범위가 더 넓다는 의미다.

이스타항공으로서는 단순히 계약서상 선행조건을 충족하면 되는 게 아니라 '제주항공의 마음에 들게' 이행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양측은 비밀유지조항을 이유로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 외에 계약서에 명시된 선행조건에 대해서는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현재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지난 3월 이후 미지급하고 있는 체불임금과 유류비, 조업비, 정비비 등 거래처 대금 모두를 기한 내 해소하라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매각대금의 2배인 100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오는 15일까지 1000억원을 마련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수개월째 이어온 '셧다운'으로 직원 월급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기 때문이다. 이는 제주항공도 당연히 알고 있다.

따라서 제주항공이 각종 미지급금 해소를 선결조건으로 내건 건 인수 포기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계약서 내용에 따라 충분한 시간을 줬으나 이스타항공이 이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돈 나올 구멍이 없는 이스타항공으로서는 정부를 쳐다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연 최종구 사장은 제주항공 뿐 아니라 정부에도 과감한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 사장은 "항공료 부담 완화와 항공여행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해온 국내 LCC업계는 최근 사면초가의 위기에 놓여있다"며 "항공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기 전에 정부가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정부는 이스타항공을 지원할 계획이 없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같은날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체불임금 문제가 해결돼야 (이스타항공) M&A가 종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런 것들이 종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 금융이 지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 역시 "이스타항공은 워낙 재무상태에 문제가 많아 정부의 지원 대상이 되기 어렵다"며 "사실상 제주항공의 인수가 결렬되면 우리로서도 구제할 방법이 없다. 파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10영업일'은 계약서에 명시된 형식적인 기간일 뿐 이르면 다음주에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이 실제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시점은 15일 이후겠지만 내부적으로는 그 전에 결정이 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 측은 일단 제주항공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에 다시 공문을 보내 새로운 제안도 할 방침이다. 기한 내 1000억원의 현금 마련이 불가능한 만큼 조건 완화를 위해 제주항공 설득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다만 사실상 인수 포기로 가닥을 잡은 제주항공의 마음을 돌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면서 "딜 마무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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