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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 플라스틱'서 찾는 유통가 미래

전효점 기자공개 2021-05-13 08:10:20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2일 07: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G 경영의 바람이 유통가에도 불면서 한 가지 눈에 띄는 변화가 엿보인다. '플라스틱 포장재'에 대한 관심도가 유달리 높다는 점이다.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데 국내외 투자자들의 공감대가 모이면서 이같은 요구를 한 귀로 듣고 흘리기 어려워졌다.

올 들어 많은 소비재 기업들이 생수통에 레이블을 떼고 재활용이 불가능한 포장재 생산을 줄이며 자연 속에서 분해가 가능한 포장재로 대체하고 있다. 각종 페트병, 플라스틱컵 사용량을 줄이자는 기업 캠페인에도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거에도 포장재 사업은 '핫'했다. 포장재 제조업은 계열사 부당지원 혹은 내부거래를 활용한 오너 2세 승계 등과 연관되면서 주로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돼왔다. 라면 회사가 내부 자회사를 통해 라면 포장지를 만들어 독점 납품받거나 주류 기업이 특수관계 법인으로부터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박스 등을 수주받는 사례가 빈번했다.

그러나 최근 유통가에선 포장재 사업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기존 석유계 포장재를 친환경으로 대체하려는 어마어마한 잠재 수요를 누가 선점할 지를 두고서다. BGF그룹이나 CJ제일제당 등 발빠른 기업들은 이미 올해부터 친환경 플라스틱 포장재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BGF그룹은 '폴리젖산'으로도 불리는 PLA(Polylatic Acid)사업을 미래를 견인할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오너 2세 홍정혁 대표가 주도해 2019년 전문 계열사 BGF에코바이오를 설립하고 올 들어선 인천에 대량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주력 분야는 생분해 플라스틱의 대표적 종류인 PHA(Polyhydroxyl Alkanoate)다. PHA는 PLA에 비해 고난도의 생산 기술이 적용되고 생산 비용도 높지만 사업성도 그만큼 더 높다. 작년 말 사내 담당 조직을 설치하고 화이트바이오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올 연말 시생산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개인 고객과의 접점이 넓은 소비재 기업 입장에서 포장재는 사업 전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매대 곳곳에서 진열되는 상품을 감싸는 필름, 플라스틱 용기, 빨대, 손님에게 물건을 담아주는 비닐은 대부분 석유계 플라스틱 소재를 기반으로 한다. 소분 단위 판매가 대부분인 가정간편식이 잘 팔릴수록 포장재 폐기물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지난해 무려 4억개가 팔렸다는 CJ제일제당의 스테디셀러 '햇반' 역시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로 밀봉돼 있다.

석유계 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자연에서 완전히 썩기까지 무려 500년 이상이 걸린다. 반면 생분해 플라스틱은 1년 내외다. 책임감 있는 기업들은 앞으로 소비자에게 상품을 많이 팔수록 플라스틱 폐기물도 비례해서 늘어나는 것을 외면할 수 없다. BGF, CJ제일제당의 시도는 이제 시작이다. 더 많은 유통기업들이 이 시장을 주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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