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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택한 마켓컬리, 스팩 카드 만지작 세무·법률자문 통해 현지 상장 요건 등 스터디

박시은 기자공개 2021-04-23 14:35:19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2일 07: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증시 상장을 계획중인 마켓컬리와 티몬이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통한 상장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각각 연내 증시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와 티몬은 최근 스팩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심도있게 검토 중이다. 국내에서 스팩을 통해 미국증시에 상장한 전례가 없는 만큼 세금 문제 등에 관해 법적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스팩은 기업인수를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다. 투자자들이 자금을 모아 스팩을 만들어 상장시킨 후 비상장기업과 합병한다. 비상장 기업으로선 스팩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동시에 사실상 우회상장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은 일반적인 기업공개(IPO)에 비해 절차가 간단해 최근 미국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열풍이 불고 있다. 스팩은 기간(미국의 경우 2년) 내에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하더라도 초기 발행금액 수준으로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투자자들의 선호도도 높다.

올초 쿠팡이 시가총액 100조원을 기록하며 뉴욕 증시 입성에 성공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 중심으로 미국 상장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전형적인 IPO나 직상장 등도 고려할 만 하지만 자금유치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상장 과정에서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으로 스팩 상장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분위기다.

마켓컬리와 티몬 모두 적자기업이라는 점에서 국내 증시보다는 미국증시 도전이 보다 현실성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의 수익성에 중점을 두는 한국거래소와 달리 미국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 등은 성장성을 상대적으로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스팩에 합병되는 경우는 국경간 기업 인수합병 거래에 해당하는 만큼 승인 절차와 세금문제 등이 미국 내에서의 스팩 합병 만큼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투자 자문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팩 상장에 대한 절차와 법적 문제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기업고객이 늘고 있다"며 "국내에서 스팩 합병을 통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사례가 없어 자문업계에서도 상당 부분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국내에서 미국 증시로 방향을 완전히 전환한 분위기다. 이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간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회계방식도 일반 회계기준에서 국제 회계기준으로 변경하는 등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 상당 수준의 공모가를 인정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마켓컬리는 최근 신규 투자유치를 진행하면서 희망 기업가치(EV)를 3조원 수준으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지난해에만 116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 폭이 계속해서 늘어 누적 손실이 2700억원에 달한다.

티몬의 경우 매출이 2년 연속 꺾이고 있어 현실적으로 연내 상장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티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512억원으로 전년대비 14%가량 줄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631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수익성 개선은 과제다. 티몬은 누적적자로 부채가 쌓이면서 2017년부터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티몬은 최대주주의 투자금 회수 측면에서도 상장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티몬의 최대주주는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SPC '몬스터홀딩스(Monster Holdings LP)'다. 두 회사는 2015년 티몬을 인수했다. 올초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PS얼라인스 등으로부터 2550억원을 확보했다.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8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티몬이 미국증시에 비해 상장 요건이 까다로운 국내 증시를 택한다면 '테슬라 요건 상장'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 상장은 적자 기업이더라도 성장성이 인정되면 코스닥 상장을 허용해주는 방식이다. 티몬과 같은 기업에겐 좀 더 유리한 조건이지만 성장성을 증명하기 위해 단기간에 거래액과 고객수를 늘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마켓컬리와 티몬 외에도 국내 상당수 기업들이 스팩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동남아의 우버'로 통하는 그랩은 스팩 합병을 통해 나스닥 시장 역대 최대규모인 396억달러(44조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받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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