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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모빌리티 빅4 빅뱅]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역대급실적 '2년차 징크스' 극복연이은 폭발사고 '안전불감증' 우려 불식…대규모 흑자·질적성장 기틀 마련 평가

박상희 기자공개 2020-08-07 10:14:38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5일 11: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취임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이 최고경영자(CEO)로서 혹독한 '2년차 징크스(sophomore jinx)'를 겪었다. 올들어 인도와 대산공장 등에서 대형 폭발 사고가 잇따랐다. 70년이 넘도록 화학 사업을 영위해 온 LG화학에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연초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겹치면서 대내외 경영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신 부회장은 LG화학 창립 이후 '첫 외부 CEO'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혁신 경영'을 내세웠지만 2년차들어 회사 안팎에서 악재가 터지면서 가시밭길을 걷는 듯 했다. 신 부회장의 승부수는 전기차(EV) 배터리였다. LG화학은 2000년 연구개발(R&D)에 착수한 이래 20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사상 최대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1월 등장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직접 외부에서 CEO로 발탁한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신 부회장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혁신 기업으로 손꼽히는 3M에서 본사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신 부회장은 7년 만에 소비자 사업본부장, 3M 필리핀 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 미국 본사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을 거쳤다. 입사 20년 만에 수석 부회장까지 오르는 신화를 썼다.

구 회장은 3M에서 오랫동안 일한 신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 감각과 혁신 정신을 높이 사 LG화학 CEO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LG그룹의 뿌리인 LG화학에 1947년 창립 이후 첫 외부인사 영입 카드를 내민 구 회장의 강수에 신 부회장도 호기롭게 화답했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 "LG화학을 더 글로벌하게, 더 혁신적으로 바꾸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신 부회장의 승부수는 배터리 사업이었다. 지난해 8조원 수준인 배터리 사업 매출을 EV 배터리를 중심으로 2024년까지 32조원으로 4배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LG화학 모든 사업부가 거둬들인 전체 매출(약 29조원)을 뛰어넘는 목표다. 화학기업에서 벗어나 명실상부 배터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악재는 예기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5월 초 인도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수 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도 사태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국내 대산공장 촉매센터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LG화학은 인도 공장 가스누출, 대산 공장 폭발사고 영향으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발표하는 ESG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LG화학의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화학사업에 무지한 인물이 CEO로 오면서 내부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김반석 전 부회장, 박진수 전 부회장 등 LG화학 역대 장수 CEO로 불리는 전임 부회장은 모두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이었다. 더욱이 당시는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로 확산되면서 신 부회장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터였다.


신 부회장은 실적으로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LG화학의 오랜 숙원이었던 배터리 부문에서 대규모 흑자를 달성했다. LG화학은 2분기 전지부문에서만 매출 2조8230억원, 영업이익 1555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유럽, 중국 등 전세계 친환경 정책 확대에 따른 전기차 판매 증가, 북미지역 대규모 ESS 프로젝트 공급 등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25% 증가했다.

글로벌 EV 배터리 업체로 성장한 LG화학의 매출 고속 성장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매출 성장보다 눈에 띄는 것은 영업이익 흑자전환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턴어라운드는 2018년 4분기 반짝 흑자 달성 이후 처음이다.

LG화학은 이번 흑자전환이 폴란드 공장 수율 안정화, 원가 구조 혁신 등을 통해 이룬 실적으로 EV 배터리 사업에서 구조적인 이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생산 능력을 올해 말까지 100GWh로 늘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연간 흑자는 물론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로 이익 규모도 향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2000년대 초반부터 리튬이온 배터리 R&D에 착수했다. EV 배터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은 2000년대 후반이다. 흑자전환의 길은 요원해 보였다. 화학 사업에서 번 돈을 EV 배터리 사업에 쏟아 붓는 모양새였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규모 적자를 감수해 온 것은 전임 CEO들의 EV 배터리 사업성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기에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흑자를 달성하며 수익성 확보 신호탄을 본격적으로 쏘아올린 것은 신 부회장의 공(功)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신 부회장은 LG화학 역사에 그간 양적 성장에 집중해온 EV 배터리가 질적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CEO로 남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신학철 부회장이 인도와 대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는 악재가 터지면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을 것"이라면서 "다행히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분야에서 사상 최대 흑자를 달성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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