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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 삼성헤지운용 합병 왜 미뤘나 사모펀드 전수조사 부담…계열사 상품 공급 창구 역할 부각

허인혜 기자공개 2020-07-27 07:23:1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4일 17: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잇따른 사모펀드 부실 사태가 삼성자산운용이 삼성헤지자산운용 흡수합병 계획을 철회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전수조사로 사모펀드 리스크 관리 압박이 더해지자 분리 체제를 유지해 삼성운용의 부담을 덜 필요가 있다. 게다가 사모펀드 상품을 직접 관리·공급해줄 수 있는 자회사의 필요성도 높아졌다. 삼성헤지운용 수수료 순익이 줄면서 삼성운용과 삼성헤지운용 합병의 실익이 크지 않았다는 점도 계획 철회의 이유 중 하나다.

◇"펀드 전수조사로 합병 보류"…금융업계, 계열 사모운용사 협업 '흐름'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24일 오후 이사회 논의를 거쳐 8월로 예정했던 삼성헤지자산운용 흡수합병 계획을 보류하고 삼성운용과 삼성헤지운용의 분사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합병을 결정한 지 3개월 만에 계획을 철회한 셈이다.

삼성운용은 4월 사모펀드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삼성헤지운용의 수탁고가 줄어듦에 따라 자회사로 유지할 만한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삼성헤지운용과의 합병을 추진했다. 합병기일은 8월 1일, 합병 등기예정일은 8월 3일로 명시했다.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국과 자산운용감독실에 합병 의결보고를 마친 만큼 합병계획 취소는 예상 밖의 전개다.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전수조사 대비가 선제적 이유로 꼽힌다. 삼성운용이 삼성헤지운용을 계획대로 합병하면 준비 없이 사모펀드 전수조사를 치러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잇단 악재로 사모펀드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최대한 변화가 없는 방향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사들이 자회사 자산운용사를 유지하고 키우는 쪽으로 돌아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고 등으로 연달아 홍역을 치른 금융업계는 외부 자산운용사 대신 내부 자산운용사를 통한 상품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유지하며 또 다른 펀드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도 삼성헤지운용을 분리해 유지해야 장기적으로는 계열사 사모운용사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된 펀드를 공급받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헤지운용, 3년새 수수료 '급감'에 합병 실익 낮아

삼성헤지운용 펀드 운용을 위한 재반비용 대비 흡수 가치가 높지 않다는 판단도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합병 결정의 배경이 삼성헤지운용의 실적 부진이었던 만큼 합병에 따른 삼성운용의 실익도 크지 않았던 상황이다.


삼성헤지운용은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의 큰 차이 없이 적자만 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월 말 기준 삼성헤지운용의 영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당해 삼성헤지운용의 영업수익은 46억2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집합투자기구 운용보수가 42억5400만원으로 절대적이다.

삼성헤지운용은 주식형 상품인 'H클럽'과 채권형 상품인 'A클럽' 펀드를 운용 중이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 기준 2017년 말 설정액은 파생형(H클럽) 5395억원이었다. 이듬해 5255억원으로 설정액을 축소했다. 2019년 말에는 A클럽에 1495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설정액을 6349억원으로 불렸지만 파생형의 비중은 3860억원으로 축소됐다. 7월 말 현재 삼성헤지운용의 설정액은 파생형과 혼합자산형이 각각 2800억원·1030억원, 채권형이 1500억원이다.

운용보수가 높은 H클럽의 설정액이 줄면서 수수료 수익도 내리막을 탔다. 2017년 말 88억3600만원이었던 수수료 수익은 2018년 말 58억9100만원으로 하락했다. 2019년 말 42억5400원으로 출범해 2017년 대비 수수료 수익이 반으로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28억2500만원에서 2018년 12억8400만원으로 하락했다. 2019년 말에는 1억9200만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영업비용은 43억6800만원으로 집계됐다.이중 판매비와 관리비가 27억1200만원이다. 직원 15명에 대한 급여가 11억7700만원으로 직원당 인건비도 낮지 않다. 삼성운용은 헤지펀드 운용 본부를 신설해 삼성헤지운용의 임직원들을 흡수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한편 합병이 무산되면서 삼성헤지운용 외 다른 자산운용사와의 합병 가능성도 열어두게 됐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모펀드 사업을 재구상하되 비교적 규모가 크고 업력이 긴 공신력 있는 자산운용사를 찾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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